아이돌, 패션은 그들로부터 시작된다!

입력 2014-06-03 17:57   수정 2014-06-03 17:57

노래와 춤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던 아이돌 스타들이 ‘스타일’을 주도하는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패션잡지에서 ‘툭’ 하고 튀어나온 것만 같은 패션과 스타일은 아이돌 스타에게는 음악성 못지않게 빼놓을 수 없는 필수조건으로 급부상한 것.

패션 칼럼니스트이자 ‘에디터 T의 스타일 사전’의 저자 김태경과 함께 최근 전성기를 맞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 패션트렌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자.

● 대세는 이제 아이돌 스타!

바야흐로 아이돌 스타 전성시대다. 과거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제는 어른들조차 아이돌 스타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사실. 더 이상 어린 청소년들이나 좋아하는 댄스그룹이 아닌, 전 세대를 아우르는 파워풀한 존재로 급부상 중이다.

‘I Don’t Care’를 외치며 현란한 프린트로 시선을 사로잡는 걸 그룹 ‘투애니원’이나 세련된 옷차림과 제스처로 트렌드를 이끄는 ‘빅뱅’, 일본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옷으로 누나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샤이니’ 등 아이돌 스타의 옷차림은 기존 아이돌 스타들이 입었던 유니폼 같은 제작된 의상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명품 하우스에서 영감을 받은 색다르면서도 세련된 스타일링의 조합이라든지, 협찬이나 제작이 아닌 자신들의 평상 시 옷차림 그대로 무대 위에 입고 나오는 리얼 스타일 등이 바로 그러한 예다. 일명 ‘무대복’이라 불리는 옷 대신,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는 패셔너블한 옷차림이 점차 눈길을 끌고 있는 셈.

특히 이같은 움직임을 이끈 것은 빅뱅의 공이 크다. 그 중에서도 패션코드에 가장 민감한 지드래곤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매번 새로운 옷차림과 헤어 스타일을 선보이는 그에겐 패션 관련 종사자들은 항시 촉수를 곤두세우고 있다. 패션 매거진의 커버를 장식할 정도로 패션계는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드래곤의 절친한 친구가 투애니원의 스타일리스트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마치 유럽의 클럽을 연상시키는 트렌디한 옷차림으로 그들을 패셔너블한 이미지를 가진 아이돌 스타로 등극시켰다.

이 모든 것이 천편일률적으로 스타일리스트가 주는 대로 입었던 거와는 정반대의 행보다. 한마디로 나이는 어리지만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고 감각은 업그레이드가 되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아이돌 스타는 뭔가 달라도 달라!

솔직히 말하자면, 같은 스타라는 이름아래 배우나 탤런트에 비해 아이돌 스타들에 대한 패션계의 대우는 냉담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알 수 없는 천 조각과 복잡한 장식들로 시선 끌기 급급한 요란한 의상들을 주류를 이루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

고급스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옷차림 덕분이었다. HOT나 젝스키스, 핑클, SES 시절을 생각해보자. 토끼 인형 같은 신발을 신고, 잠자리 날개 같은 비닐 옷을 입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 시대 최고의 패션 아이콘이라 일컫는 이효리나 정려원, 윤은혜 또한 그런 시절이 있었지 않는가! 하지만 이제는 대한민국 패셔니스타로 거듭나며 트렌드를 선도하는 위치에 올랐다.

외국의 경우 비틀즈의 모즈룩이나 롤링 스톤스의 가죽 라이더 재킷, 마돈나의 콘 브라, 마이클 잭슨의 중절모,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아메리칸 빈티지 스타일, 미아의 프린트 아이템, 카니예 웨스트의 시크한 힙합룩, 레이디 가가의 파격적인 레깅스 룩 등처럼 당대의 아이돌 스타들은 시대와 국적을 막론하고 트렌드를 주도해왔다.

배우와 슈퍼모델, 패션 셀레브리티에 의해 좌지우지 되던 패션계가 이제는 철저히 아이돌 스타의 영향력 아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아이돌 스타는 살아있는 패션 교과서

갈수록 아이돌 스타와 패션계는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이젠 너도나도 아이돌 스타에게 옷을 입히려 하고, 그들이 입은 스타일은 품절이 되기 일쑤며, 청소년들은 그들이 걸친 패션 아이템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서슴치 않는다. 이런 움직임을 일찌감치 간파한 패션계는 그 동안 소흘했던 아이돌 스타에게 남다른 대우를 하기 시작했다.

A급이 아니면 협찬조차 안 되는 명품 하우스에서는 신제품이 나오면 가장 먼저 협찬할 기회를 준다던지, 론칭쇼에서는 프론트로를 내주는가 하면, 구입 시 할인을 대폭해주는 등 각별한 관리에 돌입했다.

빅뱅의 지드래곤이 입은 티셔츠가 포털 사이트 1위에 오른다거나 소녀시대의 컬러풀 스키니 진은 너도나도 입고 다닐 정도로 빅 히트를 쳤고, 동방신기의 유노윤호가 입은 청바지가 출시하기도 전에 이미 예약이 끝났다는 소문들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소녀시대, 동방신기, 원더걸스, 브라운 아이드 걸즈, 2PM, 카라, 티아라, FT 아일랜드, 슈퍼주니어, SS501 등. 이처럼 아이돌 스타들의 패션은 단순히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패션관련 서적이나 자료보다 더 생생히 패션 트렌드와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정보의 장인 셈이다. 아이돌 스타들은 패션 디자이너나 브랜드와의 활발한 교류를 넘어, 자기 이름으로 된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패션인더스트리를 장악하려는 발판을 준비 중이다. 21세기 트렌드를 좌지우지 하는 막강한 존재로 떠오른 아이돌 스타, 이제 당분간 그들의 전성기는 계속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자료제공: 아이스타일24)

한경닷컴 bnt뉴스 송영원 기자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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