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하고 싶다면 긴장부터 빼?

입력 2014-06-10 12:43   수정 2014-06-10 12:43

대학생 ‘나잘난’(가명, 21세) 양은 친구들 사이에서 ‘걸어 다니는 칼로리 사전’으로 통한다. 바로 그가 수업이 끝나고 식당을 방문할 때마다 친절하게 칼로리를 알려주며 조언을 해주기 때문. 테이블에 앉아 칼로리 계산기를 두드리는 그의 모습은 이제 누구에게나 익숙한 풍경이 됐다.

물론 다이어트 초반 나잘난 양은 이러한 칼로리 계산으로 약간의 체중감량 효과를 봤다. 그러나 보름쯤이 지나자 정체된 양상을 보이더니 요즘은 살이 빠지지 않아 걱정만 늘고 있다. 생각해보면 이러한 현상은 우리 주위에서 흔한 일 중 하나다.

◆ 여기서 드는 궁금증! 빠지던 살은 왜 정체한 걸까?

원인은 우리 몸이 긴장하기 때문!

칼로리를 계산해서 1,200~1,500kcal의 저칼로리 식사를 하면 누구나 살이 빠질까? 처음에는 체중계 눈금이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계속해서 내 몸에서 요구하는 양보다 적게 들어오면 몸이 ‘긴장’한다.

몸이 긴장하면 현재의 체중과 체지방을 유지하기 위해 ‘천연 체중조절 시스템’이 뇌에 신호를 보낸다. 또 위장관에서는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배고픔을 심하게 느낀다. ‘꼬르륵’ 소리와 함께 배꼽시계에서 신호를 보내는 것이 그렐린 호르몬이다.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 호르몬은 뇌에 대고 ‘렙틴이 부족하다’고 소리친다. 이렇게 되면 뇌는 곧바로 신진대사 속도를 뚝 떨어뜨려 에너지 소모를 최대한 줄인다. 동시에 강한 허기감을 느껴 먹을 것을 찾도록 만든다. 또 ‘긴장’한 몸은 본능적으로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지방을 비축하려 든다.

음식에 대한 욕구는 전보다 더 강하게, 자주 나타난다. 처음에는 다이어트를 한다고 배고픔을 참고 견딜 수 있지만 어느 순간 의지만으로 허기를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밥솥을 열어 허겁지겁 밥을 찾고 냉장고를 뒤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비만치료 전문의 리셋클리닉 박용우 원장(성균관대 외래교수)은 “이처럼 칼로리를 적계만 섭취하려는 다이어트는 기초대사량만을 낮춰 거듭된 실패만을 안겨줄 뿐이다. 성공하는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세 끼를 꼬박 챙겨먹되 트랜스지방이나 단순당(설탕, 액상과당)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피하고 식이섬유소(채소, 해초류 등), 양질의 단백질,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아마씨, 호두, 생선,  해산물)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박 원장은 “다이어트 시에는 건강한 식단과 함께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을 해주면서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bnt뉴스 오나래 기자 naraeo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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