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청춘’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

입력 2014-06-19 11:12   수정 2014-06-19 11:11


청춘. 인생에 있어 젊고 미숙한 시절을 의미하는 단어로써 듣는 것만으로도 떨리고 가슴 벅차는 말이다. 우리는 일생에서 단 한번 누릴 수 있는 이 시기에 ‘젊은 날의 객기’로 용서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을 경험한다. 전공시험 당일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 시험을 못 봐 F학점을 맞기도 하고 방학 때 밤낮으로 아르바이트를 해 번 돈으로 훌쩍 해외여행을 떠나도 본다.

청춘의 우리는 이성에게도 관대했다. 소개팅을 통해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연인사이가 되거나 단순히 이성의 외모만 보고 ‘헌팅’을 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첫 사랑에게 차인 후 구차해 보일 정도로 매달리다 손과 발이 오그라드는 민망한 추억을 만든다.

반면 건강에는 매우 소홀했다. 친구들과 밤을 새며 술을 마시는 것은 기본이고 놀다 지쳐 화장을 지우지 않고 잠들기도 한다. 또한 수업이 없어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에는 늦잠을 자기 일쑤고 술 때문에 찐 살을 빼기 위해 금식을 하는 등 불규칙한 식습관이 계속되기도.

무슨 일을 하든 “괜찮아. 난 아직 젊으니까”라고 말하며 무마할 수 있었던 청춘. 하지만 이십대 후반을 달리고 있는 지금은 어떤가? 괜한 객기로 출근 날 아침까지 술을 마시다가는 상사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기 십상이고 월급을 모아 훌쩍 해외여행을 떠나기 위해 산 비행키 티켓은 ‘사직서’가 되어 돌아오는 것이 ‘당연지사’다.

헌팅이나 소개팅을 통한 ‘급 만남’은 신중하게 이성을 만나야 할 결혼 적령기의 성인에게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 또한 지금의 나이를 먹기까지 많은 이별을 경험하면서 무뎌진 감성은 간단히 소주 한 잔으로 떠나간 사랑을 잊을 수 있게 만들었다.

회사 업무에 시달리는 그들은 밤새 술을 마시던 예전과 달리 술자리는 웬만하면 피하게 된다. 또 식사는 하루 세끼도 모자라 간식까지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 “내가 너무 열심히 살았어. 요즘 건강 상태가 말이 아니야. 약이라도 좀 지어 먹어야겠어. ◇◇가 몸에 그렇게 좋다던데…”라는 말을 하기도. 특히 직장 여성들의 피부 관리는 철저하다. 화장을 지우지 않고 밤새 놀아도 깨끗하고 뽀얗던 피부는 나이가 들면서 모공이 늘어나 트러블이 생기고 건조하며 주름지기 시작했다. 신상 코트를 포기하고 구입한 비싼 화장품을 발라도 말이다.

성형외과 전문의 허재영 원장(허재영성형외과)은 “20대 중반부터 시작되는 노화는 피부 재생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죽은 각질이 떨어져 나가지 못하고 모공에 쌓여 트러블이 유발된다. 또한 피지의 분비가 감소되기 때문에 건조증과 함께 피부 처짐 현상과 잔주름이 생긴다. 따라서 피부 재생력이 강한 10대나 20대 초 여성들의 피부 관리법과 달리 20대 중‧후반 여성들은 스크럽이나 안티에이징 관리는 필수적으로 해 줘야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늘게 하지만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게 하지는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열정과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간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제 2, 제 3의의 청춘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무모한 마음은 갖지 않도록 하자. 나이가 들면 생활의 안정과 균형 또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사진출처: 영화 '허니와 클로버' 스틸컷)

한경닷컴 bnt뉴스 조수란 기자 whtnfks@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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