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리운전 기사의 소원 "제 소원은 아들보다 하루만 더 살다가 죽는 것"

입력 2014-09-22 22:22  

# 저는 부인과 자폐 2급 판정을 받은 큰 아들(23) 그리고 고등학생 둘째 아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국내 유명 주방용품 회사 대리점을 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던 도중에 IMF가 찾아왔습니다. 이는 바로 부도로 이어졌습니다. 저는 이때부터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가리지 않고 일을 했습니다. 대리운전 일도 그중에 하나였습니다. 잠시 하고 말거라고 생각됐던 대리운전 일은 어느새 6년이 흘렀습니다. 지금도 생계를 꾸리기 위해 낮에는 학원차량 운전기사로 밤에는 대리운전 기사로 시간을 보냅니다. 자폐 판정을 받은 큰 아들 부인과 제가 번갈아 가며 비는 시간에 돌보고 있습니다. 우리 부부의 소원은 큰 아들 보다 하루만 더 살다가 죽는 것 뿐입니다. 우리가 없으면 큰 아들을 돌볼 사람도 없어 먼저 죽을수도 없습니다.
- 강일형(가명) 기사

# 10년 전,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그나마 이식 받은 신장의 기능도 다해서 혈액 투석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몇년 전까지는 의지할 수 있던 사랑하던 사람이 있었지만, 건강이 안좋아 지는 상황에서 언제까지나 함께 할 수 없었습니다. 그 이후 지금은 단칸방에서 혼자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기적으로 낮에 혈액투석을 하다보니 남들처럼 낮에 규칙적으로 다니는 직장을 구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대리운전, 다른 기사들처럼 열심히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살아가는 동안에는 최선을 다해서 살고 싶습니다.
- 남혁진(가명) 기사

# 저는 선천성 흑막변성증이라고 하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두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아들 성은(가명, 8)이와 딸 성연(가명, 6)는 앞이 보이지 않는 병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윤성이는 수유리에 있는 맹아학교에서 생활하다 주말이 되면 의정부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지냅니다. 딸 유나는 엄마가 데리고 살고 있습니다. 요즘은 함께 살고 있는 부모님들도 건강이 점점 나빠져 계속 걱정이 듭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낮에는 성수동에 있는 L.E.D 관련업체에서 구매담당 관련 일을 하며, 밤에는 대리운전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 뿐입니다.
-양진원 기사(가명) 

[전부경 기자] 코리아 드라이브가 생계에 곤란을 겪고 있는 직원을 찾아 생계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대리운전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코리아 드라이브(대표 김동근, 1577-1577)는 연말을 맞아 직원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사의 사연을 받아 자체 실사 후 3명을 선별, 앞으로 3개월 간 생계비를 지원한다.

직접 실사를 맡은 한 직원은 "직원 대상으로 받은 사연 그대로 어려운 환경에 놓인 기사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조사해 본 결과 밖의 날씨보다도 방안의 온도가 낮을 정도로 어려운 환경이이었다"고 전했다.

올 해 처음으로 지원을 받게 되는 대리운전 기사에는 강일형, 남혁진, 양진원 씨로 앞으로 3개월 간 생계비를 지원받게 된다. 강일형 기사는 자폐 아들을 둔 가장으로 부인과 함께 아들을 돌보고 있다. 양진원 기사 또한 선천성 흑막변성증을 앓고 있는 두 아들의 가장으로 집안의 생계를 도맡고 있다. 현재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남혁진 기사는 현재 투병생활 중으로 대리운전 일을 하면서 혼자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김동근 대표는 "대리운전 현장을 직접 뛰다 보면 주위에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나도 그 중의 하나였다. 가장으로서 '생계가 어렵다'라는 것을 직접 경험해 보지 않는 사람은 알 수가 없는 부분이다"라고 말하며 "앞으로도 코리아 드라이브는 지속적으로 직원의 복지 향상에 힘쓸 것이며, 소속 직원이라는 사실에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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