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클리닉 박용우 원장 칼럼] 설탕, 그 달콤하면서 치명적인 유혹

입력 2014-10-07 01:14  

[라이프팀] 연중 케이크가 가장 많이 팔리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돌아왔다. 설탕이 마약처럼 ‘중독성 강한 환각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케이크를 선물하는 것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약을 선물하는 것"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어려서부터 단맛이 들어간 분유로 미각을 깨웠고 이미 설탕커피, 초콜릿, 콜라 '중독'에 빠져있는 현대인들은 하루에 설탕을 얼마나 많이 먹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심지어 고깃집에서 파는 양념 갈비나 불고기에도 설탕은 듬뿍 들어가 있다.

설탕은 빠르게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는 당분이다. 특이한 점은 탄수화물 식품 중 영양소 없이 에너지원으로만 사용되는 식품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종일 육체노동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음식만으로 에너지를 충분히 얻을 수 없어서 설탕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차로 이동하고 종일 책상에 앉아 생활하는 현대인들은 굳이 당분을 따로 섭취하지 않아도 된다. 곡류나 과일 등 음식에 들어 있는 당분만 해도 차고 넘친다.

여기에 생각 없이 케이크, 빵, 청량음료 등으로 설탕을 추가하면 어떻게 될까?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호르몬을 피곤하게 만들고 이것은 복부비만이나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칼슘을 빼앗아 버리고 몸을 산성으로 만들어 저항력을 약하게 한다. 뇌의 쾌감중추를 자극하여 ‘탄수화물 중독’을 만들어 버린다.

설탕이 주는 해악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설탕을 섭취한 후 소화하고 체외로 배출하는 과정에서 우리 몸 안의 귀중한 비타민, 미네랄, 칼슘이 무제한 소비된다는 사실에는 거의 모든 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설탕을 포함한 정제탄수화물을 매일 먹으면 비타민 B군의 소비가 늘어날 뿐 아니라 장 내부에 있는 세균이 죽어버려 비타민 B군의 생산량이 줄어든다. 주식이 쌀인 사람들에게 설탕은 더욱 치명적이다.

비타민 B군이 제거된 쌀을 먹는 현대인은 외부로부터 비타민 B군을 공급받아야 한다. 그런데 설탕을 섭취하면 그나마 남아있던 몸 안의 비타민 B군마저 소비하게 된다. 결국 영양 불균형을 가져오는 것이다.

당분은 혈액 내에 있는 칼슘의 배설을 촉진해 뼈를 약하게 하고 골다공증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칼슘이 많이 필요한 성장기 청소년이 당분이 많은 음식을 선호하는 것은 우려해야 한다.

일단 설탕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은 무조건 먹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단음식을 끊기가 어렵다면 설탕의 대사 과정에 필요한 비타민 B군이 풍부한 통곡류, 생선류, 생채소 등을 자주 섭취해야 한다.

이런 음식들은 일부러 챙겨먹기 쉽지 않다. 비타민 B군이 강화된 종합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당분으로 손실되기 쉬운 칼슘을 보충하기 위해 칼슘 보충제를 추가한다. 단맛에 ‘중독’될수록 헤어 나오기 어려워진다. 지금부터라도 단맛을 버리고 ‘투박한’ 맛에 익숙해지면 뱃살이 빠지고 더 건강해진 모습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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