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파동 이후, 서민들 “안전보다 가격 때문에 돼지고기 소비 줄였다”

입력 2014-11-14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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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경 기자] 구제역 문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돼지고기 등의 육류소비가 감소한 가운데, 소비자들은 안전문제보다는 급속도로 상승한 가격 때문에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마케팅앤컴퍼니(대표 이방형)의 온라인 리서치 패널 ‘틸리언’은 성인남녀 1294명을 대상으로 ‘구제역 이후 돼지고기 구매행태’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구제역 이후 돼지고기 소비를 줄인 소비자가 전체 응답자의 54%에 달해, 실제로 구제역이 축산농가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세대보다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더욱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30대의 57%와 50대의 63%가 돼지고기 소비를 줄였다고 응답했으나, 20대는 49%만 응답해 젊은 세대에서는 오히려 소비 변화가 없다는 응답(50%)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소비를 줄인 소비자 699명 중 24%만이 안전이 걱정되어서 구매를 줄였다고 답한 반면, 73%가 돼지고기 값이 너무 올라서 구매를 줄였다고 응답해 구제역으로 인한 불안감보다 이로 인해 치솟은 돼지고기 값이 육류 소비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전체 응답자의 32%가 돼지고기 값이 구제역 파동 전 대비 21~30% 정도 상승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그 다음으로 21%가 11~20% 상승했다고 체감하고 있었다. 50% 이상 상승했다고 느낀 응답자도 13%나 차지했다.
 
소비를 줄인 돼지고기 대신 구매한 대체식품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생선이 31%로 가장 많았고, 닭고기도 30%로 그 뒤를 이었다. 대신 두부를 구매했다는 응답도 15%를 차지해 육류대신 식물성 식품으로 대체하고 있는 소비자도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체 상품에 대해서는 성별로도 차이를 보여 남성의 경우 가장 많은 33%가 닭고기를 선택한 반면, 여성은 생선이 31%로 가장 많은 응답을 보였다. 연령별로도 보면 20대의 41%가 닭고기를 선택했지만 생선은 18%만 선택한 반면, 40대와 50대는 각각 40%, 42%가 생선을 선택하고 닭고기를 선택한 응답자 수는 25%, 26%에 그쳐 세대별로 대체식품에 대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구제역 발발 이후 국산 돼지고기 대신 수입산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돼지고기 대신 수입산 돼지고기로 바꿔 구매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31%가 ‘그런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76%가 그 이유로 ‘가격이 저렴해서’라고 답했다. 수입 돼지고기 원산지는 유럽산(프랑스/네델란드/벨기에)이 36%로 가장 많았고, 북미산(미국/캐나다)이 33%, 남미산(칠레)이 18%로 뒤를 이었다.
 
SK마케팅앤컴퍼니 김두현 센터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최근 구제역 발발 이후 서민들의 소비가 집중됐던 돼지고기 구매행태가 크게 달라졌음을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돼지고기 값이 오르면서 닭고기, 생선, 두부 등 대체식품과 수입산 돼지고기까지 반사이익을 얻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bnt뉴스 기사제보 기자 buridul@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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