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수돗물서 방사성물질 세슘검출…'방사선 공포' 정신적 피해 확산

입력 2014-11-26 20:01  

[민경자 기자] 일본은 방사능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방사능이 누출되자 16일 원전의 방사선 수치가 연간 허용치의 10배까지 올라갔다. 이에 현장은 철수명령이 떨어지기도 했다.

또한 원자로에서 21km 떨어진 지역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했으나 기준치의 6천6백배에 달하는 방사선이 측정됐으며 후쿠시마 시내 수돗물에서는 방사선 물질인 세슘이 검출되기도 해 충격을 주고 있다. 비록 미량 검출이기는 하나 우려가 실제로 일어나자 그 지역 주민들의 공포는 극에 달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방사선 공포'가 방사선에 의한 직접 피해보다 정신건강 피해가 더 클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정작 지진ㆍ쓰나미 대처와 같은 핵심 사안이 가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1957년 스리마일섬 사고, 1986년 체르노빌 사고 피해자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연구한 미국 스토리브룩대(大) 메디컬센터의 에블린 브로멧 의학박사는 16일 미국 CNN 기고문을 통해 일본인들이 정신건강의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진, 쓰나미, 핵 재앙 가능성은 그 각각 만으로도 일본 대중의 정신건강에 아주 위험한데다 이 셋이 합해져서 내는 정신건강에 대한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우선 스리마일섬 사고의 경우 대량의 방사선이 유출되지 않아 방사선 수준이 암을 유발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었으나 방사선 노출에 대한 공포가 장기적 후유증을 낳았다고 브로멧 박사는 설명했다.

브로멧 박사에 따르면 사고 이후 수년간 발전소 인근에서 어린 자녀를 둔 어머니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보였으며 사고 10년 뒤 다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울증과 불안 증세 수준이 사고 직후만큼이나 높았으며 이 중 75%가 당시까지도 사고 후유증을 걱정하거나 불안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선은 눈에 보이지 않고 모르는 사이에 퍼지며, 후유증이 수십년 간 지속되고 후유증 여부를 확실히 가려내기 어려운데다 대표적 후유증인 암 자체도 사람들이 매우 두려워하는 병이라는 것이 방사능 공포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일본이 방사선에 대한 공포보다는 안전한 마실 물 마련, 장티푸스ㆍ콜레라 등 치명적 전염병을 낳을 수 있는 쓰레기 처리 문제와 같은 핵심 사안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하고 있다.

한경닷컴 bnt뉴스 기사제보 life@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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