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국산차와 수입차, 점유율에 대한 오해와 진실

입력 2013-01-21 07:26   수정 2013-01-21 07:26


 국산차가 내수에서 수입차에 밀린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자 오해이기도 하다. 점유율을 내주지 않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제조, 판매되는 5개 브랜드와 달리 수입차는 25개 브랜드가 국내 시장을 공략 중이다. 게다가 제품군도 국산차 못지않게 막강하고, 가격도 많이 낮아졌다. 따라서 수입차 시장이 성장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할 노릇이다.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제각각이다.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국산차가 뒤져 보일 수도, 선전하는 것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객관적인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선전하는 쪽이 가깝다. 차급별로 경쟁하는 승용 점유율만 보면 예상보다 많이 내주지 않아서다.






 수입차 점유율이 본격 늘어나기 시작한 때는 유럽과의 FTA가 발효된 지난 2011년부터다. 그 해 수입차와 국산차가 직접 부딪치는 승용차 판매는 131만4,600대에 달했다. 이 가운데 수입차는 10만3,600여대로 점유율은 7.9%였다. 그리고 지난해 미국과의 FTA가 시작되고, 유럽연합 FTA 약속에 따른 2단계 관세율 인하가 적용되면서 수입차 판매량은 13만1,000대, 점유율은 10%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승용차 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0.4% 줄었으니 그야말로 눈부신 성과였던 셈이다. 국산차가 수입차에 밀렸다고 보는 시각의 배경이다. 

 그러나 뒤진 국산차라도 업체별 상황은 제각각이다. 판매량이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 현대차는 오히려 지난해 전년 대비 7,020대 늘었고, 한국지엠과 쌍용차도 3,900대와 8,900대를 더 팔았다. 반면 기아차는 3,990대 감소했고, 르노삼성차는 무려 4만9,300대를 뱉어냈다. 늘어난 수입차 판매량 2만7,500대의 대부분이 르노삼성의 물량이었던 셈이다.

 물론 이런 현상에 대한 해석도 천차만별이다. 현대기아차가 수입차에 시장을 내주면서 르노삼성의 점유율을 가져왔다는 분석도 있고, 수입차 내에서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사람도 있다. 어차피 늘어나는 시장에서 수입차가 국산차와 경쟁함과 동시에 다른 수입 경쟁사의 점유율을 상위권 수입 브랜드가 흡수했다는 얘기다.






 이런저런 분석을 뒤로 해도 분명한 것은 수입차의 성장이 앞으로도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성장하는 브랜드와 정체된 브랜드의 구분도 심화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국산차와 수입차 전체의 경쟁구도를 보는 숲의 시각도 좋지만 브랜드 간 경쟁이 펼쳐지는 나무들의 개별 경쟁도 함께 살펴보는 게 현명하다. 수입차 전체에서 독일 브랜드 점유율이 60%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숲과 나무'의 관계에서 보면 외형적인 숲의 모습은 올해도 유지되겠지만 나무들의 영양분 흡수 경쟁은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대부분 경쟁사에 점유율을 헌납(?)했던 르노삼성의 도약이 불가피해서다. 현대차가 연초부터 수입차 공략을 대비하는 각종 내부 워크숍을 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산 경쟁사에서 더 이상 가져올 게 없는 만큼 수입차 방어선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올해 13만5,000대를 목표로 삼는 수입차에게 현대차 저지선은 넘어야 할 산이 아닐 수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날카로운 창(독일차)과 단단한 방패(현대차)의 싸움은 올해가 분기점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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