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나 기자] 30대 직장인 A씨는 아침 출근길 지하철을 타자마자 스마트폰으로 모바일쇼핑앱에 접속했다. 얼마 전에 구매한 태블릿PC의 케이스를 사기 위해서다. 스마트폰에 다운받은 백화점 모바일앱에 들어가 추천 제품을 선택, 즉시 구매했다.
20대 여성 직장인 B씨는 퇴근하면서 소셜커머스의 모바일앱에 들어갔다. 친구들과의 저녁 약속을 위해 근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음식점 쿠폰을 구매하기 위해서다. 마침 약속 장소에 적절한 쿠폰을 발견해 구매했다.
이처럼 모바일 쇼핑족, 이른바 ‘엄지 쇼퍼’가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엄지 쇼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쇼핑을 하는 소비자가 월 1,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사용자 3명 중 1명이 모바일 쇼핑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쇼핑은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터넷쇼핑보다 이용이 쉽고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아무 때나 편리할 때 쇼핑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때문에 20~30대 직장인들의 구매율이 높은 편이다. 직장인들이 근무시간에 컴퓨터로 인터넷쇼핑을 하기보다 자신이 편한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틈틈이 쇼핑을 즐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바일 쇼핑 시간대를 살펴보면 직장인들의 아침 출근시간인 6~9시, 퇴근시간, 심야시간대인 18시부터 새벽 3시까지의 매출이 전체의 40~50%에 달할 정도다.
이들이 주로 구입하는 상품은 의류부터 화장품, 가공식품, 가전기기 등 다양하다. 가격대는 고가보다는 빠르고 손쉽게 구매 선택을 할 수 있는 중저가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엄지 쇼퍼들이 늘어남에 따라 11번가, G마켓과 같은 오픈마켓 모바일과 롯데닷컴, 신세계몰 등 백화점 모바일 쇼핑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오픈마켓 11번가는 지난해 모바일 거래액이 2,8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3배 이상 성장한 수치로 전체 매출액 중 10%를 차지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복잡한 결제 과정을 단축하고 안정성을 높인 페이핀과 각종 상품을 이미지로 보고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카탈로그 서비스를 전개한 것이 모바일 거래액을 높이는데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종인 11번가 모바일 그룹장은 “올해는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와 쇼핑 콘텐츠의 결합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인 목표 달성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바일 쇼핑족의 니즈를 충족시켜 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티켓몬스터, 쿠팡 등 소셜커머스 업체도 모바일쇼핑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관심있는 품목을 저렴한 가격에 간편하게 볼 수 있는 소셜커머스의 성격과 모바일쇼핑의 장점이 맞아떨어지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위치기반 서비스를 활용한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앞으로 더욱 큰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엄지 쇼퍼가 유통업계에 핵심 소비자로 떠오르자 이들을 잡기 위한 다양한 타임 마케팅 전략도 펼치고 있다.
아이스타일24는 엄지 쇼퍼들의 구매율이 가장 높은 퇴근 시간을 공략, 매일 저녁 6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기 상품을 최대 9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11번가는 아침, 저녁 11시에 쿠폰을 지급하는 ‘11시엔 질러라’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린희 아이스타일24 마케팅본부 팀장은 “모바일 쇼핑은 스마트폰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어 앞으로 온라인 몰의 타임 마케팅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관계자들은 올해 모바일 쇼핑시장이 1조 3,000억원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앞으로 약 20조원 이상의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화되는 불황을 타파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지금, 유통업계에 새로운 소비자층으로 떠오른 엄지 쇼퍼들은 잡기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아이스타일24, 롯데닷컴, 11번가, 티켓몬스터 모바일앱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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