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판매가 연일 최고를 경신하는 중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3년 후 중고차 가격이 많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시장 확대 한계론을 내놓기도 한다. 이에 따라 최근 수입차 업계가 인증 중고차 제도를 앞다퉈 도입, 완성차 판매의 수익 보전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게다가 인증 중고차는 잔존가치 하락을 저지하는 역할도 수행, 수입차 업계에선 새로운 비즈니스로 각광받고 있다.
22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3년이 지난 수입 중고차의 감가율은 최대 45%에 이른다. 국산차에 비해 10% 이상 높은 수준. 유난히 수입차 감가가 빠른 이유로는 판매사의 과도한 신차 할인이 꼽힌다. 브랜드별로는 4,400만원의 신차를 최대 600만원까지 할인하는 경우도 즐비하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할인 폭이 클수록 중고차 값은 떨어진다"며 "제값주고 산 소비자만 낭패를 보는 꼴"이라고 전했다.
국산차 대비 비싼 수리비도 가치 하락의 이유로 꼽힌다. 때문에 3년의 보증 수리 기간이 지난 중고 매물은 소비자가 구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 수입차는 보증 기간이 만료되는 전후로 중고차 가격에서 크게 차이난다. 유예 리스 기간이 끝난 매물이 제 값을 받기 힘든 것도 보증 수리 해지와 궤를 같이 한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업계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증 중고차 시스템과 보증 기간 확대를 내거는 것. 인증 중고차는 수입사 또는 판매사가 직접 품질을 검증하는 대신 시중가보다 비싼 가격에 매물을 공급한다. 신뢰를 통해 자사의 중고차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특히 매물이 적은 슈퍼카 브랜드가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현재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페라리, 포르쉐 등이 해당 시스템을 운영 중이며, 폭스바겐과 아우디, 람보르기니가 도입을 검토 중이다.
신차 보증 기간을 연장한 업체도 다수 있다. 수입차 보증 기간은 기본 '3년 또는 6만㎞ 이내'인데 반해 포드는 '5년 또는 10만㎞ 이내'로 확장했다. 혼다와 닛산은 '4년 또는 10만㎞ 이내', 아우디와 폭스바겐, 토요타, 메르세데스-벤츠, 푸조 등은 '3년 또는 10만㎞ 이내'다.
이와는 별도로 수리비를 줄이기 위한 패키지를 상품화하기도 한다. BMW는 BSI(소모품과 정기 점검, 약 260만원)와 워런티 플러스(보증 수리, 약 210만원)를 구매하면 각각 '5년 또는 10만㎞ 이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벤츠 역시 ISP를 통한 보증 외에 컴팩트 플러스라는 쿠폰북을 내놨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증 중고차 사업이 증가하고 신차 보증 수리 기간이 늘어나면서 수입 중고차 감가율도 안정권에 들어서는 것 같다"며 "하지만 신차의 과도한 할인 경쟁과 값 비싼 유지비 등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수입 신차 판매가 탄력을 받으려면 중고차 가격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국산 업체들도 과거 떨어지는 중고차 가격 보장을 위해 '가치보장' 할부, 중고차 경매장 사업 등을 펼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