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2,000만원대 수입 소형차, 명암 가른 것은?

입력 2013-06-1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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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스바겐 폴로가 지난 5월 등록대수 368대를 기록하며 수입차 판매 6위에 올랐다. 이에 맞서 미니가 내놓은 2,000만원대 오리지널도 초기 물량이 모두 계약됐다. 출시 소식이 전해진 지 이틀만이다.





 
 하지만 폴로 등장 전까지 수입 소형차에 대한 전망은 부정적이었다. 실제 시트로엥 DS3는 30대 안팎, 피아트 500은 지난 5월 12대가 판매됐다. 그나마 DS3는 꾸준히 판매가 증가하는 중이지만 피아트는 출시 이후 매달 반토막 나는 형국이다. 두 업체 모두 출시 당시 월 100대 이상을 목표로 한 데 턱없이 못 미친다.






 한때 소형차 시장은 수입차 대중화와 맞물려 큰 기대를 모았지만 소비자 외면 속에 업계의 '미운 오리'로 전락했다. 업계 관계자들조차 수입 소형차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했다. 폭스바겐이 상품성이 논란에 쌓인 폴로를 내놨을 때도 반응은 반반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연 폴로는 초기 안착에 성공했다. 

 폴로의 성공 요건으로 안정적인 브랜드와 네트워크를 배제할 수 없다. 소비자가 기본적으로 고려하는 요소이자 한정된 업체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이다. 그러나 힘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제품력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서다. 






 제품력에선 일정 배기량 이상의 엔진과 주행 성능이 중요하다. 소형차 소비자도 수입차에 기대하는 일정 수준의 기대치가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폴로는 1.6ℓ 엔진에 R라인을 도입, 성능 향상을 꾀했다. 미니 역시 특유의 주행감으로 정평이 난 만큼 강점을 가진다. 하지만 500의 경우 1.4ℓ 엔진이 다소 작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실제 성능에 별 차이가 없더라도 소비자는 숫자로 보여지는 부분에 예민하다.  

 또 한가지 논란이 됐던 것이 편의 장치다. 국산차의 다양한 편의 장치에 익숙한 소비자가 최소 품목을 갖춘 제품에 만족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하지만 폴로는 직물 시트에 로터리 방식의 공조 조절 버튼을 적용해 가격(2,490만원)을 끌어내렸다. 미니가 오리지널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낮춘 것도 이러한 형태다. 실내의 비주얼 부스트 대신 미니 CD를 채택, 2,590만원이라는 가격을 실현한 것. 다양한 편의 장치로 상품성을 높인 대신 2,000만원 후반대 가격을 책정한 DS3(2,890만원부터), 500(2,690만원부터)과는 차별화된다.






 사실 특정 제품의 성패를 단편적인 이유로 규정할 순 없다. 디자인, 성능, 가격에 대한 소비자 성향은 지극히 다양하고,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대부분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은  늘 비슷하다. 합리적으로 이해 가능한 디자인과 성능, 가격의 3박자다. 그래서 희비가 엇갈렸다. 이미 교차된 희비는 쉽게 되돌아 오지 않는 법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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