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소닉’ 가기 전 필독! ‘록과 패션’을 아는가

입력 2013-08-14 20:46   수정 2013-08-14 20:46


[박윤진 기자] 뮤지션과 관객, 이를 즐길 현장만 있으면 멘탈이 무장 해제되는 7, 8월의 록페스티벌 시즌이 절정에 치닫고 있다.

현장에 첫 발을 들이미는 입문자들은 지레 겁을 먹는 수가 있다. 수 만 명에 이르는 관객 속에서 록이라는 다소 익숙하지 않은 장르를 즐기는 법, 입을 옷에 대한 걱정 등이 따르기 때문이다.

화려한 라인업이라. 록 마니아가 아닌 이상 거물의 헤드라이너의 이름조차 생경할 것이다. 현장에 첫 발을 들이미는 초보자들이라면 음악과 록 스피릿에 멘탈을 지배당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듯.

이들에게 약간의 긴장을 해소할 사전 지침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설의 록 뮤지션과 7월26일 ‘안산 밸리 록 페스티벌’(이하 안산밸리), 8월2일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에 참여한 국내외 뮤지션을 ‘패션’이라는 키워드로 묶어 소개한다.

도심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 ‘슈퍼소닉 2013’이 8월14일부터 15일까지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린다. 조용필, 펫샵보이즈,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 존 레전드 등 막강 헤드라이너가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록페 마니아들의 심장을 바운스하게 만들고 있다.

비틀즈 ‘모즈룩’ ❚ 롤링스톤즈 ‘악동룩’


모즈룩의 중심에서 비틀즈를 빼 놓을 수 없다. 비틀스는 음악적 성공뿐만 아니라 새로운 십대 문화를 탄생시켰다. 장발에 단정한 셔츠, 말끔한 수트와 넥타이는 모즈룩의 심벌. 베트남 전쟁 이후 젊은 층의 저항정신이 폭발하면서 히피룩이 유행했는데 꽃무늬와 물방울 패턴의 셔츠, 나팔바지가 등장했다.

비틀즈의 깔끔한 이미지와는 대조적으로 롤링스톤스는 정통록을 지향했다. 자유로운 의상, 길게 늘어뜨린 의상은 당시 과격한 것이라 인식되었을 정도. 이들은 기억하는 상징적 이미지는 앤디 워홀의 ‘혀를 내밀고 있는 입’이다. 꼼데 가르송의 2006 S/S컬렉션에서는 이 로고를 재킷, 팬츠, 셔츠, 슈즈 등에 적용하기도 했다.

안산밸리를 찾은 미국의 기타리스트 스티브 바이는 단정한 함과 거친 냄새를 동시에 풍겼다. 에스닉한 프린트가 새겨진 날렵한 칼라 셔츠에 블랙 베스트를 말끔하게 갖췄다. 로맨틱펀치의 보컬 배인혁은 스컬과 플라워가 믹스 프린트된 망토와 반다나를 둘렀다. 글램록 사운드와 대조적인 보컬의 패션에서 1960년대 롤링스톤즈의 악동룩이 떠올랐다.

데이비드 보위 ‘글램룩’ ❚ 섹스 피스톨스 ‘펑크룩’


1970년대 ‘글램룩’의 창시자 데이비드 보위. 보석, 깃털 등 여성스러운 디테일은 남성과 여성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드는 화려함을 갖는다. 글램록이라는 장르와 함께 선보인 중성적인 글램룩은 모범생 스타일이 유행한 비틀스 시대에서 이어진 파격적인 변화였다.

1970년대의 록 음악은 극에 달한 청년 실업률과 함께 더욱 과격해졌다. 파괴적이고 공격적인 음악과 패션을 통해 불만을 분출하기 시작한 것. 섹스 피스톨스는 징이 박힌 가죽 점퍼, 타이트한 팬츠, 면도날 등을 액세서리로 사용해 격한 모습을 의도적으로 연출했다. 당시 ‘펑크룩의 대모’라고 불렸던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옷을 주로 입었다고.

20년 이상의 커리어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거장의 4대 조건을 모두 갖춘 밴드 더 큐어. 헝클어지고 부푼 멀리하며 짙은 검은색 눈화장을 보고 있노라면 입을 꾹 다물게 된다. 어두운 고딕과 화려한 글램 사이를 자유롭게 오갔다. 그래서 일까. 보위의 글램룩과 대조적이면서도 닮아 있는 느낌이다.

온라인페어 정은희 과장은 “국내 무대에 선 더 큐어의 기타리스트, 로버트 스미스의 무서워 보이는 헤어 스타일링과 엄청난 디스코그라피에 겁먹을 수 있다. 데이비드 보위의 아이콘적인 글램록도 아닌 것이 해괴스러워 보일 만큼 거칠고 무겁지만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낭만적이고 관능적인 목소리는 중독성 있다”고 전했다.

스트레이트하고 대중적인 록음악을 해온 스테레오포닉스. 스타일도 역시 록 가수의 전형이다. 분위기는 조금 다르지만 차분하게 올 블랙 가죽 재킷을 차려 입은 켈리 존스에서 펑크 무브먼트를 전 세계에 히트시킨 섹스 피스톨즈의 패션이 연상된다.

너바나 ‘그런지룩’ ❚


그런지 룩은 대개 중고 의류매장에서 구매한 것과 같이 너무 크거나 작은 혹은 낡아 보이는 의상을 착용하는 스타일로 1990년대 초에 등장했다.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은 길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물이 빠진 청바지, 헐렁한 체크 셔츠 또는 흘러내리는 큰 스웨터를 즐겨 입었다.

원래 그런지 음악은 비주류 음악이었으나 너바나, 펄 잼과 같은 밴드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이들의 패션 스타일도 주목 받았다. 록 밴드들을 추종하는 여성들은 1970년대의 히피 풍에서 영감을 받은 짧은 베이비 돌 드레스에 오버 사이즈의 점퍼를 입고 닥터 마틴 부츠를 신는 식의 투박하고 그런지한 스타일을 즐겼다.

7월26일 안산밸리에서 정준영은 스페이스카우보이, 피아의 보컬 옥요한과 함께 무대에 올라 생애 첫 록페스티벌을 즐겼다. 흐트러진 헤어스타일하며 루즈한 니트 베스트를 길게 늘여 입은 차림새는 27년의 짧은 생을 살다간 커트 코베인의 전성기 시절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들었다.
(사진출처: 비틀즈, 롤링스톤스, 데이비드 보위, 섹스 피스톨즈, 너바나 공식홈페이지 캡처,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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