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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4~16일 군산 새만금자동차경주장에서 제 7회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가 열렸다. 행사 현장에는 140여개 팀, 약 1,500여 명의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이 날 군산의 체감 기온은 37도를 웃돌아 참가자들의 고전이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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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는 가속과 내구성을 심사하는 바하(Baja)와 포뮬러 부문, 디자인과 기술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기술 부문, 연비대회 등으로 구성됐다. 바하 부문은 가속 평가, 오토크로스(랩 타임 측정) 경기, 내구 경기(오프로드 주행) 등으로 다시 나뉘며, 포뮬러는 여기에 사업성발표, 설계 및 원가 보고 등이 추가된다. 기술 부문에는 완성차에서 볼 수 없는 대학생만의 창의적인 기술 및 디자인 아이디어가 전시됐으며, 운전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연비 테스트도 진행됐다.
이번 대회는 내구 경기가 특히 가혹했다. 바하 부문에 참가한 109개 팀은 내구 1경기에서 20랩, 2경기에서 50랩을 주행했는데, 2경기를 모두 마무리한 팀은 20여곳에 불과했다. 험난한 오프로드를 70바퀴 이상 주행하는 것이 그만큼 쉽지 않았다는 의미다. 바하 부문은 충남대학교 바퀴네개G 팀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레이싱 머신의 온로드 경주인 포뮬러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23개 팀이 등록했으나 가속, 스키드패드, 오토크로스 경기 등을 거치며 다수가 탈락했고, 마지막 내구 경기는 군산대학교 KUMC만이 유일하게 완주했다. KUMC 팀은 가속력 테스트와 내구 레이스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포뮬러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종합 우승은 사업성발표와 설계 및 원가 보고 등에서 골고루 점수를 획득한 서영대학교 튜닝X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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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부문에는 다양한 이색 아이디어가 전시됐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A.L.(Auto Love)팀은 변형이 가능한 1인 자동차 '접는 자동차(Foldable Car)'를 선보였다. 최소 800㎜까지 길이를 줄일 수 있으며, 접힌 그대로 주행도 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 대신 조이스틱을 장착,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국내 남성의 약 1%가 적색약, 3%가 녹색약이라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신호 변별 보조 시스템'은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스코프(SCOPE)팀이 개발했다. 이 기술은 스마트폰 카메라가 신호등과 방향지시등을 인지, 색조나 채도, 밝기 값으로 신호를 변별한다. 이후 운전자에게 시각, 청각, 촉각 등의 자극을 통해 신호를 알려준다. 정지 신호 시에는 일정 시간이 경과한 후 자동 브레이크가 작동하는데, 실제 사용 결과 신호를 인식하는 시간이 단축돼 안정성 향상에 도움이 됐다는 게 해당팀 설명이다.
학생들은 자작차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짧게는 2달에서 길게는 1년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팀은 10명 내외로 구성되며, 자동차 관련 전공자가 아닌 학생도 포함된다. 대부분 학교의 지원을 받아 제작하지만 기업 차원 후원을 받거나 팀원들의 사비로 충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렇게 만들어진 140여 개의 자동차에서 각 팀의 희로애락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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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를 준비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차에 '미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성대 수작(SUSAC)팀 김용형 팀장은 "올해 26살이고, 자동차공학과에 들어오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기도 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뿌듯하다"며 "직접 제작해보니 머릿속에 나돌던 원리가 정리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작차 대회를 통해 주목받게 된 국민대학교 코라(KORA)팀은 3개 조가 출전했다. 그 중 포뮬러를 이끄는 유한상 팀장은 휴학 후 자동차 제작에만 매달리기도 했다. 그는 "각 학교의 팀장급은 휴학을 하고 제작에만 몰두하는 경우가 많다"며 "팀원들과 거의 1년을 준비했고, 막바지에는 두 달 가량 합숙을 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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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차대회가 매년 치러지면서 참가자 열정은 커지고, 수상에 대한 욕심도 원대해지고 있다. 하지만 대회를 즐기는 학생들은 가장 중요한 것이 '자동차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목소리를 모은다. 신성대학교 자동차공학과 박영철 지도교수는 "자작차 대회에 출전하는 학생들은 전문가가 아니어서 실수를 하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발전하는 것이 대회의 취지"라며 "원인을 분석하고, 조치를 취하는 과정은 살아 있는 현장에서만 배울 수 있는 만큼 학생들이 결과보다 과정에 의의를 두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대회가 진행되는 2박3일 동안 경기장 불빛은 밤늦게까지 꺼지지 않았다. 경기 중 이상이 있던 부분을 점검,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새벽 두 시가 지나서야 지도교수들의 지시에 따라 각 팀은 숙소로 향했다. 그리고 새벽 5시, 다시 아침 작업을 시작했다. 자동차에 대한 그들의 열정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밀알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군산=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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