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지수 “CG 연기하면서 할리우드 진출 생각했어요”

입력 2013-10-22 14:11  


[김민선 기자 / 사진 오세훈 포토그래퍼] 2000년 드라마 ‘덕이’로 얼굴을 알린 배우 신지수. 이후 ‘소문난 칠공주’와 ‘제중원’, ‘여인의 향기’ 등의 작품 통해 다양한 연기를 소화했던 그가 김봉한 감독의 ‘히어로’로 영화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아담한 체구에 올망졸망한 이목구비까지.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물씬 묻어나는 신지수는 최근 bnt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연기 관련한 질문에 거침없는 대답을 내놓으며 색다른 면모를 보였다.

한국에선 보기 드문 SF 히어로물로 스크린에 데뷔한 신지수, 그는 왜 첫 영화로 ‘히어로’를 선택했을까?

“일단은 부담이 없었어요. 제가 여자주인공처럼 홍보가 되긴 했지만 사실은 오정세 씨와 아들의 사랑 이야기가 주가 되기 때문에 한 번 해보자고 생각했죠. 또 유치할 것 같으면서도 신선한 장르라 과연 어떻게 찍을까 하는 궁금함도 있었고 이런 데선 어떤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도 있었어요.”

어쩌면 모험이기도 한 이번 선택에 대해 신지수는 만족감을 표했다. 평소 즐겁게 촬영할 수 있을 것 같은 작품을 선택해왔다는 그는 이번에도 즐기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며 미소 지었다.

“오빠들이 정말 잘 해줬어요. 제주도에서 촬영했는데 여자가 저랑 인영 언니 밖에 없으니까 특히 챙겨줬던 것 같아요. 또 제가 웃음이 많은 편인데다 원체 유머러스한 분들만 현장에 모이다 보니 웃음이 끊이지 않았죠.”

그러나 이러한 신지수에게도 남모를 고충이 있었다. 3월 초부터 4월 중순까지 타이트하게 진행된 영화 촬영에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히게 됐고 이후 잠시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다고.

“처음 가자마자 페르세 역을 촬영했는데, 의상 때문에 7일 동안이나 화장실에 잘 가지 못했고 그래서 제대로 먹지도 못했어요. 그렇다고 그 시간 동안 연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계속 뛰거나 기다리기를 반복하다 보니 정말 힘들더라고요. 다들 지쳐서 숙소 들어가자마자 곯아떨어질 정도였는데, 그래도 맥주 한 잔씩 하면서 서로 얘기 나눈 뒤로 의지가 돼 화기애애하게 촬영할 수 있었죠.”


이번 ‘히어로’를 통해 인기 아동극 ‘썬더맨’의 여주인공 페르세 역을 맡아 처음으로 CG 연기를 경험했다는 신지수는 눈을 반짝이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동안 차분하게 말을 이어나가던 그는 낯설었던 그 때를 떠올리며 갑자기 폭소했다.

“안 보이는 데 보이는 척 연기하려니까 민망하기도 하고 또 무슨 말인지도 못 알아듣겠더라고요. 일반적인 연기는 감독님께서 ‘이러한 감정이니까 이런 식으로 연기하면 돼’라고 디렉션을 주시는데, CG 연기는 ‘컴퓨터가 이런 방향으로 움직일 거니까 이렇게 연기하면 돼. 넌 천천히 동공만 움직여’라고 하시는데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신선하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발판으로 할리우드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할리우드엔 워낙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있으니까.”

약간 4차원 같으면서도 무한 긍정 에너지를 느끼게 했던 신지수의 대답. 그는 할리우드 진출을 희망 하느냐는 질문에 “가고 싶은데 아직은 희미해요. 그래도 기회만 있으면 정말 가고 싶죠.”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초반 여자주인공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는 신지수는 “솔직히 존재감이 없어 보일까 봐 걱정이에요. 캐릭터를 살리기 위한 계획은 많았지만 아빠와 아들의 사랑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그려내야 하다 보니 생각보다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요. 관객들이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변화된 모습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며 살짝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오랜 연기 내공을 자랑하는 그 역시도 첫 스크린 데뷔작 앞에선 긴장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신지수는 마지막으로 많은 관객이 자신의 영화를 봐줬으면 하는 게 아닌 어떠한 마음으로 영화를 봐줬으면 하는지를 밝혔다.

“저는 영화에 많이 동화가 돼서 도저히 객관적으로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그래서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가족영화인 만큼 편안하게 또 잔잔하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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