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판매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하락세가 뚜렷해 시장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리드는 국산과 수입을 가리지 않고 모두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현대기아차의 9월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1,79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0대 이상 감소했으며, 수입 하이브리드의 9월 판매 역시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줄어든 422대로 마감했다.
특히 국산 하이브리드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올해 9월까지 현대기아차의 승용부문 누적 판매실적은 556만8,290대, 이 중 하이브리드의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수입차도 지난해 4.8%까지 올랐던 하이브리드 점유율이 올해 9월까지 3.7%에 그쳤다.
이처럼 하이브리드 부진은 디젤 약진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디젤이 점차 가솔린 하이브리드의 설 자리를 빼앗는다는 것. 실제 디젤 수입차 점유율은 60%를 넘어가는 수준이다.
또한 하이브리드 차종의 절대 부족도 시장 확대의 걸림돌이다. 현재 하이브리드 출시에 적극적인 토요타(렉서스 포함)를 제외한 수입 업체의 하이브리드는 많지 않다. 그나마 예정돼 있는 하이브리드 신차는 인피니티 Q50, 링컨 MKZ 뿐이다. 한 때 토요타 만큼 적극적으로 하이브리드를 내세웠던 혼다의 경우 현재 하이브리드 판매 중단마저 검토 중이다.
국내 업체도 사정은 비슷하다. 수입 디젤에 대응해 디젤 라인업 확충에 나서면서 기존 하이브리드 차종을 삭제하고 있는 것. 현대차는 최근 아반떼 디젤을 출시하면서 하이브리드의 단종을 시사했고, 기아차 역시 포르테 하이브리드에 대한 관심을 줄이는 형편이다.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 등 선진 친환경차 상용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장점만을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의 존재도 순수 하이브리드 입지를 좁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와 관련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는 일부 브랜드, 일부 차종에 인기가 집중돼 있어 '무한 경쟁'을 펼치는 디젤과 시장 양상이 다르다"며 "경쟁 없는 성장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하이브리드를 알리는 캠페인을 전개중이고, 시장 반응도 나쁘지 않다"며 "최근 1~2개월 간 물량 수급에 약간 차질이 있었지만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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