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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옥 기자] 30대 여성 직장인 K씨는 값비싼 화장품에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토로한다. 좋은 성분만을 담은 천연 화장품이라고 한들 가격이 저렴하다면 왠지 모를 의심에 생각에 다시 백화점으로 발길을 돌린다고.
이는 화장품의 성분이 무엇인지도 알 필요도 없다는 식. 이처럼 성분에 둔감한 많은 소비자들은 아직까지 허위, 과장 광고에 현혹되어 비싸기만 하면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꽤 많다.
반면 화장품의 성분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좋은 성분만을 고집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고 있음은 확실하다. 따라서 화장품 케이스에 있는 성분들을 꼼꼼히 체크하거나 명품 화장품들과 비교해보고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게 고르고 있다.
2008년 10월18일 이후 화장품법 개정에 따라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화장품은 사용된 모든 성분을 의무적으로 표시하여야 한다. 이 제도의 본래 목적인 올바른 화장품의 선택을 도울 뿐 아니라 부작용이 났을 때 의사가 케이스의 성분 표시를 보고 원인을 쉽게 알아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위함이었다.
특히 화장품 성분 표시에 있어서 소비자가 알고 있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사항은 ‘함량 표시’ 관련 사항이다. 화장품법 시행규칙에 의하면 화장품 성분 표시에 있어서 함량의 표시를 강제하는 경우는 1)해당 성분의 이름을 화장품의 상품명으로 이용한 경우 2)금박, 샴푸와 린스에 함유된 인산염, 과일산 성분을 10% 초과하여 함유하는 경우 단 두 가지 뿐. 이 두 가지가 아닌 경우라면 성분의 이름만 표시하면 되고 얼마를 넣었는지 함량은 표시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문제는 좋은 성분을 많이 넣었다면 서로 함량을 표시하지 말라고 해도 할 것이지만 문제는 극히 조금만 넣고 과장 광고를 하는 경우이다. 어떤 특정 성분을 극히 조금 넣은 경우에도 위의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함량을 표시할 의무가 없어 성분의 0.1%만 넣어놓고 ‘이것이 함유가 되어있다’며 광고를 하는 것이다.
또한 두 번째는 모든 화장품에는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고서는 유통기한이 1~2년이 될 수 없기 때문에 0.1%로라도 첨가할 수 밖에 없다.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은 천연 화장품의 경우는 길게 써봐야 한 달. 따라서 화학 방부제 또는 천연 방부제가 반드시 들어가기에 한가지의 특정성분 100%함유 라고 주장하는것, 엄연히 따지면 이치에 어긋난다.
* 화장품의 맨 앞에는 언제나 정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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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분 표시제에 따라서 화장품에 사용된 모든 성분은 5pt 이상 크기의 한글로 함량이 많은 순서대로 표시해야 한다. 단, 인체에 무해한 성분에 한해 소량 함유된 경우 1% 이하로 함유된 경우는 순서에 상관없이 표기해도 좋다.
화장품을 구매하고 전 성분을 읽다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성분이 정제수일 확률은 99%. 앞서 언급했듯이 맨 앞에 있다는 것은 그만큼 화장품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정제수는 불순물을 제거한 H2O 그대로의 순수한 물인데 여기서 소비자들은 ‘아무런 효능이 없는 물을 왜 화장품에 사용하는 것일까’, ‘비싼 돈을 주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점이 들 것이다.
*정제수를 사용하는 목적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화장품을 미생물로부터 보호하고 변질을 막기 위함이다.
소량의 금속이온은 화장품 성분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데 물 속의 금속이온을 걸러내기 위해 순도 높은 정제수를 사용하는 것이며 금속이온의 가능성을 전혀 배재하지 못해 정제수와 함께 EDTA와 같은 금속이온 봉쇄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둘째, 좋은 성분의 흡수를 돕는 것이다.
피부에 좋다는 성분들은 결정체의 파우더 형태를 띄고 있는데 이것을 피부에 직접 바른다 해도 그 효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하지만 어떠한 용매에 용해된다면 피부 속 깊이 침투할 수 있게 된다. 이때 피부에 가장 자극이 없는 용매가 정제수인 것이다. 즉 정제수는 그 자체로써는 아무런 효능이 없지만 다른 물질의 흡수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사용감의 개선이다.
보습에 탁월한 효능을 지니고 있어 대부분의 화장품 전성분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글리세린의 경우 물엿과 같이 점성이 강한 것이 특징, 하지만 피부에 좋다고 해서 얼굴에 그냥 바른다면 끈적이고 텁텁해 누구나 사용하기 싫을 것이다. 하지만 정제수를 다량 섞어씀으로써 끈적임 없이 발림성을 향상 시키면서도 글리세린의 효과까지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화장품은 효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사용 목적에 맞는 각 성분간의 비율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이 함유량이 평균 이상이 되면 오히려 몸의 기능을 저하하게 된다고 한다. 즉 각 비타민의 필요한 양이 있는 만큼 우리가 쓰는 화장품도 우리 피부에 접근하고 흡수되기 좋게 적절한 비율로 섞는 것이 좋다.
토너의 경우 80%이상이 정제수로 이뤄져 있는데 정제수 함유가 낮은 것으로 사고싶다고 정제수 50%의 스킨을 찾는다면 평생 찾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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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정제수가 없는 화장품은 없는가
꼭 정제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성분들을 녹일 수 있는 ‘용매’가 필요한데 원가 절감을 위해서 정제수를 사용하는 것일 뿐. 피부에 좋은 재료의 추출물 대신 정제수를 넣으면 원가가 50%나 절감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혹 ‘정제수’ 대신 알래스카 빙하수, 쌀겨수, 온천수, 인삼수 등을 넣는 화장품도 출시되고 있는데 특유의 00수에는 정제수에는 없는 어떠한 효능을 가진 물이라고 보면 된다. 인삼수에는 주름에 효과가 좋은 진세노사이드 성분이 있고 온천수에는 게르마늄, 쌀겨수에는 비타민 B1, B6, E가 들어있어 기미와 주름예방에 좋다. 물대신 쌀뜨물로 세안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생각하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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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메틱 브랜드 베리코스는 정제수 대신 알로에베라잎추출물, 장미잎수, 서양장미꽃수, 라벤더수, 스피룰리나추출물 등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다. 거의 모든 제품에 정제수를 쓰지 않음은 물론, 스타들이 광고 모델을 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동일 제품과 비교했을 때 그 제품의 주요 성분이 중간에 표기해 있다면 베리코스의 제품은 거의 맨 앞에 표기되어 있다.
때문에 홈페이지 내의 제품 설명에도 타 수입 브랜드와 비교 분석하는 내용을 자세히 다루고 있어 자사 제품이 명품에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앞으로 톱스타들을 앞세운 과대광고에 현혹되기보다는 자신의 피부에 직접 닿는 만큼 화장품에 표기되어 있는 성분을 한 번만 더 확인하고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면 합리적인 소비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의 피부가 한층 더 맑아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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