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승승장구 속 불안요소는?

입력 2013-11-19 07:30  


 폭스바겐이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돌풍이 내년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놓을 마땅한 신차가 없기 때문이다.

 19일 한국수입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폭스바겐의 내수 누적 신규 등록은 2만1,40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한 1만4,159대와 비교해 46.7% 성장했다. 이는 수입차 전체 시장 성장률인 20.9%를 두 배 이상 넘는 것과 동시에 지난해 1만대 판매를 넘긴 수입차 업체 중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다.  

 실적은 골프, 티구안, 파사트가 이끌었다. 이 중 골프는 올해 중반 7세대가 들어오며 판매 공백 기간에도 불구하고 4,981대(GTD, GTI, 카브리올레 포함)가 신규 등록됐고, 티구안 역시 4,705대로 주목을 끌었다. 중형 세단인 파사트는 4,025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판매 차종의 연한이 길어지면서 실적에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중이다. 특히 티구안의 경우 해외에서도 후속 신차 소식이 없어 지금의 차종으로 내년을 견뎌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골프 인기가 지속되는 중이지만 한국 내 물량 배정이 여의치 않다. 제 아무리 인기가 많아도 공급하지 못하면 수요 이탈 현상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폭스바겐에게 아쉬운 점은 내년 관심을 끌만한 신규 차종의 투입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예정된 2014년 신차는 e-골프와 골프 GTD 등으로, 판매를 견인할 만한 제품은 아니다. 이외 관심이 높은 경차 '업!'은 가격 문제로 수입이 쉽지 않다. 

 허리띠 졸라매기로 인한 마케팅 비용 축소도 폭스바겐의 불안요소다. 실제 폭스바겐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었던 패밀리 데이 행사가 올해 이미 취소됐으며, 제품 관련 마케팅 등도 소극적으로 돌아섰다. 본사가 판매량보다 수익 극대화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걱정할 게 별로 없다는 입장이다. 제품들이 유행을 타는 차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티구안은 2011년 9월 출시됐지만 여전히 인기가 건재하다는 점도 자신감의 배경이다. 골프와 파사트 또한 꾸준히 판매되는 효자 차종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그러나 영업 현장을 누비는 판매사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판매는 늘지만 서비스센터나 전시장에 적지 않은 돈이 투자돼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서다. 게다가 할인 판매가 일반화 되면서 상대적으로 마진이 축소된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반면 마진폭이 큰 투아렉이나 페이톤의 경우 경쟁 시장 내 파괴력이 약한 것도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차 출시가 없다면 정체된 판매로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게 대다수 판매사의 생각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경우 20-30대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면서 성장한 브랜드로, 시장 인지도나 이미지가 매우 좋아 실적이 크게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몇 가지 불안요소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골프를 제외한 제품 출시 연한이 오래돼 내년에는 판매가 크게 늘지 않되 딜러사 수익은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이미 수입차 시장에 할인 판매가 만연해 있어 판매사 스스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닌 만큼 수입사의 다양한 판촉이 요구되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도 아쉬움"이라고 덧붙였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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