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로봇 만드는 토요타, 히로세 공장을 가다

입력 2013-11-25 09:22   수정 2013-11-25 09:22


 -로봇 개발의 궁극은 자율주행자동차

 일본 도쿄에서 그리 멀지 않은 제3의 도시 나고야. 이곳에는 토요타자동차의 본거지 토요타 시에 위치한 12개 생산거점 중 하나인 히로세 공장이 있다. 자동차에 장착되는 전자제어 및  전장 부품 연구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는 핵심공장으로, 1989년 3월 가동을 시작해 현재 1,600명이 근무한다. 

 그러나 이곳은 사실 토요타의 차세대 먹거리를 찾아내는 연구소에 가깝다. 성격은 공장이지만 이른바 토요타가 차세대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는 미래 이동수단은 물론 자동차와 관련된 로봇이 연구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실제 공장에 들어서면 로봇이 명령에 따라 바이올린을 직접 연주하며 방문객을 환영한다. 21일 현지에서 공장 소개를 맡은 아키후미 타마오키 중역은 "토요타의 글로벌 비전은 미래 이동사회를 리드하는 것"이라며 "자동차에 적용되는 각종 전장기술을 로봇에 이식하는 곳이 바로 히로세 공장"이라고 설명한다.






 토요타가 이처럼 미래 이동 수단 및 로봇에 집중하는 이유는 인류의 지속성과 무관하지 않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이동의 불편함, 경제활동 증가에 따른 가사 도우미의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로봇이야말로 최적의 대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동차에서 '토요타 글로벌 뉴 아키텍처(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 TNGR)'를 선언, 경쟁력 강화를 나타냈다면 로봇을 비롯한 차세대 이동 수단은 자동차가 사라지는 시대를 대비하는 게 목적인 셈이다.






 이날 공장에서 토요타가 보여준 로봇 기술은 크게 4가지다. 먼저 다리가 불편한 사람의 걸음을 돕는 '독립 보행 보조 로봇(Independent walk assist, IWA)'이다. 로봇이 다리 근육 역할을 하면서 보행의 불편함을 없애준다. 독립 보행 보조 로봇은 현재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이 진행중이며, 2020년 이내에 제품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두 번째는 가정에서 도움을 주는 '인간 지원 로봇(Human support robot, HSR)'이다. 나름의 지능을 가지고 있어 물건을 스스로 구분한다. 몸이 불편한 노약자 또는 환자 간호에 유용하다는 게 타마오키 중역의 설명이다. 더불어 해당 로봇에 적용된 기술의 일부는 자율주행자동차에 동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현재는 완성도 높이기에 주력 중이다. 궁극적으로 사람의 생각을 파악, 행동하는 로봇으로 진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실제 현장 시연에선 로봇이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 형태를 구분, 줍는 방식을 보여줬다. 플라스틱 통은 손에 해당되는 집게로 잡되 종이는 공기를 흡입해 들어 올린다. 치우라는 명령만 내렸을 뿐 개별 물건에 대한 판단은 로봇이 내린 셈이다. 나아가 지금은 로봇에 바이오과학을 접목하고, 기술이 완성되면 자동차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세 번째는 로봇에 활용되는 관절 기술의 집합체인 '토크 서보(Torque Servo)'다. 로봇이 반응하는 사람의 힘과 움직임을 파악해 스스로 토크를 조절한다. 설명을 맡은 토요타 관계자는 "사람의 팔이 움직이는 근육을 섬세하게 분석해 거의 똑 같이 움직이도록 만들었다"며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도쿄모터쇼에도 전시된 차세대 이동 수단 '윙글렛(winglet)'이다. 무게 중심에 따라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는 실내외 이동 수단이며, 미국에서 처음 선보였던 세그웨이와 비슷하다. 이와 관련, 타마오키 중역은 "윙글렛은 판매를 목적으로 개발됐다"며 "일본 내 관련 법규가 없어 당장 시판은 어렵지만 제도가 완비되면 일본 내에서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윙글렛과 같은 차세대 이동 수단은 일본에서 이륜차로 분류된다. 그러나 최고 시속이 6㎞/h에 불과해 이륜차와 같은 안전 기준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이처럼 토요타의 로봇 개발은 일종의 기술 축적 측면에서 운용된다. 타마오키 중역은 "토요타는 분명 자동차 제조로 시작한 회사인 만큼 로봇 개발의 중심도 결국 자동차에 있다"며 "하지만 로봇을 통한 사업 확장 계획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한 "자동차의 지능화는 결국 자동차의 로봇화를 의미한다"며 "자동차회사가 로봇을 만드는 것이 결코 낯선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설명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자동차의 궁극 미래는 자율주행이고, 이를 위해선 로봇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타마오키 중역의 말은 지금도 귀에 맴돈다. 단순히 자동차의 미래가 아니라 이른바 '탈 것(Mobility)'을 대비하는 장기적 관점의 미래전략이 확연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나고야=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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