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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롤스로이스가 '알파인 트라이얼 센테너리 컬렉션'을 국내에 공개했다. 올해 4월 상하이모터쇼에 첫 선을 보이며 주목받았고, 전 세계에 35대만 존재하는 스페셜 에디션으로 또 한번 화제에 올랐다. 1913년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내구레이스 알파인 트라이얼 우승을 자축하는 의미를 담은 차다.
당일 행사장을 찾은 폴 해리스 아시아태평양 총괄 디렉터는 "롤스로이스의 장인정신이 녹아있는 비스포크(맞춤식 주문제작)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한국에 이런 역사적인 모델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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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림막이 사라지고 드러난 알파인 컬렉션의 외형은 기대와 동떨어진 모습이다. 한정판을 상징하는 '라이트 블루'가 아닌 블랙과 실버 투톤으로 처리됐다. 물론 행사 전 이미 판매됐다는 소식을 접한 만큼 특별 한국 소비자의 개인 요청이 반영된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굳이 한정판에 어두운 색상을 선택한 취향은 꽤나 독특하다가 여겼다. 한정판을 떠나 소비자 요청을 받아들여 적용한 비스포크 프로그램의 철저한(?) 고객 우선주의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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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내에 단 한 대만 들여왔다는 한정판에는 개인이 아닌 수입사의 취향이 반영됐다. 롤스로이스모터카 서울이 임의로 선택한 품목이 적용됐을 뿐이다. 주인이 정해지기도 전에 주문제작에 들어간 셈이다. 단 한 명의 고객을 위해 차를 제작한다는 비스포크 프로그램의 의미가 빛이 바랜 대목이다. 다시 말해 수입사가 고객이었고, 이들은 그간의 소비자 취향만 감안한 주문이었던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출시 이후 5명 이상의 가망고객이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고, 이들의 공통 요청사항을 반영해 선주문했다"며 "한정판을 한국에 들여오려면 발빠르게 대처할 필요도 있었고, 현재는 출고 계약을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롤스로이스 비스포크 팀에는 "제약은 오직 고객의 상상력 뿐(The only limit is customer’s imagination)"이라는 말이 수식어처럼 따라다닌다. 그러나 이번에 한국에 들어온 한정판은 개인 소비자의 상상력이 발휘될 기회조차 없었다. 비록 신차 런칭 전 주문이 없어 수입사가 설정한 상황이라 해도 소비자 공통 취향을 맞춘 것은 제품의 가치를 오히려 퇴색시킨 선택이 아닌가 한다. '알파인 트라이얼 센테너리 컬렉션'은 공통이 아니라 개인 취향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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