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현대차가 걱정해야 할 것은 미래다

입력 2013-11-28 11:50  


 볼보의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 벤츠의 프리 세이프(Pre-safe), 토요타의 프리 콜리전 시스템(Pre-Collision System). 세 가지의 공통점은 모두 충돌 또는 추돌을 사전에 방지하는 기능이다. 운전자 부주의를 최대한 억제, 사고를 줄이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교통사고 0%에 도전한다. 이와 함께 토요타의 'C-ACC(Cooperative-Adaptive Cruise Control)', 볼보의 '로드 트레인(Road train)', 벤츠의 '카 투 엑스(Car to X)'는 기본적으로 자동차와 자동차 사이의 통신 역할이 가능한 게 역시 핵심이다.






 주행 중 차선을 읽어 스스로 조향하는 기술도 이미 완성돼 있다. 토요타의 '레인 트레이스 컨트롤(Lane Trace Control)'은 이른바 자동 운전 기술을 활용해 도로에서 자동차 스스로 차선을 인식, 주행하는 기능이다. 코너를 돌 때는 스스로 회전 각도를 인식해 속도까지 줄이는 똑똑한 시스템이다. 2년 동안의 시범 운행 중 단 한 차례의 사고도 없었다고 한다. 가까운 미래에 현실 속으로 들어올 기술 개발 경쟁이 그야말로 생존을 걸어야 할 만큼 치열하게 전개되는 중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해당 기술을 이미 상용화했다.






 전장 분야 외에 새로운 동력원에 대한 갈망도 끝없이 솟구친다. 최근 앞 다퉈 등장하는 전기차 외에 미래는 수소연료전지차가 주목받는 중이다. 이미 상용화에 나선 현대차 외에 토요타도 2015년 내놓을 연료전지 컨셉트를 공개했다. 현대차와 비슷한 용량의 수소탱크를 장착, 주행거리 확대 경쟁에 뛰어들었다. 당장은 수소 생산 비용이 비싸도 천연가스를 비롯해 수소 추출이 가능한 기초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을 주목했기 때문이다.

 미래의 대체 이동 수단도 같은 맥락이다. 미래는 굳이 네 바퀴를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다는 점에서 자동차가 아니라 '이동수단(mobility)'이 각광받을 전망이다. 바이크 전문회사인 야마하가 네 바퀴 시장에 뛰어들고, 네 바퀴 기업들의 두 바퀴, 또는 세 바퀴 이동 수단 개발도 한창이다.






 또 하나는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뤄 혼용되도록 만드는 인프라 조성이다. 토요타가 별도로 '에코 타운(Eco Town)'을 조성한 것도, BMW와 르노가 향후 태양열 주택 확대에 적극 나서는 것도 결국 인프라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이처럼 여러 분야에서 펼쳐지는 미래 대비에서 현대차가 언급되는 곳은 수소연료전지 뿐이다. 지금이야 여전히 중국, 남미, 러시아 등 신흥 시장의 성장을 기반으로 몸집을 키우지만 미래는 다르다.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덩치를 키우는 영양소가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단순히 외형을 키우려면 지방(내연기관)을 많이 섭취하면 된다. 하지만 지방은 몸에도 이롭지 않고(배출가스), 여러 사회적 비용을 수반한다. 그래서 건강한 몸집 키우기를 위해 고른 영양소 섭취가 강조된다. 자동차로 보면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이고, 이외 몸집을 키워 줄 다양한 이동수단도 등장한다는 의미다.






 그렇게 본다면 현대기아차의 미래는 조금 어둡다. 당장 소비자들이 타고 다닐 수 있는 제품은 완성도가 높지만 20-30년 뒤를 내다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그래서 현대기아차의 미래를 얘기할 때 언제나 논쟁이 벌어지곤 한다. 단순히 지금 자동차(내연기관)의 미래만 보면 낙관적일 수 있지만 다양한 이동 수단의 미래로 확대하면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후지경제에 따르면 2030년 친환경차 비중은 1,000만대에 육박한다. 연간 7,000만대 신차 시장 내에서 결코 무시 못할 수준에 다다른다. 지금보다 글로벌 신차 시장 규모가 커진다 해도 내연기관보다 친환경차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친환경차 외에 각종 첨단 전장 및 IT 기술도 포함돼 있다. 토요타를 비롯한 벤츠, BMW 등이 자동차 외에 낯선 분야에까지 관심을 기울이는 핵심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현대기아차도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그룹 산하 모비스가 전장 연구소를 통해 첨단 기술을 활발히 개발 중이며, 일부는 완성차에 적용 중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자동차에 한정된 것일 뿐 그 외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다시 말해 기술의 확장성만 놓고 보면 여전히 주춤거리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얼마 전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차의 첫 상용화를 발표했다. 1억원 넘는 가격이지만 리스 등을 통해 거리를 누빌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덕분에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도 달았다. 순수 독자 기술은 아니지만 시도 자체는 박수를 칠 일이다. 하지만 수소연료전지차는 동력원 변화만이 핵심이다. 이외 첨단, 그리고 다양한 탈 것의 미래도 대비해야 한다.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이광형 책임교수는 "미래는 생각보다 상당히 빨리 다가온다"며 "몸집이 클수록 자극에 둔감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틈날 때마다 미래 대비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전문가에게 현대기아차의 지금 모습은 걱정이 됐던 모양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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