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판매사들이 폭스바겐코리아의 '소통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최근 수입차 1위를 차지하는 등 거침없는 진격 중이지만 정작 판매사는 경쟁이 심해지면서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폭스바겐 누적 판매량은 2만4,226대로, 당초 목표했던 2만3,000대를 훌쩍 넘겼다. 덕분에 수입차 시장에서 벤츠를 밀어내고 2위를 차지하는 등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20-30대 소비자를 적극 공략하고, 고효율 디젤 라인업을 꾸준히 갖춘 점 등이 주효했다. 지금 속도라면 BMW 판매량을 넘는 것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수입사와 달리 대부분의 판매사는 '울상'이다. 판매량과 달리 대당 이익은 거의 없어서다. 특히 주력 제품은 마진을 모두 포기해야 할 만큼 판매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에는 손해까지 감수하는 이른바 '역마진'까지 등장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물량 수급도 판매사를 어렵게 만드는 이유로 지목된다. 인기 차종은 2-3개월을 기다려야 출고될 정도로 적체가 심하다. 박리다매를 노려야 하는 브랜드 이익 구조가 별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셈이다. 신규 전시장이나 서비스센터 등에 투자되는 비용도 부담이다.
때문에 판매사들은 소통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수입사가 판매에만 급급할 뿐 판매사의 처우 개선에는 옹색하다는 것. 신임 사장 부임 이후 소통 부재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게 판매사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 판매사 관계자는 "어느 한쪽이 무너질 때까지 경쟁하는 '치킨게임'이라는 용어조차 맞지 않을 정도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라며 "이 상황에서 수입사가 귀를 닫고 있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성적에 취해 판매사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폭스바겐의 앞날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판매사 관계자도 "판매사는 수입사의 첫 번째 고객이지만 지금 수입사와 판매사 관계는 갑을관계로 인식되고 있다"며 "외부에서 보면 제 밥그릇 챙기기로 보겠지만 판매사 생존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판매사가 시장 확대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하는 사이 수입사는 무엇을 해왔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제 판매사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토로했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 폭스바겐, 적체 뿌리 뽑고 도약한다
▶ 아우디·폭스바겐, 티구안 등 6,000대 리콜
▶ 폭스바겐파이낸셜코리아, 카이스트 특별 강연회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