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기 기자] 좋은 피사체는 바라만 보고 있어도 욕심이 난다. 그래서 찍히는 사람보다 찍는 사람이 더 조급하다. 사진 한 장 안에 담아내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엠파이어는 그런 조급함을 마음 한 구석에 계속해서 담아내게 하는 그룹이다. 3년, 5년, 6년. 학교를 한 번은 더 다녔을 시간동안 한결같이 가수를 목표로 해 온 이들에게는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진정성이라는 것이 있었다.
“사실 아직 실감은 잘 안 나요. 그렇지만 역시 무대에 서면 벅찬 기분이 들죠” 조심스럽게 현재를 말하는 엠파이어에게서는 첫사랑을 하는 소년같은 싱그러운 내음새가 났다. 인터뷰 중 말을 고르는 순간에도, 카메라 앞에서 표정을 가다듬는 순간에도 그 기분 좋은 풋풋함은 이들의 눈가에 나비처럼 머물다 사라졌다.
가수라는 첫 번째 목표를 이룬 엠파이어. 꿈을 말하는 멤버들의 얼굴은 자신감으로 반짝반짝 빛이 났다. “무대가 왜 무대인지 서보니까 알겠더라구요” 열심히 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긴 것 같다며 즐거워하는 엠파이어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여섯, 그리고 일곱까지
하나에서 여섯, 또 일곱이 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티오는 그 시간조차 제대로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연습생 시절 제일 힘들었던 건 시간이 온전히 쌓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어요. 월말평가에서 떨어지면 6개월을 연습해도, 1년을 연습해도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야 했으니까요. 시간은 계속 흐르는데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아무래도 불안했어요”
“딱히 수입이 없다는 점도 힘든 점 중 하나예요. 저도 멤버들도 마찬가지였고, 지금 연습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도 그렇겠죠” 하루의 한숨에 태희도 말을 보탰다. “기회가 너무 쉽게 사그러진다는 것도 괴로워요. 저희에게는 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수익의 문제이기도 하잖아요. 그러다보니 녹음까지 완료했는데도 데뷔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참 아쉽고, 많이 안타깝죠”
멤버들 대부분이 오랜 연습생 생활을 거쳤기에 크게든 적게든 좌절을 맛봤고, 시련도 적지 않게 겼었다. 그런데도 포기하려 하지 않았던 것은 왜일까. “오디션만 40번 정도 떨어졌을 거예요. 그러다보니 오기가 생기더라구요” 제리의 눈에는 여전히 오기가 이글거렸다. 엠파이어라는 이름 아래 모이기까지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결국 자신이 가야할 길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간절함으로 모였던 여섯은 이제 일곱이 됐다. 일곱 번째 멤버인 루민은 누구보다 진솔하고 담백하게 모두의 마음을 대변했다. “저희 사이에 텃세나 견제가 없을 수 있었던 건 참 역설적이지만 멤버 모두가 어떤 식으로든 실패를 해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잘못돼서, 혹은 잘못해서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된 건데 그 경험들이 오히려 엠파이어를 더 끈끈하게 묶어준 셈이죠”
별이 된다는 것은
이제 별의 자리에 올라선 엠파이어는 옆에서 함께 반짝이는 다른 별들을 볼 때마다 여전히 낯설고 새삼스럽다. “아직 데뷔한 게 크게 실감이 안 나요. 그래서 그런지 처음 방송을 탔을 때도 벅차다거나 기쁘다는 감정보다 ‘잘 해야지’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어요” 좀처럼 긴장하는 일이 없는 유승이기도 하지만 멤버들 역시 그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TV에 자신의 모습이 나오는 일이 신기할 법도 하련만 그런 것도 없을까. 연예인에게 하는 것치고는 사뭇 소박한 질문에 레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주변 사람들을 만나보면 실감이 날 것 같기도 한데 데뷔하고 너무 바빠서 아직 만나보지는 못했어요. 부모님도 별로 관심이 없으신 것 같고. 이번 휴가 때 중국에 가는데 그러면 좀 알 수 있을까요?” 공중파 3사 가요무대에, 드림콘서트까지 오른 대형신인이 겸손해도 너무 겸손하다.
아직도 연예인이 신기한 연예인 7인방은 무대가 가장 좋지만 예능도 괜찮을 것 같다며 화제를 바꿨다. “저는 라디오스타나 비틀즈코드처럼 게스트 한명을 몰아붙이는 예능을 정말 좋아해요. 거기에 유승이형이랑 같이 나가면 재밌을 것 같아요. 유승이형이 저희 팀에서 제 2의 박명수 선배님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루민의 말에 모두가 빵 터졌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굳이 묻지 않도록 노력했다.
운동을 좋아한다는 태희와 제리는 가장 나가고 싶은 예능으로 런닝맨을 꼽았다. “한정된 장소에서 제한적인 능력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공간을 넓게 쓰고 변수도 많다는 게 매력인 것 같아요” 그리고 몇몇의 멤버들이 입을 모아 티오에게 진짜사나이를 추천했다. “티오가 처음 보면 조금, 비호감일 수 있어요. 근데 그게 나쁜 게 아니라 볼수록 매력 있는 스타일이라는 의미거든요. 시청자들과 오래 만날 수 있는 리얼버라이어티를 했으면 좋겠어요”
M, V, M.pire
데뷔곡 ‘너랑 친구 못해’가 엠파이어의 이름을 알려줬다면 ‘까딱까딱’은 인지도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대중성도 있고 중독성도 있었죠. 저희 팬분들도 대부분 ‘까딱까딱’을 더 좋아해주시니까 저도 마음이 가더라구요.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하잖아요.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최근에 기쁜 소식이 두 개나 있었기도 하구요” 하루가 기분 좋게 웃었다.
그래도 역시 데뷔곡은 의미가 남다르기 마련이다. “노래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데뷔곡이니까 역시 마음에 많이 남아요” 레드의 말에 티오도 “역시 애착이 가죠. 가수는 데뷔곡을 잊을 수 없는 것 같아요”라며 수긍했다. “더 생각이 나고 여운이 남고 그런 기분?”이라는 제리 역시 ‘너랑 친구 못해’의 편을 들었다. 그 와중에 태희의 이유가 새롭다. “개인적으로 다크한 분위기를 좋아해서요. ‘너랑 친구 못해’ 콘셉트가 더 마음에 들어요”
엠파이어는 JYJ 김재중과 ‘온 마이 마인드(On My Mind)’로 의미 있는 경험을 가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다음 앨범은 좀 더 주체적으로 준비할 생각이다. “완벽하게 디렉팅 돼서 사람들의 앞에 선다는 일은 어떻게 보면 상품성이나 대중성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또 경쟁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저희는 아이돌은 거기까지라는 인식을 깨고 싶어요. 그래서 다음 앨범은 멤버 모두가 어떤 식으로든 참여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조금만 더 넓게 생각해도 앨범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다고 봐요. 저는 래퍼니까 랩 메이킹을 할 수 있고, 루민이는 작사 작곡 전공이라 전반적인 프로듀싱에도 참여 가능하죠. 보컬은 자신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가사를 수정할 수도 있을 거고요. 그것들이 쌓이면 엠파이어의 가장 큰 강점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정말로 잘하는, 그런 그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듯 유승의 얼굴에는 일말의 흔들림도 없었다.
포토: bnt포토그래퍼 최승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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