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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바탕글> 몇 년 전 한 수입사 대표에게 "서비스 역량 강화를 위해 어떤 일을 계획하는가"를 질문한 적이 있다. 그는 "서비스센터를 늘릴 것"이라고 대답했다. 다시 "어떤 서비스센터를 늘릴 것이냐?"라고 물었고, 대답은 "판금 및 도장이 가능한 종합 서비스센터를 수도권에 집중 배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질문을 던진 이유는 과도한 투자가 수반되는 종합 서비스센터보다 적은 비용에도 소비자 만족 효과가 높은 '소규모' 서비스센터 필요성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현재 서울에서 종합 서비스센터 신규 허가가 떨어지는 곳은 거의 없다. 그래서 기존 시설을 차지하려는 경쟁은 그만큼 치열해졌다. 그 결과 수입사 방침에 따라 종합 서비스센터를 지어야 하는 판매사는 평균 3-4배의 웃돈을 들여 부지를 사거나 임대한다. 시작부터 손해를 보는 셈이다. 센터 신축과 브랜드 기준에 맞춘 내외관 그리고 각종 편의시설을 완비하면 꽤 많은 돈이 들어간다. 필요한 인력과 장비를 갖추는 것도 판매사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그런데 개장 후 찾아오는 사람의 대부분은 경정비를 받으러 온다. 서비스 업계에서 경정비는 시쳇말로 '돈 안되는 손님'이다. 또 다수는 '보증 수리'다. 역시 수익이 크게 나지 않는 분야다. 그래서 서비스센터 숫자 확충은 더디기만 하다. 그러나보니 수입차 서비스센터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전구 하나를 교체하려 해도 일주일 대기는 기본이다. 수입사가 서비스를 강화했지만 소비자는 여전히 이용이 힘든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제도를 바꾸는 것은 어떨까? 종합 서비스센터 한 곳 세울 비용으로 3곳의 경정비 전용 센터를 만들면 그게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입차 사장에게 질문 취지를 설명한 뒤 의향을 물으니 "수입차는 완벽히 갖춰 놓지 않으면 그 순간 프리미엄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생각과 달리 올해 BMW는 '패스트레인'이라는 경정비 전용 센터를 만들었다. 페스트레인은 간단한 점검과 정비를 전문으로 한다. 덕분에 운전자는 대기시간이 줄었다. 각종 오일을 비롯한 필요한 소모품은 모두 공급받을 수 있다. 지난 5월 용산(한독모터스)과 도곡(도이치모터스)에 조성됐고, 8월 역삼(코오롱모터스)에도 패스트레인이 들어섰다. BMW는 앞으로 페스트레인의 지속 확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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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회사가 고객의 시간을 '금'처럼 여겨줬기 때문이다. 사실 수입차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돈'이 아니다. 수입차를 찾는 사람 대부분이 고가 부품에 대해선 어느 정도 인지를 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얼마나 저렴한가보다 얼마나 빨리 처리하느냐가 서비스 만족도의 척도다. 패스트레인은 그런 점에서 BMW 서비스 정책의 정점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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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바탕글> 얼마 전 처음 질문을 던졌던 대표에게 다시 물었다. "여전히 작은 서비스 센터 도입에 부정적인가?"냐고...그는 "아직까진 우리 브랜드의 방향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다시 "그 방향성이란 무엇인가?"물었더니 "차별성과 고급스러움"이라고 짧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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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바탕글> 수입차 업계에는 이상한(?) 불문율이 있다. 제 아무리 좋은 방식이라도 경쟁사가 한발 앞서면 결코 따라하지 않는 게 관행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좋은 것, 특히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면 무조건 따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소비자는 최우선 가치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누가 어떤 일을 먼저 시작했는지 절대 기억하지 않는다. 그것은 마케팅 담당자나 정책 입안자의 자존심 문제일 뿐이다. 소비자의 시간이나 돈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의미다. 다행스럽게도 질문을 외면하던 사장의 입장이 바뀌었는지, 해당 회사도 최근 작은 서비스센터 확충을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렸다. 그리고 "따라 해도 괜찮다. 어차피 소비자를 위한 일 아닌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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