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내년은 세계 자동차시장이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성장국면에 접어드는 중요한 시기"라며 "프리미엄 차종과 핵심 전략 신차를 투입해 성장세를 이어가달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또 "변화의 시기에 적기 대응하는 업체만이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며 "생산과 판매 전 부문이 기초역량을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시장별 수요 변화는 물론 환율 추이 등 글로벌 경영환경을 면밀히 분석해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23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이 날 회의에는 해외법인장 등 총 60여 명이 참석해 올해 지역별 실적과 주요 현안 등을 공유하고 내년 생산 및 판매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회사는 11월까지 전년 대비 6% 증가한 690만 대를 판매했으며, 12월까지 올해 목표인 741만 대를 넘어 750만 대 이상 판매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실적은 해외 판매가 주도했다. 11월까지 국내에서는 전년동기 대비 3.1% 감소한 101만 대를 팔았지만, 해외에서는 590만 대를 기록하며 7.8% 성장했다.
회사측은 내년 상황은 낙관적이진 않다는 전망을 내놨다.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성장세를 보이지만 브랜드 간 경쟁이 심화돼서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내년 글로벌 자동차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4.1%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주력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미국 양적완화 축소의 시행시기 및 정도에 따라 신흥국들의 위기 가능성이 상존하는 건 위협요인으로 꼽았다. 게다가 일본 브랜드가 엔화 약세에 힘입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유럽 브랜드는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며 경쟁력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도 지난 5년간 유로화 약세 효과를 누려 온 독일 브랜드들이 환율과 FTA 관세 인하 혜택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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