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자동차, 예술인가 기계인가

입력 2013-12-24 10:16  


 자동차는 기계 덩어리다. 3만 여개의 각종 부품이 결합되고, 사람의 작동으로 움직인다. 제 아무리 각종 첨단 기능이 들어가고, 인공 지능이 발전해도 결국 이동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것은 사람이고, 자동차는 명령에 맞춰 움직이는 기계일 뿐이다.






 하지만 그저 그런 기계를 사기 위해 사람들은 수천 만 원, 나아가 수억 원의 비용을 지불한다. 이 점에 착안해 자동차회사는 더 많은 비용 지출을 이끌어내는 방편으로 기계에 이미지를 부여한다. 기계 판매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한계가 있지만 이미지 가치는 기계 수익 이상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이미지가 형성되면 차별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이들과 동질감을 느끼려는 다른 사람도 구입에 나선다. 이른바 '동일화현상' 또는 '모방'이다.

 '사회가 모방'이라고 주장한 G.타르드는 모방의 법칙을 세 가지로 제시했다. 먼저 사회의 상층에서 하층으로 이동한다는 점이다. 사회의 상류층이 비싸고, 큰 차를 타면 비슷한 구매 형태가 아래로 이동한다는 개념이다. 자동차회사가 수익성 좋은 중대형 고급차 판매에 집중하는 심리적 배경이다. 두 번째는 널리 공간적으로 전파된다는 점이다. 과거와 달리 도시와 농촌 구분 없이 2,000㏄급 중형차가 '‘생애 첫 차'로 자리매김하는 현상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세 번째는 사회의 내부에서 외부로 향한다는 점이다. '그들만의(특정 계층) 자동차'가 '우리들의(대중) 자동차'로 변한다는 얘기다.






 이처럼 제 아무리 고급차라도 이미지가 없으면 대중차로 바뀌고 수익은 떨어지게 된다. 자동차회사가 완성차 판매 이후에도 소비자를 배려해 그들만을 위한 초청행사를 열고, 예술과 문화 공연 후원에 적극 나서는 것도 결국은 자동차의 이미지 유지 또는 상승을 원해서다. 그리고 소용되는 비용은 이미지 가치를 빌미로 가격에 포함시킨다. 이른바 부가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다.

 이미지를 구매하는 현상을 빗대 흔히 여성 명품백을 언급하곤 한다. 비가 올 때 가슴에 품으면 진품, 머리 위로 올려 막으면 가짜라고 한다. 정작 가방의 실질적인 용도보다 남들에게 보여주려는 목적이 앞섰다는 의미다. 자동차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남에게 보이는 것은 가방보다 뚜렷하기 때문이다. 






 최근 링컨이 '리-이매진 프로젝트(Lincoln Reimagine Project™)'를 진행했다. 링컨을 주제로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가 자동차에 예술을 접목시킨 작품을 창착했다. 자동차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지만 예술로 포장된(?) 만큼 사람들은 링컨차와 예술을 동일화한다. 비슷한 사례로 얼마 전 르노삼성도 SM 아트카를 선보였다. SM에 색채 마술사로 불렸던 예술가 '고흐'의 색채감을 넣어 자동차를 예술과 접목시켰다. 이외 폭스바겐 비틀의 아트카, BMW의 아트카 등 예술 작가와 기계의 만남은 끊이지 않는다.

 동일화현상과 모방은 수입차 시장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들만의 수입차는 우리들의 수입차가 된 지 오래고, 그들이 타니 나도 타보려는 심리가 확산된다. 하지만 대중화로 넘어오며 한계도 나타나기 마련이다. '수입'의 특성 상 유지비용이 적지 않게 들어서다. 나아가 국산차의 이미지가 향상되니 둘 사이에 고민하는 사람도 많아진다. 수입과 국산을 가리지 않고 현장에서 치열한 마케팅 전쟁이 펼쳐지는 배경이다. 그리고 전쟁은 기계에서 감성, 그리고 예술로 진화되는 중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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