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가리온의 힙합 장인정신에 응답하라

입력 2014-01-13 16:39   수정 2014-01-13 16:34


[박윤진 기자] 마부작침(磨斧作針).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말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1998년 결성된 가리온은 힙합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에서 그것도 한국적인 힙합의 정서를 추구하며 신념을 지켜왔다. 그 실력을 인정받으면서도 대중성은 크게 얻지 못했다. 때문에 오랜 생활고를 겪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변함없이 고민하고 고집하며 한국 힙합의 무게중심을 잡아 왔다.

가리온 데뷔 16년 차, 그들이 힙합 신에서 최고가 아니었던 때는 없었다.

1세대 가리온의 마부작침(磨斧作針)

힙합 장르의 트렌드는 왜곡의 중심에 서 있다. 본질과 정신은 말살된 채 댄스그룹들 사이에서 장식처럼 전락해버린 것. 그래서 더더욱 한국적 힙합의 양식을 고수하는 가리온의 존재가 귀하지 아니할 수 없다.

2013년 11월, 15주년 기념으로 선보인 앨범 ‘그래서 함께 하는 이유’는 라이밍과 플로우, 진실된 소리 힘으로 무장했다. 누군가는 이런 음악들이 지루하거나 단조롭게 느껴진다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기 랩을 하고 온전히 우리말 랩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리스너에게 그냥 듣고 흘리기보다는 고뇌하고 성찰하게 만든다. 그 차이다.

가리온은 한국힙합의 역사를 아로 새기며 수많은 관객과 리스너들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낸다. 무게감과 의무감이 모여 어떤 부담감을 갖게 하진 않았을까 궁금했다.

MC 메타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위해 살 듯, 가리온은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기 위해 음악을 한 적이 없다. 우리가 뱉은 단어, 문장 하나가 스파크를 일으켜서 누군가에 동경을 갖게 하는 것을 책임과 의무로 연관지지는 않지만 문화 자체로 직시했을 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늘 신중을 기할 뿐이다”고 전했다.


변하지 않는 것

“누군가는 물어봐 힙합과의 교감 다들 변했다고 글쎄? 여전히 배고파 나만 그런 걸까 아니잖아 다들?” Instrumental ‘그래서 함께하는 이유 2013’ 中

변화와 혁신, 창조를 강조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그래서 “가리온도 변질되지 않았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져봤다. 돌아온 대답은 결국 가리온이 추구하는 원칙. 이 때문에 그들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

나찰은 “15년이 흘렀고 초심의 마음은 여전히 유효하다. 중간에 변할 수 있을 법도 했지만 그 타이밍에 가리온은 맞지 않다고 느꼈다. 이제 좌우는 없고 옳고 그름만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변할 수 없다”

이어 MC 메타는 “15주년이 지났고 이제 막 ‘옹알이’를 하는 정도라고 생각한다. 음악적 목표, 음악을 받아들이고 그렸던 그림에 대한 첫 단추를 꿰맨 느낌이다. 앞으로 이뤄야 할 부분은 의무나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이다. 어제보다 오늘 랩을 더 잘하고 점점 더 늘고 있다. 내일은 더 잘할 거다. 15주년의 의미는 이제 무언가를 이뤄냈으니 짐을 내려놓자고 후진양성을 해야한다가 아니라 15년의 노하우로 가속을 붙여야 함이다”

‘외길인생’, ‘고수한다’ 등 가리온을 수식하는 단어들에 대한 의견을 묻자 “좋은 말이지만 그 단어 자체가 가지는 사회적 선입견이 있다. 보편의 인식은 ‘고집쟁이’로 통하지 않나. 독자적인 길을 가는 사람들에 대한 진리가 폄하되는 경향이 있다. 한국힙합이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그것에 위배되지 않고 한 길을 꾸준하게 걸어온 ‘장인정신’의 가치이길 바란다”고 대답했다.

가리온, 어디서 어떻게 바라보다


12월14일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열린 15주년 콘서트 ‘뿌리 깊은 나무’는 큰 잔치였다. 이 무대에선 한상원 밴드와 Show me the money 2에서 두각을 나타낸 매드클라운이 무대에 함께 올라 힙합과 밴드의 조화를 이뤄냈다.

1월부터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남녀노소 누구나 랩을 할 수 있는 오픈 무대를 만들어 예정이다. 자기생각을 랩으로 뱉어 보면서 이 문화의 참 맛을 느끼게 하고 싶다는 것.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도 머릿속에 머물러 있으면 쓸모가 없다는 것이 그들의 판단이다.

“아티스트의 활동도 중요하지만 한국힙합의 방향성을 대중에게 좀 더 깊이 있게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들이 전하고 싶은 것은 힙합 그 자체다”

2014년 청마의 해다. 말에서 따온 이름인 가리온이 16년차를 맞아 특별하게 꿈꾸는 이상이 있을 터. “대중을 위한 음악이 아닌 가리온을 위한 음악을 하고자 한다. 인지하는 만큼의 표현과 움직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각하고 꿈꾸고 구축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앞으로도 오롯이 걸어갈 뿐이다”

기획 진행: 박윤진
포토: bnt포토그래퍼 장봉영
의상: 상의는 오피셜
스냅백: 오피셜, 플랫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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