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풀 옵션' 지고 '마이너스 옵션' 뜬다

입력 2014-01-22 22:40   수정 2014-01-22 22:35


 편의품목을 조정해 판매가격을 낮추는 이른바 '마이너스 옵션(de-option)' 추세가 수입차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산차의 옵션이 늘어나는 것과는 반대현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그 동안 수입차업체들은 프리미엄을 강조하기 위해 각종 편의품목을 최대한 많이 장착, 판매하는 '풀 옵션'에 주력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활용도와 선호도가 높은 일부 기능만을 채택한 경제형 트림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디옵션', '옵션 다이어트' 등으로 불리는 이 같은 상품 구성은 수입차 대중화와 무관하지 않다. 수요층이 과시형에서 실속형으로 옮겨 가는 데다 최근 국산차의 편의품목이 오히려 수입차를 압도하는 경우도 많아 고급형 트림의 이점이 많이 퇴색했다는 얘기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2,490만 원의 소형차 폴로를 출시했다. 그러나 120만 원 상당의 내비게이션은 선택품목으로 돌렸다. 미니는 쿠퍼 SE의 편의품목을 줄인 '오리지널'을 2,590만 원에 한정 출시해 대박을 쳤다. 한정판이란 수식어를 붙였지만 2,000대라는 적지 않은 물량을 들여왔고, 출시 직후 사전계약이 완료되며 마이너스 옵션 제품의 시장성을 확인했다. 






 이런 현상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렉서스는 지난해 주력세단 ES에 프리미엄 트림을 신설하면서 천연 가죽시트와 내비게이션을 배제했다. 대신 판매가격을 4,990만 원으로 낮춰 수요층을 넓혔다.






 이런 이유로 마이너스 옵션은 앞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자동차 구매요인 중 가장 강력한 매력으로 꼽히는 가격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구매장벽 낮추기를 통해 대중화를 견인해야 하는 수입차업계에선 중요한 전략인 셈이다. 이에 따라 시트로엥은 올해 여러 제품의 마이너스 옵션 차종을 추가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고급품목을 유지한 채 일시적인 가격할인을 하는 것보다 경제적 선택을 유도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구매의 중요 요인으로 꼽히는 경제성, 그 중에서도 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이너스 옵션은 중요한 전략"이라며 "과거에는 경쟁적으로 얼마나 많은 편의품목을 탑재했는지 알렸지만 지금은 얼마나 합리적인 상품 구성을 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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