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과 현대차가 상호 안방 공략이 치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양사는 독일과 한국 시장 내 점유율에선 차이가 있지만 점유율 상승폭이 비슷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4일 독일 자동차공업협회(VDA)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독일 승용 시장 내 현대차 판매량은 8만6,866대로, 승용 시장 점유율은 2.7%였다. 같은 기간 폭스바겐의 독일 내 판매량은 68만6,772대, 점유율은 21.6%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2년 현대차 판매량은 독일 내에서 10만875대로 상승해 3.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폭스바겐은 67만2,921대가 판매돼 21.8%였다. 현대차로선 독일 승용 시장 점유율을 0.5%P 늘리는데 성공했던 셈이다.
반면 한국은 폭스바겐의 선전이 돋보였다. 지난 2011년 폭스바겐은 국내에서 1만2,463대를 판매했다. 이듬해는 1만6,613대로 승용 시장 점유율이 1.3%에 오른 뒤 지난해는 2만4,226대를 팔아 점유율이 1.9%까지 치솟았다. 점유율 상승폭이 0.6%P에 이른 것. 이는 현대차가 독일 내에서 확대한 점유율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양사가 상호 안방 시장 입지를 넓히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것으로 해석된다.
주력 판매 차종도 비슷했다. 폭스바겐의 경우 골프가 한국 시장 내 위상을 견고히 하며 자리 잡았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골프만 5,852대로 폭스바겐 제품 중에선 가장 많다. 그러나 현대차의 독일 내 주력 차종도 지난해 3만500여대가 판매된 i30로 집계됐다. i30는 현대차가 유럽 내 골프 경쟁으로 내놓은 제품이다.
이처럼 양사가 상호 안방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이유는 그만큼 안방 사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FTA 체결 등으로 관세 장벽이 없어지면서 자유로운 가격 경쟁이 이뤄진다는 것. 이와 관련,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현대차 점유율을 가장 많이 위협하는 수입차가 폭스바겐"이라며 "반면 독일에서도 폭스바겐 아성을 가장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브랜드가 현대차"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양사 모두 안방은 조금 내어주되 경쟁사 안방에서 점유율을 더 늘리는데 치중한다"며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독일과 한국은 최근 2년간 전체 승용차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경우 지난 2012년 승용차 판매량은 308만대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고, 지난해는 295만대로 4.2% 줄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지난 2012년 연간 130만대에 달했던 승용 내수 시장은 지난해 128만대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양국의 승용 내수 시장이 감소했음에도 양사가 상호 안방 내 판매량과 점유율을 늘렸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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