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M 이민우, 서두르지 않는 어른의 매력

입력 2014-02-10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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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자연스러움에 묻어나는 멋이 가장 섹시한 것 같아요. 여유롭고, 보기에도 부담이 없죠. 이런 건 배우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며 자연히 만들어지는 거예요.”

구태여 보태지 않아도 좋다. 단단히 여몄던 것들을 하나씩 풀어내고 나니 본연의 이민우만 남았다. 가수 데뷔 16년간 그가 얻은 것은 비단 노하우뿐만이 아니었다. 보통의 20대 남성에겐 없는 진정한 어른의 매력이며, 흐트러진 모습 속에서 발견된 섹시함은 시간이 만들어준 선물과 같았다.

“예전 제 모습을 모니터하면 ‘저 땐 무슨 생각으로 저랬을까’ 싶기도 해요. 그땐 도전 정신이 가득했다면 이제는 그걸 지나쳐 즐길 줄 알아야 할 것 같아요. 그게 진정한 꾼 아닐까요? 이번엔 좀 즐겨야겠어요.”

최근 솔로 데뷔 10주년을 맞아 ‘엠텐’을 발표하고 bnt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이민우는 이전보다 더 여유롭고 느긋한 모습이었다. 서두르지 않으면서, 천천히 주위를 살필 줄 아는 모습은 그가 말한 진짜 ‘꾼’ 같았다.


◆ 빼기의 미학

솔로 데뷔 10주년. 무대가 더이상 낯설지 않다. 그의 말마따나 “벌써 그렇게 됐나?” 싶을 정도의 흐름이다. 이에 이민우는 “신화로서는 매년 시간이 간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M은 아니었다”며 마치 명절에 만난 조카를 보는 기분이라고 설명했다.

“‘벌써?’ 싶은 마음이었죠. 마치 어렸던 조카를 오랜만에 만나서 ‘니가 벌써 그렇게 컸다고?’라고 외치는 기분이었어요. 10주년엔 꼭 스페셜 앨범을 내야지 싶었는데 신화 활동 2년을 올인 하다 보니까 갑자기 찾아온 듯한 느낌이 들긴 하네요.”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가 컴백을 결정한 2월은 속된 말로 ‘박 터지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시기다. 하지만 신경을 곤두세우기보다 “덜 심심할 것 같다”며 웃어버리는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여유만만.

“솔직히 부담은 없어요. 승부를 걸고 나온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스페셜 앨범이니까요. 그냥 이때 타이밍이 맞겠다 싶어서 나온 거라서.(웃음) 즐거운 마음으로 무대에서 즐기고 내려간다는 마음으로 나왔기 때문에 괜찮아요. 이제는 가요계 판도도 많이 바뀌었고 아이돌 시장도 커졌기 때문에. 뭐 그런 걸 다 떠나서 ‘나 이민우야’라는 마인드가 더 크달까.”

어떤 이가 저런 말을 꺼내며 여유 만만하게 웃을 수 있을까. 그의 자신감은 정직하다 싶을 만큼 직선적이다. “이런 게 자신감이다. 어느 정도 노련미가 생기다 보니 부담감은 없다”면서도 “그 자신감이 진짜 내 것으로 만들도록” 연습실에서 밤새 연습하는 모습은 그의 자신감을 허세로 치부할 수 없도록 만드는 부분이다.

“가장 좋아하는 곡은 ‘택시’죠. 2009년부터 좋아했던 노래니까. 그리고 ‘love supreme’이 좋아요. 사실 신화 곡으로 들어온 노래였어요. 알앤비 타이틀까지 생각했던 노래였는데 멤버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웃음)”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어디 있으랴. 당당히 좋아하는 곡을 밝혔다가도 누가 들을까 “‘Kiss it away’도 좋아요”라고 대답하는 모습은 여러 아이를 둔 아버지 같기도 했다. “멜로디를 듣고 반했다”는 ‘love supreme’을 질리도록 듣고, 신화가 불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드러냈지만 역시나 그는 “제가 부르니까 더 좋은 거 있죠”라며 자신만만하게 웃어버렸다.


◆ 첫사랑의 힘

누군가 우스갯소리로 신화와 팬클럽 신화창조는 같이 늙어가는 처지라고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민우에게 신화창조는 주황 ‘공주’인가 보다.

“1, 2년 본 사이도 아니고 10년이 넘었잖아요. 이젠 저 혼자 활동하는 게 아니라 팬들과 함께 활동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전 제2의 멤버가 팬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16년 차 가수와 팬의 사이. 어느 정도의 신뢰감인지 가늠할 수도 없다. 꼬박꼬박 ‘주황공주’들을 챙기면서 팬클럽 공식 컬러인 주황색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모습은 그야말로 아이돌. 여전한 그들의 ‘오빠’구나 싶다.

“1위 욕심은 없는데…. 팬들이 1위 공약 때문에 노력하는 걸 보니까.(웃음) 1위 만들어주겠다는 말을 들었을 땐 정말 고맙고 뿌듯하죠. 말이라도 고마운데. 제가 요즘 사전녹화를 일찍 하는 편인데 팬들이 응원 오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 싶어요. 여자 몸으로 추위를 견딘다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정말 불사신이 아닌가 싶어요.”

매년 앨범이 나올 때마다 끊이지 않는 것은 ‘결혼’에 대한 얘기다. 대중들은 마치 명절에 만난 가족을 대하듯 그들에게 “언제 결혼할 것”이냐고 묻는다. 지겨울 법도 한데 그는 “지금 신화 평균 연령이 삼십 대 중반이에요”라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우리끼리도 ‘누가 먼저 결혼할까’하면서 궁금해 하지만 누가 먼저라고 자신 있게 말을 못해요. 자신도 없고, 상대도 없고, 결혼하고 싶어 하는 친구도 없는 거죠. 그래서 팬들은 안심해도 될 것 같아요. 그런데 내가 이렇게 말했는데 누가 튀어나오면 어쩌지. 그럼 그 애는 내가 죽여 버리도록 할게요.(웃음)”

오랜 가족 같다. 신화 멤버 여섯 명은 물론이고 그의 팬클럽 신화창조까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처럼 보였다. 그는 “팬들도 오빠들 결혼을 장려하지 않을까요?”라는 질문에 “아닐 걸요”라며 얄궂게 웃었다.

“다들 올해만 참으라고 말해요. ‘오빠 올해만 참으세요’라는데 문제는 그게 매년 반복된다는 거죠. 전 어머니, 아버지에게 결혼을 허락받는 것처럼 팬들한테도 결혼 허락을 받는 게 맞는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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