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디자인을 입다

입력 2014-02-28 15:18  


[최원희 기자] 유니폼을 디자인할 때에는 단순히 패션을 디자인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국가적 색깔, 이미지, 협회가 정한 규정, 기능성, 활동성 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끝도 없이 많기 때문.

특히 올림픽과 같은 국가 경기의 유니폼은 나라를 대표하는 패션이기 때문에 경기의 막이 올라가기도 전에 디자인에 대한 논쟁이 시작된다. 뿐만 아니라 국가 경기의 유니폼은 규정과 제약이 엄격해 디자이너의 센스가 여실히 드러나 패션 위크의 연장선이라고도 평가된다.

스포츠 경기의 시즌이 돌아올 때면 여러 디자이너들과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디자인을 맡으려는 것을 볼 수 있다. 베스트 유니폼으로 선정 되면 범국가적인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기 때문.

그렇다면 막을 내린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2014 소치 올림픽의 유니폼 디자인에는 어떤 것들 것 있을까.

■ 2012 런던 올림픽, 한국 유니폼 역사의 시작?


한국의 올림픽 유니폼 역사는 2012 런던올림픽 때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48년 런던 올림픽 이후로 꾸준히 올림픽에 참여는 했지만 2010년 밴쿠버 올림픽만큼 다양한 종목으로 시상대에 오른 적이 없어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이며 무려 14차례나 시상대에 올랐다. 하지만 후원사의 로고보다도 작은 ‘KOREA’ 글자에 ‘선수단 기량에 못 미친 올림픽 유니폼 디자인’이라는 평을 들어야만 했다.

그래서 였을까.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분발한 한국 유니폼의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니폼이 미국 타임지에서 베스트 유니폼으로 선정될 정도의 수준까지 올라갔으니 말이다.

휠라와 빈폴이 디자인을 맡은 2012년 유니폼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모토로디자인되었다. 프레피룩을 연상시키면서도 한국적인 느낌을 잘 살려낸 당시의 유니폼은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 다시 보아도 세련된 느낌을 자아낸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한국은 베스트 유니폼에는 뽑히지 못했지만 태극 문양의 색상과 전통 기와 문양을 모티브로 한 완벽한 기능성의 유니폼을 선보였다.

■ 디자이너가 말하는 국가대표 유니폼


여러 디자이너들을 포함해 일반인까지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아웃도어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로 살펴보자면 아르마니는 이태리 농구팀을 소유하고 했고 라거펠트는 파리 저택을 대형 체육관으로 변화시킬 때도 있을 만큼 스포츠에 대한 강한 열정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인지 국가 경기가 열릴 때마다 디자이너들의 유니폼 디자인 참여도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

아르마니는 심플한 느낌의 이탈리아 유니폼을 선보였고 랄프 로렌은 성조기를 연상시키는 미국의 유니폼을 디자인해냈다.

앞서 랄프 로렌은 2012년 런던올림픽 때에도 유니폼 디자인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데 이 때 제작한 유니폼이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으로 알려져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2014 소치올림픽의 유니폼 디자인에서는 명예회복을 위한 남다른 노력을 해야만 했다.

미국의 성조기를 연상시키는 화이트, 레드, 네이비 컬러와 별이 수놓아진 유니폼의 디자인으로 각 분야 선수들의 재능이 모여 하나의 팀을 형상화하는 모습을 담아낸 것. 또한 이 유니폼은 324벌만 따로 제작하여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것과 같은 마케팅을 펼쳤는데 이는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모두 품절되는 위엄을 과시했다는 후문이다.

■ 브랜드가 말하는 국가대표 국가대표 유니폼


앞서 말했듯 스포츠 경기 시즌 국가대표들의 유니폼 디자인을 맡으려는 브랜드의 경쟁은 치열하다. 그 영광은 프랑스의 디자인은 라코스테에게, 한국의 디자인은 휠라에게, 영국의 디자인은 아디다스에게, 스웨덴의 H&M과 같은 브랜드들에게 돌아갔다.

라코스테는 프랑스의 유니폼을 그레이 톤의 포멀한 패딩 점퍼와 재킷으로 풀어내며 기성복으로 입어도 손색이 없는 디자인을 내놓았다. 반면 스웨덴 국가대표의 디자인을 맡은 H&M은 기능성을 중심으로 한 실용적인 아이템들을 선보였다.

소치 올림픽에서 주목을 받은 유니폼 중 하나로는 보그너와 아디다스의 협업으로 디자인 된 독일의 유니폼이 있는데 이는 하얀 눈이나 빙상 위에서 펼쳐지는 동계올림픽인 것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추측된다.

2014년엔 다양한 스포츠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2월에 막을 내린 소치 올림픽, 브라질 월드컵 그리고 인천 아시안 게임 등이 그 예다. 앞으로의 경기들에는 어떤 유니폼들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지 기대해본다.
(사진출처: 유튜브 영상 캡처, EBS 지식채널e ‘태극기’ 편 및 역사채널e ‘그들만의 영웅’ 방송 캡처,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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