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시스루] ‘마녀사냥’ 야심한 시각 야한 남자들의 응큼한 이야기, 왜 사랑받을까?

입력 2014-12-04 14:30   수정 2014-12-06 09:10


[최미선 기자] 최근 시청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요물 같은 신흥 예능 강자가 나타났으니, 그 이름하야 JTBC ‘마녀사냥’이다.

말 그대로 세상의 마녀들을 사냥하겠다며 호기롭게 나타난 그들은 19금 발언까지 서슴지 않으며 대놓고 솔직한 토크를 나눈다. ‘남자들의 여자이야기’라는 타이틀이 섭섭지 않게 마녀에게 꼬인 남성들의 고민을 벅벅 긁어주고, 심지어 요즘은 ‘마녀가 되지 못한 여자’들까지 두루두루 돌봐준다.

최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꾸준한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과 더불어, 지난 1월에는 ‘네이버N스토어’에서 공개한 다운로드 부문 ‘방송 TOP100’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또한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교수의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3’에서는 그들이 매 방송 버튼을 누르며 외쳐대던 ‘그린라이트’를 2013년의 대표 신조어로 꼽기도 했다.

방송 이후에는 연일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내리는가 하면, 한 취업포털사이트가 여성 직장인 158명을 대상으로 한 ‘요즘 TV예능 매력남’ 설문조사에서 MC 허지웅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당초 15금으로 시작했지만 19금이 돼야만 했던 발칙한 남자들의 응큼한 토크쇼 ‘마녀사냥’. 도대체 어떻게 시청자들의 눈과 귀와 마음을 홀라당 사로잡은 걸까?

◆ 형, 오빠가 들려주는 낯 뜨겁지 않은 뜨거운 이야기

‘마녀사냥’은 ‘色드립 최강자’ 신동엽 ‘욕정 발라더’ 성시경 ‘무성욕자’ 허지웅 ‘외국인’ 샘 해밍턴 네 남자가 시청자들의 사연을 읽고 자유로운 19금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들은 술자리에서 친한 형, 오빠와 마치 바로 옆에서 이야기하듯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로 토크를 이어간다. 이러니 자칫 불쾌하거나 낯 뜨거울 수 있는 이야기도 전혀 거부감이 없고 재미가 있다. 네 사람은 각자의 경험에서 비롯된 이야기도 속 시원히 터놓는다. 의식하지 않고 솔직하고 대담한 이야기를 나누니 말하는 이들도 보는 이들도 즐겁다.

지난해 8월 진행된 ‘마녀사냥’ 제작발표회에서 성시경은 “얘기를 하면서 야할 수 있는 의견을 내놓을 수 있고 야한 간접경험을 털어놓을 수 있지만 그 정도 선이지 대놓고 주제를 ‘성감대’로 설정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마녀사냥’은 남자들의 수다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수위가 다소 세긴 하지만 바람은 오랫동안 시청자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 되는 것이다. 신동엽만 보고 19금 프로그램으로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며 선정적이기만 한 프로그램이 아닌 대중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그의 바람대로 ‘마녀사냥’은 적절한 수위 조절로 시청자들과 충분한 교감을 나누고 있다.


◆ 찰떡같은 호흡, 담백한 19금 토크

신동엽은 ‘마녀사냥’ 제작발표회장에서 “세 사람에게 발언의 수위를 방송에 맞게 조절하라고 말한다. 그만큼 이들의 발언이 버거울 때가 있다”고 말한데 이어 “내게 19금 이미지가 있지만 사실 나는 이들의 거침없는 발언을 자제시키고 있고 재미를 위해 한 두 마디 거드는 편이다”라며 자신이 수위 조절자로서의 자리를 지키고 있음을 언급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신동엽은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19금을 15금으로, 방송 불가는 방송가로 맛있게 잘 구워삶는다. 한편 엘리트 발라더 성시경은 부드럽게 여심 남심을 긁어내는 속 시원한 색드립들을 날려주고, 뇌가 섹시한 허지웅은 과감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여기에 대세 호주형 샘 해밍턴은 자칫 질펀한 음담패설이 될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외국관련 사례와 연관 지어 좀 더 넓은 시각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개방적이면서도 보수적인 그만의 연애 철학으로 색다른 이야기들을 내놓기도 한다.

이같이 서로를 적당히 보완해 나가는 찰떡 호흡은 자칫 뻔하고 불쾌해질 수 있는 19금 방송들과 차별화를 둘 수 있게 만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더불어 ‘마녀사냥’에는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비호감이 없다는 점이 큰 메리트다. 19금 ‘色드립’은 자칫 위험해질 수도 있는 코드지만 호감형 패널들이 모여 화기애애 즐겁게 주고받는 대화는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만들 뿐이다.

◆ 가슴이 뻥 뚫리는 사랑의 묘안 제시

네 명의 패널들은 모두 다른 입장에 있다. 유부남 신동엽, 미혼남 성시경, 돌싱남 허지웅, 신혼 샘 해밍턴. 때문에 이들은 하나의 사연을 가지고도 다양한 시각으로 조언해줄 수가 있다.

‘마녀사냥’의 주된 시청자들 연령대가 20대인 점을 감안했을 때 나이 많고 경험 많은 형, 오빠들의 깨알 같은 조언들은 그야말로 ‘소화제’다. 갑갑하게 속을 꽉 채우고 있던 근심 걱정이 내려가기 시작하고 숨이 조금 트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라디오가 진행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마녀사냥은 시청자들의 사연을 통으로 가져와 듣고 이야기 나눈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소개된 고민과 나를 동일시하고 속 시원한 해결 토크에 마음속에 내재돼있던 불안, 걱정이 해소됨을 느끼게 된다.

또한 2부에서는 ‘그린라이트를 꺼줘’라는 코너를 진행한다. 1부에서 남성들의 이야기만을 들었다면 2부에서는 여성 패널들이 등장해 남녀 모두의 마음을 대변하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 더 많은 공감을 이끈다. 내 주변 친구가 겪었던 문제 같은 시청자들의 문제들은 방송이 끝난 후에도 지인들과 만나 가볍게 나눌 수 있는 소재가 돼주기도 한다.

이처럼 ‘마녀사냥’은 시청자들이 마치 내 주변 어느 누군가가 혹은 내가 과거에 겪었던 것처럼 공감할 수 있는 문제들을 제시한다. 뿐만 아니라 그것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 나눈다는 점에서 ‘패널들만 즐거운 방송’이 아닌 ‘보는 사람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방송’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랑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늘 궁금해 하고 답을 필요로 한다. 궁금한 그 남자, 그 여자의 마음에 ‘마녀사냥’은 유쾌 상쾌 통쾌한 ‘그린라이트’를 키고 꺼준다. 10년이 지나도 100년이 지나도 사람들은 한결같이 사랑 앞에 고민한다. 특히 20-30대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도 단연 사랑이다.
 
내가 될 수도 있는 누군가의 고민들을 즐겁고 담백하게 풀어내는 19금 연애 상담소 ‘마녀사냥’이 많은 이들을 열광케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한다. 겉돌지 않는 돌직구로 통쾌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마녀사냥’ 그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사진출처: JTBC ‘마녀사냥’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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