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소리 없이 강한, 기아차 쏘울EV

입력 2014-03-1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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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자동차가 1회 충전으로 148㎞를 주행하는 쏘울 전기차를 공개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신기술을 대거 탑재, 국내 시판되는 전기차 항속거리가 가장 긴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도 기아차는 전기차 관련 기술이 국산 부품 업체와 협력, 완성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중이다. 이를 통해 쏘울 가솔린 차종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는 설명이다. 기아차가 내놓은 쏘울 EV를 경기도 남양 현대기아차연구소에서 시승했다.






 ▲디자인
 기존 쏘울에 전기차 특유 디자인을 더했다. 전면 그릴은 충전 포트를 내장하고 차체와 동일한 색상으로 마감했다. 라디에이터가 없어 그릴 자체는 폐쇄형으로 바꿨다. 냉각이 필요 없어서다. 또한 휠 디자인은 공기 역학적으로 개선했다. 외장색은 전기차 전용 색상에 루프와 차체색이 다른 투톤으로 꾸몄다. 

 실내는 전반적으로 밝고 화사하다. 센터페시어와 실내 곳곳에 흰색 광택 소재를 사용했다. 대시보드에는 충전 시 불이 들어오는 등을 설치했다. 계기판과 8인치 터치스크린은 전기차 주행정보를 담았다. 기어 레버에는 'B(Brake) 모드'가 추가됐다. 회생제동시스템을 통해 효율을 높인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성능
 이번 시승은 연구소 내에 위치한 주행 시험장에서 진행됐다. 약 5분 간 짧은 시승인 만큼 기존 가솔린 차종과 차이점에 주목했다. 전기차 전용 시스템들도 사용해봤다. 

 전기차의 가장 큰 특징은 정숙성이다. 운전자와 탑승객은 물론 외부 보행자들도 전기차 소음을 전혀 감지할 수 없다. 내연기관과 달리 엔진이 존재하지 않아서다. 때문에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보행자가 자동차 움직임을 인식,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페달을 밟으면 힘차게 튀어 나가는 느낌은 없다. 부드럽게 가속을 시작해서 시속 100㎞까지 11.2초면 도달한다. 모터 소리와 노면 주행 소음만 들어올 뿐 이외는 조용하다. 모터 최고 출력은 81.4㎾, 최대 토크는 286Nm이다. 내연기관 기준으로 환산하면 최고 111마력, 최대 29㎏·m의 수준이다. 특히 최대 토크는 가솔린 차종(16.4㎏·m)보다도 뛰어나다. 






 전기차의 항속거리는 내연기관차의 효율과도 같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1회 충전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주행 거리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쏘울 전기차는 급속 충전의 경우 24~33분, 완속은 4시간20분에 충전이 가능하며, 1회 충전으로는 148㎞를 갈 수 있다. 물론 이 또한 운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급가속, 고속 등을 활용하면 전력 소모가 그만큼 많을 수밖에 없어서다.  

 이에 신형은 효율성 확보를 위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였다. 운전석만 부분 냉난방이 가능한 '개별 공조'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기존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에 일괄적으로 가동돼 낭비되던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또한 새로 추가된 B(Brake) 모드는 제동 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킨다. 시프트레버를 'D(Drive)'에서 'B(Brake)'로 변환하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부터 회생제동시스템이 작동, 미세하게 덜컥하는 느낌이 든다.
 
 쏘울 전기차는 배터리를 차체 하단에 설치하고 언더커버로 마감했다. 때문에 기존과 동일한 실내 공간을 실현하고 무게 중심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이는 주행 시에도 확실히 표시가 난다. 가솔린 차종에 비해 차체가 안정적이며, 코너링에서도 전혀 가벼움이 없다. 승차감도 훨씬 부드럽고 쾌적하다는 평가다.       






 ▲총평
 짧은 시승이었지만 전기차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조용한 실내와 부드러운 승차감은 가솔린 차종 이상이다. 여기에 각종 보조금을 지원받아 2,000만원 전후의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으니 금상첨화다. 핵심부품 보증 기간도 '10년 이내 16만㎞'로 맞췄다. 소비자들의 불안을 감안한 판단이다.  

 하지만 역시 소비자가 구매를 머뭇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충전 시설이다. 현재 전국에 1,900여개의 완·급속 충전기가 설치돼 있고, 올해 2,000여개를 넘어설 예정이지만 '혹시나'하는 노파심을 버리지 못하는 것. 그래서인지 일부 회사는 전기차를 사면 충전기를 직접 설치해 주기도 한다. 정부의 충전기 보급에 기대지 않고, 직접 확대에 나선다는 얘기다. 이런 측면에서 기아차도 쏘울 EV 구입자에게 급속 충전기 제공을 고려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 전기차는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판매를 위해선 잘 사용하도록 돕는 것도 방법이기 때문이다.

화성=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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