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카셰어링, 세금 논리에 휘둘려선 안돼

입력 2014-03-25 23:30   수정 2014-03-25 23:29


<P class=바탕글> 인터넷과 모바일 등을 통해 소비재를 공유하는 협력 소비, 즉 '공유경제'는 어느덧 사람들의 일상에 뿌리 내리는 중이다. 자동차 분야에선 이를 '카셰어링'이라고 부른다.  

 '카셰어링'은 최소 6시간에서 하루 단위로 정해진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렌터카와 달리 30분 단위로 원하는 만큼 사용이 가능한 자동차대여 서비스다. 운영회사는 회원 관리, 유지 보수, 보험을 담당하며, 회원은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어 소유에 따른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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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내비건트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카셰어링 이용자 수와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 230만 명, 10억 달러에서 2020년 1,200만 명, 62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실제 북미와 서유럽, 일본 등은 카셰어링 시장이 급격하게 확대 중이며, 특히 유럽은 재정위기 이후 실용적 소비패턴이 맞물리면서 대중화 길을 걷고 있다는 게 내비건트리리서치의 설명이다. 

 이 같은 변화는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KT렌탈이 운영하는 '그린카'를 시작으로, 서비스 지역을 점차 확대 중인 '쏘카', 전기차가 중심이 된 '시티카' 등이 활발히 사업을 전개 중이다. 또한 주요 완성차기업 역시 새로운 소비자 접근 방식으로 카셰어링에 진출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중이다. 자동차의 사용 행태가 '소유'에서 '이용'으로 변화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보완해야 할 점은 여전히 많다. 그 중에서도 차고지 부족은 선결 과제다. 현행 제도는 대여지와 반납지가 같아 짧은 거리를 단 시간에 이용하는 사람이 불편하다. 특히 최근에 주목받는 전기차의 경우 카셰어링에 특화됐음에도 충전 인프라가 확보되지 않아 활성화에 큰 제약이 따른다. 언제 어디서든 대여와 반납이 가능한 '공유' 개념이 아직 확장되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최근 기업이 자구책을 내놓은 경우도 있다. 지난달 쏘카가 실시한 '편도데이'가 대표적이다. 반납지를 임의로 설정 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일종의 시험 운영이지만 반응에 따라 해당 서비스를 상설화 한다는 게 쏘카 계획이다. 

 그럼에도 카셰어링이 뿌리내려야 한다는 당위성은 확실하다. 카셰어링으로 자동차 운행 총량이 줄어들면 그만큼 탄소 배출도 줄어들어서다. 실제 독일의 경우 카셰어링 가입자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54% 감소했으며, 대중교통 이용률은 82.5% 증가했다고 한다.  






 카셰어링이 활성화되면 사회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특히 대도시에서 카셰어링 서비스가 정착될 경우 교통량이 줄어 체증과 사고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렇게 절감된 비용은 복지에 활용될 수도 있다. 

<P class=바탕글> 그러나 현실은 암담하다. 정부 세수 논리와 상충한다는 이유로 카셰어링이 등한시되고 있어서다. 자동차 구매가 줄면 취득에 따른 각종 세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의 경우 자동차 관련 세금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막강한 세원인 자동차 취득세 등은 지자체 간 갈등 요소일 만큼 민감한 사안이다. 더불어 운행 과정에서 소비자가 부담하는 유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도 마찬가지다. 카셰어링이 궁극적으로 개인 소유 자동차 저감을 부른다면 정부로선 자동차 관련 세금을 눈 뜨고 놓치는 격이다. 카셰어링 초기 앞다퉈 도입을 외쳤던 자치단체들이 근래 카셰어링을 은근 외면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카셰어링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는 결코 적지 않다.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카셰어링 1대를 이용하면 개인이 운행하는 승용차는 125대를 줄일 수 있다. 만약 125명이 10대의 카셰어링을 이용하면 115대 분의 주차 공간도 필요 없게 된다. 이렇게 남는 공간은 다른 용도로 얼마든지 사용할 수고, 정체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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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말이 있다. 당장 눈앞에 일어나는 차별은 알아도 결과가 같다는 점은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현재 카셰어링을 둘러싼 각계의 시각이 그렇다. 세금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자동차로 인한 사회비용을 아끼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면 안타까움마저 생긴다. 경제 논리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카셰어링 정착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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