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시스루] 허지웅-성시경-유희열, 우리를 들었다 놨다 하는 ‘혀’들

입력 2014-03-28 07:05  


[김예나 기자] 예능계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코믹한 개그감이 아니더라도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정보를 아우를 수 있는 교양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입담이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 ‘먹히는’ 코드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출연자들의 스타일 역시 변하고 있다. 과거 몸으로 웃기던 전문 개그맨들이 아닌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그 자리를 메꾸고 있는 추세다.

그 트렌드에 따라 요즘 ‘핫’한 예능 방송인으로는 대표적으로 영화평론가 허지웅, 가수 성시경, 유희열을 꼽아볼 수 있다. 과연 이들의 어떤 점이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을까?

JTBC ‘마녀사냥’ ‘썰전’ 등을 통해 ‘대세남’이라 불리는 허지웅, JTBC ‘마녀사냥’ 고급스러운 입담으로 여심을 사로잡는 성시경 그리고 tvN ‘SNL 코리아5’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감성을 자극하는 드립이 살아있는 유희열. 이들의 공통점은 말을 ‘잘’ 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허지웅, 성시경, 유희열이 대세로 떠오른 것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예능 코드가 ‘섹시함’이기 때문. 특히 허지웅은 ‘뇌가 섹시하다’는 이색 수식어를 가지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한 취업포털사이트에서 여성 직장인 1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요즘 예능프로그램에서 자꾸 눈길이 가는 매력남은?”라는 설문조사에서 허지웅이 43%의 막강한 지지율을 얻으며 매력남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허지웅이 1위로 선정된 이유로 ‘섹시하다’는 이유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섹시한 남성의 아이콘으로 근육질 몸매, 구릿빛 피부 등 외적인 요소를 주로 꼽았다면, 요즘 섹시 코드는 남성의 뚜렷한 가치관,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입담임을 짐작할 수 있다.


성시경 역시 오랜 시간 MBC FM4U ‘음악도시 성시경입니다’ DJ를 맡으며 부드러운 진행으로 여성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MC로 활약하고 있는 ‘마녀사냥’에서 성시경은 자칫 선정적인 주제로 수위가 올라갈 법한 이야기도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설득력을 갖게 만들어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있다. 

앞서 ‘마녀사냥’ 제작진 측은 모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성시경은 젠틀하고 섬세하게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성적인 코드까지도 여성들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폭력적이지 않다. 어휘 역시 맥락을 잘 골라서 다양하게 쓴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함께 ‘마녀사냥’에 출연하는 방송인 신동엽은 최근 ‘음악도시 성시경입니다’에 출연해 “처음 ‘마녀사냥’ 출연 제안이 왔을 때 성시경이 안하면 나도 안 한다고 했다. ‘마녀사냥’에서 성시경 같은 고급스러운 쓰레기 캐릭터가 꼭 필요했다”고 밝히며 성시경의 절대적인 존재감을 입증해 주기도 했다.

거기에 명문대 출신이라는 학력, 교회 오빠 같은 선한 인상 등이 그의 엄친아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켜 시청자들의 높은 지지를 얻게 만드는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 

칼럼니스트 곽정은은 ‘마녀사냥’ 출연 당시 “최근 일본 여성들이 선호하는 남자의 조건은 3C다. 말 잘 통하고(커뮤니케이티브), 집안 일 잘 도와주고(코오퍼레이티브), 편안한 매력이 있는 남자(컴퍼터블)다. 성시경이 딱 그렇다”고 발언해 시선을 집중시킨 바 있다.


유희열 역시 ‘유희열의 음악도시’ ‘올댓뮤직’ ‘라디오 천국’ 등 라디오 DJ로 오랜 시간 진행 했다. 뿐만 아니라 2009년부터는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진행을 맡아 특유의 유쾌함과 전문성으로 음악방송을 예능 못지않은 유머러스한 방송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그의 가장 큰 특징은 일명 ‘드립’을 적재적시에 잘 친다는 점이다. 드립이란 애드리브에서 유래된 우리나라 인터넷 은어로 ‘즉흥적인 발언’을 일컫는다. 특히 그의 드립은 어떠한 자극적인 내용이라 하더라도 거부감이 들지 않게 만드는 매력을 갖고 있어 더욱 재미를 느끼게 만들고 있다.

또한 ‘매의 눈’ ‘감성 변태’ 등의 수식어를 갖고 있는 유희열은 끈적거리는 말투와 눈빛으로 일명 변태 개그를 선보이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대중들은 이마저도 유희열 특유의 인간적이고 지적인 모습에 자연스럽게 거부감 없이 유머로 인식함을 엿볼 수 있다. 

유희열 소속사인 안테나 측 대표는 bnt뉴스와의 통화에서 “유희열은 예나 지금이나 타고난 말솜씨를 가지고 있다. 알고지낸 20여 년간 항상 변함없이 일관되게 따뜻한 정서를 지녔다. 그런 점이 대중들에게 거부감 없이 부드럽게 다가갈 수 있는 점인 것 같다”고 전하며 그의 감성적인 면을 설명해주기도 했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추기 위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이에 허지웅, 성시경, 유희열과 같이 비개그맨 출신 예능 출연자들은 다양한 분야의 해박한 지식과 강력한 말발로 무장하고 있다. 더불어 대중의 공감을 살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인간적인 감성 코드 역시 기본적으로 장착돼있음을 엿볼 수 있다.

단지 웃기기 위해 혹은 돋보이기 위해 화려함으로 휘감은 스타가 되기보다는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예능 출연자들이 많이 나타나 더욱 부각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사진출처: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JTBC ‘마녀사냥’ ‘썰전’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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