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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지난 3월 출시한 말리부 디젤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2,000대 이상 계약이 밀려있어 인도에만 수개월 걸린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말리부 디젤은 2006년 현대차 NF 쏘나타 이후 8년 만에 등장한 국산 중형 디젤 세단이다. 그동안 수입 디젤 세단이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고, 소비자 눈높이도 올라갔다. 이에 따라 쉐보레는 검증받은 독일산 파워트레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독일 오펠에서 생산되는 4기통 2.0ℓ 터보 디젤 엔진과 토요타그룹 계열사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앞세운 것. 기존 가솔린 트림에서 인정받은 핸들링 성능과 안전성에 디젤 엔진의 연료효율도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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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달 초 한국지엠이 발표한 말리부 디젤의 성적은 216대에 그쳤다. 뜨거운 반응에 비하면 소박한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신차효과가 3개월 정도임을 생각할 때 초기 물량의 부족은 아쉬움으로 남기도 한다.
이처럼 생산량 부족은 완제품으로 수입되는 파워트레인의 수급 때문이라는 게 쉐보레의 설명이다. 한 달 이상 해외에서 배로 선적돼 들어오는 엔진과 변속기는 국내 수요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생산 라인을 대폭 증설하는 것도 녹록치 않다. 말리부 디젤의 인기몰이는 성공했지만 한국지엠이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회사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 및 판매가 궤도에 오르는 만큼 출고 적체는 해소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대기수요가 유지될 경우 월 400~500대 판매는 충분하다는 계산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디젤 출시 이후 가솔린 판매가 증가한 점도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월 한 달간 국내 소비자에게 인도된 말리부는 1,378대로 전년 동기 대비 64.8% 신장했다. 늘어난 542대 중 디젤이 216대, 가솔린이 326대로 오히려 기존 차종의 성장세가 더 컸다. 시장 잠식이 아닌 '윈-윈 효과'를 거둔 셈이다. 같은 기간 쏘나타와 K5, SM5 등 경쟁차 판매가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지엠은 말리부 디젤의 올해 판매목표를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10일 미디어 시승행사에 참석한 마크 코모 부사장도 구체적인 목표를 묻는 질문에 '공개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독주하는 것보다 말리부 브랜드 자체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첨병 역할을 기대하고 있어서다. 그런 면에서 현재까지 브랜드 견인 역할은 성공한 듯 하다. 말리부 디젤로 촉발된 본격적인 국산 중형 디젤 시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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