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패션] 퍼플, ‘우아함’의 이면을 물들이는 고독한 컬러

입력 2014-04-23 10:36  


[이미주 기자] 파란색과 빨간색이 혼합된 색채인 보라색은 우아함, 풍부함, 화려함 등 다양한 이미지를 가진다.

때문에 예로부터 왕실의 색으로 사용되었으며 품위와 고귀함, 권력을 상징해 개성 강한 컬러임에도 불구하고 가볍거나 장난스럽지 않다. 독특한 점은 럭셔리 컬러의 상징인 동시에 우울, 죽음, 외로움의 이미지도 동시에 지닌다는 것.

톤에 따라 다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 역시 퍼플 컬러의 매력이다. 연한 보라색은 페미닌한 청순함과 우아함을, 붉은기가 가미된 짙은 보라색은 화려함을 나타낸다.

뚜렷한 컬러의 특징으로 인해 색상으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시키는 ‘컬러 마케팅’에 종종 이용되는 보라색은 보통 고급화 전략으로 제품에 입혀진다. 가볍고 라이트한 톤의 보라색이 아닌 어둡고 짙은 비비드 퍼플 컬러를 이용해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모던한 고급스러움’을 시각적 메시지로 전달한다.


패션계에서 퍼플 컬러는 전체적인 룩에 개성을 더하는 포인트 컬러로 이용된다. 티셔츠와 팬츠로 완성한 베이직한 캐주얼룩에 매치한 퍼플 컬러의 백, 클러치, 슈즈는 단조로울 수 있는 데일리룩에 유니크한 매력을 더하는 마법 같은 아이템이다.

최근에는 네일, 립에 이어 투톤 헤어 컬러에까지 퍼플 컬러가 사용되며 다방면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퍼플 컬러만이 가지는 오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패션피플을 매료시키고 있는 것.

하지만 일상적인 스타일링에서 퍼플 컬러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 할 경우 사치, 허영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으므로 과하지 않게 매치하거나 다른 컬러와 조화를 이뤄 연출하는 것이 좋다.

■ 디자이너 컬렉션에 이용된 퍼플 컬러


2013-14 F/W 스텔라 매카트니의 쇼는 남성복에서 영감을 받아 여타 컬렉션과 차별화된 세련미를 연출했다. 유니크한 실루엣으로 아방가르드 무드를 표현한 튜브 톱 드레스는 퍼플 컬러를 사용해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알렉산더 왕의 2012 S/S 컬렉션은 페미닌 무드와 스포티즘이 조화롭게 만나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메시 소재를 믹스매치한 톱은 퍼플에 더해진 화이트 컬러와 플라워 프린트가 캐주얼함과 페미닌 무드의 완벽한 조화를 연출한다.

요지 야마모토의 2012 S/S 컬렉션은 퍼플 컬러의 긴 드레스 자락을 이끌고 등장한 모델로 시작을 알렸다. 그간 블랙 컬러에 집중했던 그이기에 장엄한 분위기의 퍼플 드레스는 모두를 놀라게 한 룩이었다. 일반적인 규칙을 거부하는 해체주의 패션의 대가인 요지 야마모토만의 독보적인 디자인과 퍼플 컬러가 만나 독특한 신선함을 더했다.

버버리 프로섬의 2013 S/S 여성 컬렉션은 쇼킹한 애시드 컬러로 격렬하게 요동쳤다. 비비드한 캔디 컬러들은 메탈릭 레더, 플라스틱, 레이스 등의 소재에 적용돼 클래식하고 페미닌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현대적 룩을 완성해냈다.

■ 퍼플 컬러 스타일링을 연출한 스타들


레드카펫 및 공식석상에서 ‘올 퍼플룩’을 연출한 스타들. 톤 다운된 퍼플 컬러를 이용해 지나치게 튀지 않는 스타일링을 연출한 센스가 돋보인다.

김고은의 퍼플 드레스는 하늘하늘한 소재와 흐르는 몸매를 드러내는 유려한 실루엣이 돋보였다. 보디 라인을 살려주는 롱 슬리브리스 드레스는 노출 없이도 성숙함과 섹시한 분위기를 표현한다.

공서영과 고아라는 퍼플 홀터 드레스로 신비로운 페미닌 무드를 물씬 풍겼다. 네크라인의 장식과 아래로 갈수록 퍼지는 유려한 실루엣이 과한 헤어 스타일이나 볼드한 액세서리 없이도 화려한 느낌을 연출한다.

서강준은 ‘앙큼한 돌싱녀’ 제작발표회에서 과감한 보라색 패턴 수트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장난꾸러기 같은 펌 헤어, 매력적인 그의 페이스가 유니크한 스타일링과 어우러져 패셔너블한 느낌을 배가시킨다. 아무나 소화할 수 없는 퍼플 컬러이기에 더욱 매력적이다.
(사진출처: bnt뉴스 DB, 트렌드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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