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형 미니밴 경쟁에서 쉐보레가 기아차 카렌스를 가볍게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란도는 디젤이 강세를 보였던 반면 카렌스는 LPG가 주력으로 떠올라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3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쉐보레 올란도는 모두 3,893대가 판매됐다. 이 가운데 2.0ℓ 디젤은 2,419대로 62%의 비중을 나타냈다. 반면 같은 기간 올 뉴 카렌스는 모두 1,085대가 팔렸고, 그 중 LPG는 818대로 75%의 비중을 차지했다. 한 마디로 '올란도는 디젤, 카렌스는 LPG' 선호도가 선명했던 셈이다.
이처럼 올란도와 카렌스의 주력 엔진 선호도가 극명하게 나뉜 이유는 제품 이미지 차이로 해석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올란도의 경우 처음 출시될 때부터 디젤이 먼저 등장한 반면 카렌스는 신형으로 바뀌기 이전부터 LPG 이미지가 강했다는 것. 이에 따라 일부 소비자는 카렌스 디젤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얘기도 흘러 나오는 중이다.
소형 미니밴 판매 경쟁에서 쉐보레 올란도에 밀리자 기아차는 효율을 부각시키기로 했다. 카렌스 1.7ℓ 디젤의 경우 ℓ당 13.2㎞(복합 기준)로, 올란도 2.0ℓ의 12㎞보다 높다는 것. 게다가 동일 배기량의 LPG도 카렌스가 ℓ당 9㎞로, 8㎞에 머문 올란도 대비 강점이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쉐보레는 느긋한 입장이다. 최근 말리부 디젤 인기 호조로 쉐보레 디젤 제품군 전반의 이미지가 향상된 데다 소형 미니밴 시장이 디젤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어서다. 게다가 단순히 LPG 판매량만 놓고 봐도 카렌스를 앞선 점이 자신감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와 관련, 자동차평론가 서정민 씨는 "소비자들은 제조사가 처음 내놓을 때 적용한 엔진을 먼저 기억한다"며 "기아차 카렌스는 과거 LPG 엔진 인식이 너무나도 확고해 판매량 역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쉐보레는 소형 미니밴 시장에서 올란도가 카렌스에 완승을 거둔 것으로 판단, 다양한 판촉으로 제품 알리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토캠핑 등을 준비하는 등 1위 굳히기를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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