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파이어 제리, 누가 이 남자를 울렸을까

입력 2014-05-14 19:55   수정 2014-05-1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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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엠파이어 제리가 자신을 울렸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인터뷰를 진행하다보면 기사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이대로 묻기 아까운 이야기가 한두 개쯤 있기 마련이다. 엠파이어 제리와의 인터뷰 중에서는 스승이라는 키워드가 그랬다. 강한 남자의 냄새를 물씬 풍겼던 ‘너랑 친구 못해’나 ‘까딱까닥’과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애 아니야’로 또 다른 매력을 예고한 엠파이어. 새로운 변신과 오랜만의 컴백으로 팬들을 찾을 이들에게도 이제 인간다운 매력은 충분히 어필 요소가 아닐까. 맞추기라도 한 듯 스승의 날 컴백하게 된 엠파이어를 축하하는 의미로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꺼내봤다.

엠파이어의 막내 제리는 인터뷰를 통해 아직도 고향인 전주를 방문하면 잊지 않고 춤 선생님을 찾아뵙는다고 전했다. 오랜만에 부모님과 가족들의 얼굴을 확인하며 그 간의 그리움을 풀고 나면 그 다음이 바로 선생님이다.

“내려왔다고 연락 드리면 학원으로 오라고 하세요. 그래서 그런지 전주에만 가면 정말 선생님하고 매일같이 춤을 췄던 것 같아요. 데뷔하고 나서도 선생님께는 계속 배웠으니까요. 지금도 휴가 받는다고 하면 학원으로 갈 거예요. 그건 변할 수가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춤으로 맺어진 사제는 여전히 춤으로 소통한다. 그야말로 한 편의 청춘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여기서 놀라는 것은 금물이다. 이 드라마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제리는 스스로도 드라마의 한 장면과 같았다고 담아둔 기억의 단편을 서툴게 꺼냈다. “1년 반 정도 레슨해주셨는데 그 중에 1년 정도는 저한테 칭찬이라는 걸 해주신 적이 없었어요. 어디 가서 춤춘다는 소리는 하지도 말고 자기 제자라고는 입도 벙긋하지 말라고” 이처럼 독한 가르침 덕분일까. 제리는 여전히 그 때의 자신을 돌아보며 지금을 다잡는다.

“그러다 어느 대회에선가 저희 팀이 1등을 하게 됐어요. 상금을 타고 신나게 돌아가려는데 선생님이 오토바이를 끌고 오시는 거예요. 혼자 가시기 심심하실까봐 제가 얼른 뒷자리에 탔죠. 그렇게 둘이 전주로 가는데 선생님이 갑자기 ‘영서야~’ 하고 제 이름을 부르셨어요”

나지막이 제리를 부른 선생님은 딱 한 마디를 했다. 너 춤 많이 늘었다. “그때가 가을이었거든요. 가을바람을 맞으면 눈물이 나잖아요. 그런 게 아니라 정말로 막 눈물이 났어요. 너무 좋아서요” 생각지도 못한 칭찬에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선생님 역시 아무 말이 없었다.

두 사람은 익산에서부터 전주까지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않은 채 돌아왔다. 그리고 여전히 낯간지러울 것 없는 관계를 계속해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저는 선생님한테 배울 거고, 또 존경할거예요. 보고 계시죠, 고경보 선생님?” (사진출처: CMG 초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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