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찾사’ PD, 16일 방송재개 심경 “감정 추스르고 일어날 시간”

입력 2014-05-15 14:33  


[김예나 기자] ‘웃찾사’ 이창태PD가 녹화 재개 소식을 전하며 심정을 밝혔다.

5월15일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 연출 이창태PD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시, 녹화를 앞두고’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PD는 “남에게 웃음을 주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은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코미디 PD가 돼 내가 만든 프로그램을 보며 시청자들이 웃을 때 행복했고, 이런 일을 하게 된 것을 복이라 여기며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남에게 웃음을 주는 일이 항상 즐거운 것만은 아니었다. 내가 슬플 때 남을 웃겨야 하는 건 힘든 일이었다. 그래도 그건 나의 일이기 때문에 참고 해낼 수 있었다”며 “그보다 더 힘든 건 슬픈 사람이 있음에도 웃겨야 하는 것이다. 무례함과 상대적으로 더 큰 슬픔을 줄 수도 있기에 두렵기도 한 일이다. 하지만 이 또한 세상의 다양성과 코미디의 긍정적인 면을 생각하며 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가장 힘든 건 나도 슬프고 상대도 슬플 때 웃겨야 하는 것이다. 웃음 자체가 비인간적이고, 웃음이 무가치하게 느껴지고, 웃음을 만들어 낼 힘도 목표도 사라진 것 같은 상황에선 내가 코미디 PD인 게 복이 아니라 형벌처럼 느껴진다”고 씁쓸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PD는 세월호 사건을 언급하며 “나 역시도 많은 분들과 마찬가지로 슬픔과 미안함과 분노에 빠졌다. 내 감정을 추스르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의무감으로 연습장을 갔지만 사실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복잡하게 뒤섞인 감정들과 무거움으로 어떤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사람, 국가, 책임, 물질, 그리고 웃음의 본질적 의미와 기능에 이르기까지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제 ‘웃찾사’ 녹화를 다시 시작하려 한다. 마냥 가라앉는 마음을 애써 추슬러 다시 일어선다. 모두가 함께 웃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 그 자리에 ‘웃찾사’도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고자 한다”고 마무리 지었다.

한편 SBS ‘웃찾사’는 이달 16일 오후 11시25분 한 달 만에 방송 재개를 앞두고 있다. (사진출처: SBS ‘웃찾사’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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