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없어서 못 판다'가 즐겁지 않은 이유

입력 2014-05-2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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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 신차들의 인기가 뜨겁다. 특히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의 경우 수요가 공급을 앞서 계약자들은 출고까지 수 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때문에 각 사는 연식변경을 서두르거나 최대한 물량 수급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을 되풀이 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과 달리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이 시장에 시원하게 풀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말리부 디젤이 소비자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동력계다. 유럽 오펠사 디젤 엔진과 일본 아이신 자동변속기를 내세운 것. 글로벌에서 성능을 검증받은 덕분에 마케팅 효과도 매우 높았다. 그러나 반대로 가격은 부담이다. 파워트레인 자체가 수입인 탓이다. 결국 '수입 디젤 세단의 대항마', '부진했던 중형 세단 부문의 약진'이라는 수식어 뒤에는 월 판매대수 500대의 성적표가 남았고, 물량은 모두 소진됐다. 급기야 연식변경 제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지만 가격은 소폭 오를 전망이다.






 르노삼성차 QM3 역시 물량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 중이지만 실제 물량이 늘어날 조짐은 없다. 지난해 공급된 1,000대가 매진됐고, 3개월이 지난 3월 695대, 4월 1,445대가 출고됐을 뿐이다. 르노 본사 입장에선 QM3의 한국 내 공급가격이 낮은 반면 유럽 내에선 인기가 높은 탓에 수익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두 차종의 출시 이후 언론들은 연일 '즐거운 비명'이라는 수사로 신차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내보내고 있다. 그러나 판매 당사자들의 속내는 타들어 가는 모양새다. 많은 관심과 호응은 반기지만 낮은 수익성과 물량 확보의 어려움을 호소할 곳이 없어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들 차종의 사전 계약 이탈이 지극히 낮다는 점이지만 기다림도 오래되면 지치는 법이다. 그래서 공들인 제품을 두고 '미끼 상품'이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현상만 보면 분명 없어서 못 파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돋보기를 어디에 두고 보느냐에 따라 해석은 달라질 수 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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