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국지색(傾國之色) 메이크업 백서

입력 2014-06-25 10:52  


[김보람 기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은 끝없이 이어져왔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했던가. 시대 각국 최고의 미색을 갖췄던 여인들은 세기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 입에 거론되고 있다.

조선 최고의 미인이라 불리는 황진이, 중국 경국지색의 대명사 양귀비, 서양의 여왕 클레오파트라. 나라를 기울게 할 만큼이나 아름다웠던 이들의 이름은 나라를 건국한 위인의 이름만큼이나 많이 들어왔을 것이다.

타임머신의 개발은 현재 아직은 미래의 일. 보지 못한 역사 속 인물들을 만나기 위해 인간은 대중매체로써 재해석하고 회고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의 많은 역사 작품 속에서 ‘절세미인’들은 빠질 수 없는 남녀 불문 관심 소재다.

아무리 아름답게 피어난 꽃이라도 물을 주지 않으면 시들고 볼품 없어지는 법. 그들에게도 피 나는 관리와 치장의 노력이 없었을 리가 만무하다. 각 대표 미인들을 상징하는 메이크업을 극 중에서는 어떻게 표현했을까. 다시 태어난 경국지색의 주인공들에게 나타난 특징들을 현시대의 트렌드 메이크업으로 응용해보자.

No.1 서양 세기의 미녀 클레오파트라
 

클레오파트라는 남성을 유혹해 마음을 사로잡고 매료하는데 천성적인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알려진 것만큼 빼어나지 않았다던 외적 아름다움은 철학, 역사, 언어, 정치 모든 방면에 능통한 지적인 아름다움을 누르지 못 했다.

1963년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우리가 떠올리는 클레오파트라의 기준이 되었다. 진한 블랙의 산처럼 각진 눈썹, 눈두덩이 전체에 펴 바른 인상 깊은 색조, 물고기 라인으로 길게 빼준 아이라인은 이집트 특유 메이크업이 잘 드러난다.

스모키 화장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이집트에서는 화장법으로 아름다움은 물론 주술과 신분, 지위를 표시하기도 했다. 영화 속 엘리자베스 테일러 역시 아이 메이크업 외에도 건강미 넘치는 피부 표현과 강조된 광대뼈까지 어느 한 곳 단조로움을 용서치 않았다.

2014년 지금은 촌스러운 원색의 컬러보다는 섹시함과 고혹미를 강조할 수 있는 브라운 계통의 그라데이션 스모키 메이크업을 선택한다. 여기에 펄이 가미된 섀도우로 화려함을 높였다. 인위적인 눈썹이나 피부 표현 대신에 본연이 가지고 있는 톤에서 한 단계 강조하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추세다.

No2. 당나라 그 어느 꽃보다 아름다운 양귀비
 

양귀비의 아름다움을 말하자면 그에게 눈이 먼 당나라 황제가 아들의 부인을 빼앗고 정치를 멀리해 나라를 뒤집어 놓았을 정도. ‘미인박명’이라 그의 짧은 생을 안타깝게 여긴 건지 양귀비의 이름을 딴 꽃이 여전히 우리 옆에서 길이길이 불리고 있다.

2008년 양귀비가 환생했다. 중화 드라마 ‘양귀비의 대당부용원’의 양귀비 역을 맡은 판빙빙. 꽃이 피는 봄의 기운이 느껴지는 핑크빛 메이크업이 돋보인다. 눈부시게 부드러운 피부 표현과 피치핑크로 통일된 섀도우, 치크, 립 메이크업이 러블리하고 순수한 한 폭의 미인도를 보는 것 같다.

양귀비의 메이크업은 지금 당장 똑같이 따라 해봐도 어색함이나 촌스러움이 없다. 밝은 웜톤의 피부 표현과 자연스럽게 붉어진 것 같은 치크,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눈꼬리.

여기서 립 메이크업 변화에 집중하자. 혈 빛이 도는 듯 안쪽에서 시작되는 레드 핑크의 그라데이션은 내추럴한 투명 메이크업으로도 전혀 손색없을 것이다.

No.3 지성과 재능을 겸비한 팔방미인 황진이
 

그 누구도 조선에 가 본 적이 없지만 당시의 대표 미인을 떠올리자면 주저 없이 명기 황진이일 것이다. 사대부는 물론 양반집 도령, 왕족 남자들까지 들었다 놨다 했던 매력의 소유자. 음악, 무용, 그림, 서예, 시 어느 방면 빠지지 않고 뛰어난 그는 신분을 뛰어넘어 상류층과 어울림에도 전혀 무색함이 없었다.

황진이는 2006년 하지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여성미를 강조한 붉은 립스틱이 가장 먼저 기억되는 관능미 결정체의 메이크업. 당시 미의 기준이었던 짙고 또렷하며 둥근 형의 눈썹과 붉은 연지 그리고 매혹적인 레드 립 메이크업은 그를 현대판 황진이로 바꿔 놓았다.

황진이 오마주는 여전히 열풍이다. 다만 과장되지 않은 레드 컬러의 옅은 터치 대신 아이 메이크업에 조금 더 비중을 덜어주었다. 얼굴이 입체적으로 보이는 하이라이터 표현과 음영 아이 메이크업으로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드라마틱한 메이크업 효과를 볼 수 있다.

과한 것은 안 한 것만 못하다.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은 갈수록 치열해 지지만 시대와 트렌드에 맞게 활용해 200%의 연출을 성공해내는 센스 있는 감각을 더해주자. 뿐만 아니라 타고난 외적 아름다움 보다 깊이 있고 오래가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겸비한다면 미인박명이라는 말은 사전에서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출처: 영화 ‘클레오파트라’ 스틸컷, 중화TV 드라마 ‘양귀비의 대당부용원’ 방송 캡처, KBS 드라마 ‘황진이’ 스틸컷, bnt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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