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시승]대한민국 최고급, 현대차 에쿠스

입력 2014-06-27 09:37   수정 2014-06-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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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후반 다이너스티의 후속으로 초대형 세단이 태어났다. 그 이름은 '에쿠스'. 그로부터 15년 세월이 지난 지금의 에쿠스는 눈부신 발전과 많은 편의품목으로 중무장해 있다.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한국인의 성격에 맞는 차로 거듭나기도 했다. 그래서 에쿠스에는 늘 '최고, 최대, 최장, 최초' 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누가 뭐라해도 에쿠스는 대한민국 최고 세단이다. 1986년 그랜저부터 이어져 지금의 에쿠스까지 계속 발전한 대형 세단은 예나 지금이나 사장님 혹은 회장님들의 애마라는 게 불문율이다. 따라서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해야 하고, 그에 따른 연구개발의 과정은 일반 차보다 어렵고 까다롭다. 






 이런 최고 수식어를 뒤로하고 햇살이 따가운 금요일 오후 2014년형 에쿠스 VS380 익스클루시브를 만났다. 선택항목인 드라이버 어시스턴스 패키지와 후석모니터, 다이나믹 패키지 등은 빠지고 19인치 휠과 타이어만 추가된 기본품목의 차다. 과연 대한민국 최고 세단은 어떤 장점을 가지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직접 체험했다.   
 
 ▲디자인
 2014년형 에쿠스 전면부는 작은 변화들이 읽힌다. 범퍼에 있던 크롬 몰딩 부분을 삭제하고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롬을 무광처리했다. 전체적으로 심플하게 다듬은 모습이다. LED 헤드램프는 지능형이며, 범퍼 하단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위한 레이더가 장착됐다.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는 전면 범퍼하단이 확인 가능한 카메라도 마련돼 있다. 차 전체를 카메라로 감싸 사각 지대를 모두 없앴다는 얘기다. 측면은 도어하단의 크롬 몰딩 면적이 줄었다. 그 외에는 이전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후면도 범퍼 크롬 몰딩 부분이 삭제됐고, 브레이크등의 LED 형상 변경이 전부다.

 디자인은 실제 호불호가 너무나 극명하게 나누어지는 항목이다. 그런 점에서 현대차는 초대형 세단에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디자인에 대한 불만이 별로 없어서다.






 실내는 신경을 많이 썼음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스위치 터치감과 재질도 상당히 좋다. 감성과 관련된 부분의 업그레이드가 이전 에쿠스에 비해 많은 발전을 이뤘다. 운전석에 들어서면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도어패널쪽으로 윈도우 및 좌석이동 스위치가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럼버서포트 스위치가 따로 떨어져 있다. 이 부분을 합쳐 놓으면 더 좋을 듯하다.
센터페시어를 중심으로는 다양한 제어 스위치들이 계기판을 중심으로 좌우로 배치돼 있다. 처음 차를 접하면 상당히 복잡하지만 적응되면 크게 불편한 점을 느낄 수 없다.  

 에쿠스의 매력은 역시 뒷좌석이다. 80년대 후반 그랜저가 탄생했을 때도 그 넓은 뒷좌석을 보고 감탄하기도 했지만 지금의 에쿠스는 뒷좌석 공간의 여유가 상당하다. 전동식은 기본이고 냉난방 기능도 있다. 또한 프라이버시 글래스 뒷문의 양옆과 후방 유리창에도 전동식 선블라인드가 장착됐다. 
 
 뒷좌석에서 한가지 아이디어 부분은 도어에 설치된 좌우 유리창과 뒷문의 선블라인드를 조절할 수 있는 스위치다. 운전석이나 조수석 뒷좌리 어디를 앉아도 운전석처럼 좌우 유리창과 선블라인드를 조절할 수 있다. 정말 한국적인 아이디어인 듯하다. 

 시트의 착좌감도 나쁘지 않다. 5시간 이상의 연속 장거리 운행을 해보지 않았지만 교통체증이 심한 시내도로에선 편안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고급 세단의 다기능 컴포트 시트에 비교한다면 아직 추가적으로 제어 가능한 시트를 개발해야 한다. 아마도 다음 세대 에쿠스는 조금 다를 것으로 기대해 본다. 






 트렁크 넓이는 상당하다. 일반적으로는 골프백을 몇 개, 어떻게 넣을 수 있는가를 가지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지만 필자는 통상적으로 넣는 큰 아이스하키 백을 이용한다. 그 큰 하키백 2개가 여유롭게 들어간다. 비록 SUV처럼 윗 공간 여유가 많이 남지 않지만 여유있게 트렁크도어가 자동으로 닫힌다. 

 ▲성능 및 승차감
 이번 시승에 이용된 에쿠스는 3.8ℓ GDI 엔진이다. 에어서스펜션 옵션이 빠져 있다. 334마력의 심장과 8단 자동변속기, 진폭 감응형 댐퍼를 가진 5.16m의 에쿠스를 움직였다. 먼저 효율을 알아보기 위해 5시간 정도 시내와 고속화도로를 주행했다. 서울시청과 종로, 충무로 일대의 순수 시내 주행을 했을 경우 5.5㎞/ℓ의 효율을 나타냈다. 홍대에서 시작해 강북강변도로, 분당고속화도로로 이어지는 길에선 9.7㎞/ℓ가 표시됐다. 마지막으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한 60㎞의 주행에선 12~13㎞/ℓ의 결과가 도출됐다. 물론 효율은 어디까지나 트립컴퓨터가 보여주는 결과에 근거한다. 시승할 때 늘 다니는 세 구간을 기준 삼아 다른 차종과 효율을 비교하면 괜찮은 수준이다. 게다가 1.9t이 넘는 무게를 감안하면 만족할 만하다. 
 
 시내주행에선 더 없이 편안하다. 실내가 워낙 조용해 타이어와 노면이 마찰되는 타이어마찰음과 실내 에어벤트에서 나오는 공조기의 바람소리가 크게 다가올 정도다. 400㎞의 시승에서 에쿠스 느낌은 '조용하다'와 '편안하다'는 두 단어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고속화도로의 경쾌한 주행에선 3,00rpm 이상이 넘어가야 6기통 GDI 엔진의 실제 성능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더불어 시속 100㎞의 정속 주행 때 엔진회전수는 1,450rpm 정도다. 통상적인 8단변속기 조합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엔진회전수 범위 내에 들어간다.






 서울근교 고속화 도로는 기본적으로 도로상태가 좋지 않다. 그래서 시속 130㎞ 이상에선 노면 불량에 따른 불안감도 있다. 하지만 속도를 시속 120㎞ 이내로 맞추면 노면충격 흡수력이 상당한 뛰어난 실력을 나타낸다. 체감 상 설계기준을 일상적인 실용구간에 중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에어서스펜션 옵션이 추가된 모델이라면 고속구간에서 안정성은 보다 나았을 것이란 추측도 해본다. 시내에선 편안하게, 고속화도로는 제한속도 부근에 맞춰 주행한다면 상당히 편안하고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받는 것이 틀림없다. 

 ▲총평
 에쿠스는 대한민국 최고 세단이다. 국내에서 최고 세단은 경제적인 여유가 뒷받침되는 소비층이 많아 수입 대형 세단의 선택도 적지 않다. 하지만 필자는 대한민국 최고 세단인 만큼 에쿠스는 세계 유수의 초대형 세단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 경쟁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시승=박재용 박사(이화여대 건축공학부)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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