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 인도공장과 터키공장을 방문해 현지 전략 차종을 점검했다고 9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회장의 이번 방문은 각 지역 생산·판매 전략 점검하고, 추석을 맞아 해외 현지에서 근무하는 주재원과 가족을 격려하고자 마련됐다. 유럽 수출 전진기지인 인도공장은 인도 시장에 집중하는 생산 거점으로, 터키공장은 유럽 소형차의 생산거점이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 7일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위치한 인도공장을 방문해 8월 양산을 시작한 인도 전략 i20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양산 품질을 확인하고, 인도 전략 소형차의 생산 및 판매전략을 보고 받았다. 정회장의 인도 방문은 2010년 이후 4년만이다.
브릭스의 대표 국가인 인도는 승용차 관세가 60%에 달하는 고관세 국가로, 대규모 인구를 바탕으로 한 경제 성장 가능성이 주목 받으며 자동차 시장도 꾸준하게 확대되어 왔다. 현대차는 지난 1998년 현지 공장을 건설하며 인도시장에 첫발을 디딘 이후 인도 시장에 특화된 쌍트로를 앞세워 인도 2위 승용차 메이커로 올라섰고, 현지화된 차종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판매를 늘려왔다.
성장세가 확대되던 인도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고유가, 고환율 및 높은 이자율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1998년 이후 15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승용차 시장은 2012년 200만대를 돌파한 직후인 2013년 9.5%나 급감해 184만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던 자동차 수요는 5월 신정부가 출범하고 소비세 인하 정책이 연말까지 연장되면서 4개월 연속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인도 자동차 시장이 246만대에서 253만대로 2.7%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는 시장 수요의 급변에도 불구하고 현지전략 차종을 적기에 출시하며 승용차시장에서 꾸준하게 20% 안팎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판매 비중이 큰 콤팩트급에서 경쟁력 있는 차종을 연이어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 이를 위해 인도공장의 유럽 수출 물량을 줄이고 인도 내수물량을 확대해 나갔다. 지난해는 인도 전략 소형차인 그랜드 i10을 통해 승용 시장 점유율을 19.2%에서 20.7%로 끌어올렸다.
올해도 i10의 4도어 제품인 X센트, 신형 i20를 출시하며 사상 최대 점유율인 21.6%를 기록했다. 8월까지 전년동기 대비 7.1% 증가한 26만9,025대를 판매했다. 하반기에는 경쟁력 있는 우수 판매사를 영입, 인도 각 지역별 축제와 연계한 지역 밀착 판촉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SNS를 통한 디지털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인도의 신흥 중산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인도공장 방문에 이어 정몽구 회장은 9일 터키 이즈밋시에 위치한 터키공장을 방문했다. 유럽 전략 i10과 i20를 생산하는 터키공장은 올해 신형 i20 투입을 통해 유럽 역내 소형차 생산 거점으로서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특히 정몽구 회장은 10월부터 양산 예정인 신형 i20의 생산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품질 경쟁력 강화를 당부했다.
유럽 전략 i20는 올해 파리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되며, 유럽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해 인도 생산 i20보다 고급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유럽 각 국별 특화된 런칭 전략을 펼쳐 유럽 내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B세그먼트에서 점유율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정몽구 회장은 "회복기에 접어든 유럽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신차의 품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i20가 유럽 판매 지형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품질 고급화에 전력을 기울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현대차는 인도와 터키 두 거점을 통해 이원화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차명은 물론 플랫폼 및 디자인을 공유하지만, 차의 크기부터 각종 사양까지 인도와 유럽 각 시장에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전략이다. 지난해 신형 i10으로 각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으며 올해는 신형 i20를 앞세워 유럽과 인도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대차는 중동, 아프리카 등 포스트 브릭스 시장으로도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정몽구 회장은 "인도와 터키공장을 두 축으로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인도, 중동, 아프리카 등 신시장을 확보하라"며 "최고의 경쟁력은 철저한 현지화에서 비롯되며 각 시장별 소비자들의 성향과 특성을 철저히 분석해 자동차를 개발하고 판매해야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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