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시스루] ‘큰 세계 희극인’ 김준현-이국주의 이유 있는 인기

입력 2014-07-2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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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나 기자] 안 그래도 컸던 목소리가 더 커졌다. 과거 ‘비호감’ 아이콘이라 불리던 뚱뚱한 예능 캐릭터들이 ‘호감’으로 등극했다. 큰 몸집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뚱뚱한 예능인들의 당당한 모습이 대중들에게 호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사실 뚱뚱한 예능 캐릭터는 오래 전부터 언제나 존재했었다. 개그맨 강호동, 개그우먼 이영자를 필두로 김신영, 김현숙, 정형돈, 정준하 등 저마다 다른 콘셉트의 뚱뚱함으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세월을 거슬러 약 10년 전 KBS2 ‘개그콘서트’의 인기 캐릭터 ‘출산드라’를 기억하는가. 김현숙은 “날씬한 것들은 가라. 이제 곧 뚱뚱한 자들의 시대가 오리니”라고 외치며 외모지상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로 일침을 놓은 바 있다. 

당시 출산드라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분명 ‘뚱뚱한 자’들을 대변했지만 여성의 몸매를 언급하는 자체가 오히려 외모를 비하한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종교적 문제까지도 휩싸이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이는 그 때만해도 대중들이 ‘뚱뚱한 외모’의 당당한 외침을 불편한 시각으로 바라봄을 알 수 있다.

허나 현재 김준현, 유민상이 출연하는 ‘개그콘서트’의 코너 ‘큰 세계’ 인기가 심상치 않다. 이들은 “이 세계는 뚱뚱한 것이 힘이고 돈이고 권력이고 명예”라며 뚱뚱한 몸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다.

‘큰 세계’에서 이들은 “요즘 라면 한 개씩만 끓여 먹는다더라” “삼겹살을 먹었으면 디저트로 삼겹살을 먹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 “못 보던 사이 많이 야위었는데 이제 그만 쉴 때가 된 것 같다” 등의 대사로 시청자들을 폭소케 하고 있다.

여성 개그우먼들의 당당함 역시 박수 받고 있다. 먼저 이영자는 “내가 ‘잘 먹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못 먹는’ 것”이라는 말로 남다른 식욕과 식탐을 천연덕스럽게 과시하며 대중의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

여기에 이국주의 활약 역시 단연 돋보인다. tvN ‘코미디 빅리그’의 다수 코너를 통해 뚱뚱한 여성 캐릭터로서 대단한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는 그는 “내가 뚱뚱해서 더 섹시 한 거다”라고 외치는 등 자신의 몸매에 대한 자부심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 이국주는 화려한 의상과 액세서리 등으로 한껏 치장을 한 채 당당하게 외치기 때문에 더욱 큰 공감과 더불어 여성 팬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최근 진행된 bnt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국주는 “과거 나 역시도 뚱뚱해서 ‘비호감’이라 불리던 시절에는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내 몸매로 인해 더 사랑 받고 ‘호감’형 캐릭터가 된 것 같다”고 말하며 당당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인기를 설명했다.

물론 여전히 셀프 외모 비하 개그로 비쳐지기도 하지만 현재 뚱뚱한 예능 캐릭터들에게서는 그 누구보다 강한 ‘자기애’를 엿볼 수 있다. 과거 자신의 몸에 대한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던 캐릭터들이 이제는 자신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으로 당당한 모습을 보이니 말이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대중의 변한 시각도 한 몫 했으리라. 지금도 ‘날씬한’ 몸매에 대한 여성들의 욕구는 대단하지만 적어도 ‘뚱뚱한’ 몸매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 시각은 많이 사라지지 않았는가. 이는 단순히 외적인 아름다움을 떠나서 내면의 본질적 아름다움이 인정받고 있는 사실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닐까.

뚱뚱한 몸매를 콤플렉스라 여기지 않고 가장 큰 매력이라 큰 목소리 내는 예능인들에게서 이제는 여유마저 느껴진다. 여기에 대중의 공감과 반응 역시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으니 더 할 나위 없이 긍정적인 예능 코드의 새 바람이라 생각이 든다.

무더운 여름날, 뚱뚱하든 마른 몸매든 나 자신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당당하게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는 예능인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길 기대해본다. (사진출처: KBS ‘개그콘서트’ tvN ‘코미디 빅리그’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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