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할인 또 할인,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속내는?

입력 2014-09-02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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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트크라이슬러가 연달아 강력한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미 효과도 상당히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입차 업계에서 할인은 '양날의 검'으로 통한다. 단기간 실적을 올리기엔 적합하지만 뒤따르는 충격이 적지 않아서다. 






 2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피아트크라이슬러 프로모션은 그야말로 파격의 연속이다. 지난 4월 크라이슬러 300C 가솔린과 4륜구동 제품 1,000만원 할인에 이어 피아트 500 역시 진출 초기보다 1,000만원 이상 낮춰 판매했다. 최근 선보인 짚 체로키도 출시와 동시에 트림에 따라 360만~660만원을 인하했다. 이런 상황에서 300C 디젤에 1,160만원 할인을 내걸었다.  

 물론 할인은 '한정 판매'로 제한됐다. 300C 가솔린과 4륜구동은 100대, 피아트 500 또한 한정 수량으로 할인했다는 게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설명이다. 신형 체로키는 500대를 한정했고, 300C 디젤은 400대만 혜택을 부여했다. 

 이런 파격 할인 뒤에는 '고육지책'이라는 어려움이 늘 따라 붙는다. 오죽하면 할인을 하겠냐는 것. 실제 최근 수입차 시장은 업체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출혈 할인이 만연해 깎아 팔지 않으면 경쟁조차 하기 힘들다. 특히 아우디를 비롯한 프리미엄 브랜드의 할인 폭격이 활발한 상황에서 피아트크라이슬러와 같은 대중 브랜드는 파격을 제시해야만 주목을 끌 수 있는 상황으로 돌변했다.  






 이처럼 인기 브랜드 차종의 할인이 주목받으니 비인기 제품은 할인을 해도 재고로 남기 마련이다. 따라서 파격 할인은 재고를 재빨리 소진하려는 목적도 상당하다. 피아트 500이 그랬고, 크라이슬러 300C 역시 마찬가지다. 마치 면 요리 음식점의 성패를 가늠하는 것이 '테이블 회전률'이듯 수입차 판매 역시 재고를 소진하고 신차를 들여오는 '회전률'에 실적이 좌우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판매량이 곧 평가의 척도가 되는 수입사 상황도 고려된다. 가격 할인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가장 좋은 수단이자 단기간 실적을 끌어올는 확실한 방법이다. 실제 피아트크라이슬러도 지난 몇 달간 파격 할인으로 효과를 입증했다. 이를 글로벌 내 한국 지위를 상승시키는 계기로 만들어 향후 가격 정책이나 물량 수급 등에 효과를 얻겠다는 복안이다. 






 문제는 지금의 파격 할인에는 '내일'이 없다는 점이다. 신차 출시 때 가격 등이 조정되겠지만 이미 파격으로 기운 시점에서 운신의 폭은 넓지 않다. 게다가 지금의 공격적인 프로모션은 수입사와 판매사가 동시에 할인을 감당하는 형태인데,  이대로 고착될 경우 수익 저하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에 따른 충격 또한 고스란히 수입사와 판매사 몫으로 돌아온다. 

 소비자 불만 역시 가중되고 있다. 특히 중고 가치가 하락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또한 제 값 주고 산 소비자의 상실감도 만만치 않다. 결국 파격할인 정책은 자승자박이 되는 것이어서 마냥 곱게만 볼 수 없다.

 이와 관련, 수입차 관계자는 "고인 물이 썩는 것처럼 재고가 쌓이면 손해가 이어지고, 신차 수급도 어려워져 할인을 해서라도 재고를 소진하는 차원에서 파격 할인이 결정됐을 것"이라며 "이미 할인 경쟁이 만연한 현 수입차 상황 속에서 피아트크리아슬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향후 신차 출시 때 가격 결정의 운신폭이 좁아진다는 점"이라며 "판매사들의 지속적인 수익저하나 소비자 불만 가중도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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