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시된 국산 디젤 세단, 중간 성적표 보니

입력 2014-10-16 14:43   수정 2014-10-16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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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올해 전략적으로 출시한 중형급 디젤 세단의 중간 평가를 놓고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지만 점유율 확대에는 별 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 경우도 있어서다.
 
 16일 국내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중형 디젤 세단은 쉐보레가 지난 3월 내놓은 말리부를 시작으로, 6월에는 현대차 그랜저, 7월에는 르노삼성차 SM5 디젤이 연속 출시됐다. 소비층이 두터운 중형 및 준대형 차종에 디젤 엔진을 탑재해 신규 수요 창출은 물론 수입차 공세 방어에 적극 나섰던 셈이다. 
 




 이 가운데 디젤 출시로 점유율 확대에 성공한 곳은 쉐보레다. 3월 출시 이후 9월까지 말리부 디젤 누적 판매대수량은 4,225대로 같은 기간 전체 말리부 전체 판매 중 35.7%를 담당했다. 가솔린의 경우 1~9월 누적 판매량이 9,49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7,679대) 대비 23.6% 증가했으니 디젤이 가솔린 시장을 침범하지 않고 '윈-윈' 한 셈이다. 특히 말리부 디젤은 출시 한 달 만에 초기 물량 3,000여 대가 모두 계약된 뒤 2015년형이 출시되기 전 5개월의 판매 공백이 있었던 데다 시동 불량 문제가 발생, 무상수리를 시행했음에도 시장 확대를 이룬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한국지엠 홍보실 관계자는 "말리부 디젤이 국산 중형 디젤 세단 수요를 충족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여기에 안전성 등 말리부 본래의 강점에 소비자가 주목하면서 가솔린 역시 판매에 탄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또한 SM5 D의 입지가 나름 확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 이후 3개월 간  2,440대가 출고된 것. 같은 기간 SM5 전체 판매 7,370대의 33.1%를 차지했을 만큼 디젤 인기가 높다. 르노삼성 역시 부분파업 영향으로 SM5 1~9월 누적 판매량이 1만8,323대로 18.1% 줄었지만 현재 디젤 판매 추이를 볼 때 전망이 밝다는 설명이다. 7월 디젤 출시와 함께 전월 대비 63.9% 판매가 급증한 점, 9월 들어 디젤 비중이 46.9%로 치솟는 등 소비자 문의가 활발해서다. 르노삼성차는 "국내 중형세단 시장이 줄어드는 중에 SM5는 2.0ℓ 가솔린은 물론 1.6ℓ 터보 가솔린과 1.5ℓ 터보 디젤 등 다양한 선택폭이 시장을 수성하고 있다"며 "디젤이 출시된 3분기부터 SM5 회복세가 두드러져 지속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6월 말 출시된 현대차 그랜저 디젤은 그랜저 전체 판매의 19%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점유율 확대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그랜저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판매가 줄어서다. 올해 그랜저 누적 판매는 6만6,027대로 전년 대비 1.2% 감소해 내수 성장률 4.8%를 밑돌았다. 그러나 현대차는 당초 그랜저 디젤이 예상보다 판매가 많은 상황이고, 최근 부분파업 영향으로 승용 라인업 전체가 일시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던 만큼 곧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 디젤의 비중을 10%로 예상했지만 최근 3개월 간 두 배 가까이 판매돼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며 "신차 출시에 따른 판매 조정과 조업일 부족에 따른 생산 부족 등으로 판매가 줄었지만 곧 성장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고효율의 대명사인 디젤차가 최근 기술 발달로 단점이었던 소음진동까지 개선되면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수입차 고성장을 디젤이 이끌었던 것처럼 국산 브랜드 역시 디젤차 열풍에 가세하며 시장 수성에 머무는 게 아니라 적극적인 성장까지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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