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현대차 싼타페가 예술로 승화된 이유

입력 2014-10-27 09:50   수정 2014-10-27 09:50


 현대자동차가 최근 일반인을 대상으로 자동차 부품을 활용해 자동차와 만들어온 추억을 되살려주는 '브릴리언트 메모리즈(brilliant memories)'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오래 타고 다니던 자동차를 폐차하거나 중고차로 팔더라도, 그동안 자동차와 쌓아온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그래서 감동적인 첫 번째 사연을 받아 작품으로 제작한 아티스트 그룹 '에브리웨어'를 직접 만나 작품 이야기를 들어봤다.  






 -본인들을 '뉴 미디어 그룹'이라고 칭하고 있는데, 에브리웨어는 어떤 그룹인가
 "(허윤실)우리는 부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가족 그룹이다. 친정 아버지와 시아버지, 그리고 사촌 동생 둘이 참여하고 있다. 인터렉티브 미디어 아트를 주로 한다. 우리는 '뉴 미디어'를 상호작용이 있는 작품 활동으로 이해한다.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에브리웨어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관객이 작품을 만진다든가 앞을 지나가면 작품이 관객에게 반응하는 식이다. 관객이 작품에 적극 참여하게 만드는, 관객의 참여를 자극하는 것이 뉴 미디어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나
 "(허윤실)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에 얽힌 사연을 가진 사람에 초점을 맞췄다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또한 자동차 부품으로부터 작품 소재를 얻어내고, 그것을 선물해 추억을 간직하게 한다는 취지가 마음에 닿았다. 우리도 차를 떠나보내면서 추억했던 경험이 있어 공감이 갔다"

 -자동차를 떠나 보낸 추억은 언제였나
 "(허윤실)폐차를 한 적은 없지만 중고차로 내보낸 적이 있다. 차를 보낼 당시에는 그냥 적당히 섭섭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그것과 똑같은 차종이 길에 돌아다니는 걸 볼때 옛날에 친했던 친구를 다시 만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초등학교 친구를 우연히 만난 것 같은 반가움이다. 특별한 얘깃거리가 없어도, 이 감정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자동차는 그냥 잠잘 때 베개같은 아주 사적인 공간이다. 탈 것 이상 의미를 가지는 상당히 특별한 물건이다"

 -이번 작품에 대해 설명해 달라
 "(방현우)대부분이 실제 사연자가 몰던 자동차의 부품을 활용해 만들었다. 사연자의 자동차를 분해해서 부품을 꺼내고, 그 부품으로 움직이는 조형물을 만들었다. 모터가 돌고, 기어가 걸려 실제로 돌아간다. 누가봐도 자동차 부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했다. 

 모터가 돌면 실제 주행하는 것처럼 화면의 길도 움직이도록 했다. 빌보드 차트의 광고판에 사연자의 사진을 담았다. 후방카메라를 앞에 달아 그 화면을 내비게이션 모니터에 보이도록 띄웠다. 운전을 하면 길거리 광고판에서 사연자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추억 속을 운전하는 듯하다. 그래서 작품명도 '메모리얼 드라이브'다. 스티어링 휠을 꺾으면 카메라가 움직인다. 스티어링 휠과 내비게이션 등 모두 실제 사연자의 손 때가 묻은 것들이다"






 -작품을 제작할 때 자동차의 어떤 부품을 썼는지
 "(방현우)사연자의 사진이 붙여진 빌보드 판넬을 계속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 싼타페 엔진 부품을 활용했다. 실제 동력계에서 떼어낸 피스톤과 커넥팅로드, 캠샤프트, 타이밍벨트, 타이밍기어, 스티어링 휠 등을 결합했다. 이후에 따로 모터를 결합해 마치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냈다"

 -이 차에 얽힌 개인의 사연에 대해 말해줄 수 있나
 "(허윤실)차종은 싼타페였는데, 12년을 탔다고 한다. 이 차를 몰던 시절부터 연극배우 일을 해왔기에 전국으로 로케이션 많이 다녔단다. 오랜 시간 차에 머물며 잠을 자기도 하고, 지금의 부인을 만나 연애도 하고, 아이도 태어났다고 했다. 아이를 낳기 위해 병원에 달려가기도 하고, 모든 히스토리가 담겨있다. 이 차를 폐차하기 위해 정리를 하는데 마치 이삿짐을 싸듯이 손때 묻은 물건이 계속 나왔다고 하더라. 추억이 담긴 물건을 보면서 너무나 서운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떠나보낼 줄 알았던 추억이 다시 작품이 돼 돌아온 것이다"






 -이 작품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인가
 "(허윤실)감정이입이다. 보통의 작품은 일반인을 위한 것이지만 지금 작품은 오롯이 사연자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자신의 차에 얽힌 비슷한 추억을 갖고 있다. 특별한 사연이 아니라도 모두가 공유한 사연인 셈이다. 사연이 있고 추억이 깃든 자신의 차를 생각해보면 될 듯하다"

 -자동차는 첨단 기술이 집약된 기계 덩어리다. 기계도 뉴 미디어로 해석이 가능한가
 "(허윤실)자동차는 인간과 굉장히 감정적으로 얽혀 있는 물건이다. 사물이 본래 가진 용도 외에 소비재 이상의 감정을 주는 게 많지 않다. 그 중 하나가 자동차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형편에 과분한 차를 사기도 하고, 어떤 이는 수집을 하기도 하고, 집착하기도 한다. 특히 첫 차를 샀을 때는 애착이 극도에 달하기도 한다. 

 (방현우)이처럼 감정이 많이 얽힌 물건이어서 다른 한편으로 해석하면 예술적 가치를 높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예술이라는 것은 곧 인간의 감성을 끌어내는 일이어서다. 따라서 이번에 자동차를 해부(?)해 작품을 만든다는 프로젝트 자체가 상당히 의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대차가 사람들이 자동차에 얼마나 많은 감정을 쏟고 있는 지를 잘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이벤트는 현대차가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프로젝트 일환으로 마련됐다. 본인 외에 가족이나 지인의 자동차와 사연에 대해 응모할 수 있으며, 참여를 원하는 소비자는 11월14일까지 캠페인 웹사이트(brilliant.hyundai.com)에 사연을 남겨 응모할 수 있다. 당첨자는 11월21일 캠페인 사이트에서 공지한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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