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대학생들의 레이싱 도전, 아주자동차대

입력 2014-11-04 09:00  


 슈퍼레이스 슈퍼1600 클래스는 두터운 선수층으로 유명한 경기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1600 클래스에 이제 막 약관을 넘긴 대학생들이 패기 넘치는 도전장을 냈다. 드라이버는 물론 미케닉까지 모두 같은 학교 학생들이다. 경주차도 손수 제작했다. 결승전 결과는 6위. 시상대 입성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상위권에 자신들의 이름을 올리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도전의 주인공은 아주자동차대학교 모터스포츠학과 학생들이다. 슈퍼레이스 최종전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둔 학생들의 얼굴에서 성취감과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다. 빗속에서 경기를 마치고 피트를 정리하는 고단한 와중에도 모두 표정들이 밝았다. 






 이들을 지도하는 박정룡 교수는 모터스포츠 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우리나라 1세대 레이싱 선수다. 박정룡 교수는 직접 학생들에게 드라이빙 기술을 가르치고 경주차 제작과 정비 등 모터스포츠의 다양한 분야를 전수하는 중이다. 이번 슈퍼레이스 출전도 수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 학교 2학년 학생들은 모두 경주차를 직접 제작하는데, 단순히 제작에 머무는 게 아니라 직접 대회에 출전해 실전 교육을 진행하는 셈이다.

 슈퍼1600의 경우 올해 초부터 준비에 돌입해 지난 7전부터 참가했다. 두 번의 경기에서 학생들은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날 결승은 KIC 전체 서킷에서 진행된 만큼 드라이버들이 느낀 바가 많다고 한다. F1 대회를 치렀던 5㎞ 이상되는 풀코스를 경험하기란 쉽지 않아서다. 아마추어 대회의 경우 KIC에서 열린다 해도 코스의 절반만 활용하는 상설 서킷에서 열리는 게 대부분이다. 






 박정룡 교수는 "경험이 부족한 데도 큰 사고 없이 좋은 결과를 거둬 무척 만족스럽다"며 "1600 클래스의 경우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게 많아 출전을 결정했고, 올해 성과가 좋아 내년에는 경주차를 추가 투입하고 출전 횟수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11월 2~3일 열린 슈퍼레이스 시즌 최종전에서 아주자동차대는 총 4개 클래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엑스타 슈퍼챌린지 타임트라이얼 2개 부문과 GT, 슈퍼레이스 슈퍼1600 등이다. 드라이버와 미케닉 등 이날 경주장에 내려온 학생만 18명이나 된다. 여기에 지도교수와 관게자들을 포함하면 20명이 넘는 대규모 인원이다. 타임트라이얼에선 양산차가 아니라 손수 차체까지 제작한 순수 자작차도 투입했다. 비록 배선 문제로 한바퀴 도는 데 그쳤지만 직접 만든 경주차가 서킷을 달렸다는 사실이 이들을 흥분케 했다.






 드라이버도 미케닉도 모두 순수 아마추어들이지만 아주자동차대 팀의 실력은 결코 녹록치 않다. 슈퍼1600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송재필 선수는 전문 드라이버를 꿈꾸며 아주자동차대에 입학, 지난해 10월부터 이 대회에 참가했다. 송 선수는 "출발 직후 비가 와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며 "교수님은 잘했다고 칭찬해주시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이다. 내년에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슈퍼챌린지 TT-4에서 1위를 기록한 양준혁 선수는 올해 후륜구동차도 F1 전체 코스도 처음 경험했다. 양 선수는 "3년간 꾸준히 아마추어 대회에 참가해 왔는데, 올해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다보니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며 "열심히 실력을 쌓아서 타임트라이얼에 그치지 않고 경쟁부문에 출전하고 싶고, 보는 사람도 재미있고 차를 타는 사람도 흥미로운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슈퍼챌린지 GT-2에서 3위를 기록한 이수현 선수에게 KIC는 낯설지 않다. 올해 타 대회인 넥센 스피드레이싱 전 경기에 참가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드라이빙 경험을 쌓고 있다. 팀106 등 프로팀에 미케닉으로 참가했을 정도로 정비 실력도 수준급이다. 이 선수는 "차가 좋아서 모터스포츠학과에 입학했는데, 운전도 즐겁고 정비도 잘 하고 싶다"며 "앞으로 어떤 직종이 됐든 레이스와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고 싶고, 마음껏 경험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자동차대 팀은 경주차별로 팀을 꾸려 드라이버부터 미케닉까지 학생들이 책임지고 대회를 준비한다. 모두 머리를 맞대고 레이스를 고민하며 수업에서 배웠던 이론을 체득해간다. 전문 선수들과 경쟁하기엔 당장 실력이 부족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미래 모터스포츠를 이끌어 갈 재원들이 현장에서 자신들의 꿈을 키워나간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닐까. 이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영암=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사진=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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