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타 쇼크, 자동차 산업 뒤흔들까

입력 2014-12-02 13:08   수정 2014-12-02 13:08


 타카타 에어백 사태가 종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1,300만대 이상의 리콜이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이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수 천대의 리콜이 이뤄질 예정이다. 가히 '타카타 쇼크'로 불릴만한 사건이다.

 에어백은 자동차의 대표적인 안전장치로, 사고 시 실내에서 작동하기에 높은 품질 관리가 요구된다. 이번 에어백 리콜 부위는 에어백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주관하는 장치로, 이상 압력에 의해 파손이 야기됐다. 이미 사망자까지 나온 상태다. 






 사안이 심각해짐에 따라 최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공청회를 열고, 타카타 에어백을 장착한 차에 대해 리콜을 명령했다. 하지만 타카타 측은 에어백 불량이 기후가 온화하고, 습도가 많은 지역에서 발생한다는 입장을 견지 중이다. 이에 미국 정부는 상대적으로 쾌적한 날씨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사고가 보고된 점을 들며 타카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했다. 또한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거액의 과징금을 예고했다.

 ▲타카타, 어떤 회사인가
 타카타는 일본 도쿄 미나토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 제조사다. 1980년대 해외 진출을 도모, 현재 전체 실적 중 해외 비중은 86.8%(2014년 3월 기준)에 이른다. 에어백 시장에서 세계 점유율은 20%로, 스웨덴 오트리브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에어백 결함이 알려지기 전까지 안전 기술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창업 시점은 1933년이다. 일본 시가현 히코네시에서 직물회사로 시작됐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낙하산 끈을 제조하기도 했다. 이어 1952년 미국에서 이뤄진 안전벨트 연구에 대응해 70년대 후반부터 에어백과 어린이 안전시트 등 자동차 안전장치를 개발·생산했다. 






 2006년에는 도쿄증권 1부에 상장했다. 지분 구조는 창업주인 타카다 가문이 소유한 TKJ가 주식의 과반수를 점유하고 있다. 이번 리콜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얻은 혼다 역시 1.2%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생산 공장은 세계 20개국에 산재해 있다. 때문에 일본차 이외 거래도 많다. 2014년 3월을 기준 거래량이 많은 회사는 혼다, 폭스바겐, GM,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토요타 순이다. 매출 비중은 에어백이 39.4%, 안전벨트는 31.9%, 어린이 안전시트를 비롯한 기타가 28.7%다. 

 현재 CEO(최고경영책임자)는 창업자 손자인 타카다 시게히사다. 지난해 6월까지 사장직을 유지하다가 독일 자동차 부품 기업 보쉬의 일본 법인 사장 스테판 스토커를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앉혔다. 2014년 3월 연결 실적은 매출의 경우 전년대비 34% 증가한 5,569억엔(한화 약 5조2,300억원), 영업이익은 81.3% 늘어난 262억엔(한화 약 2,500억원), 당기 손익은 111억엔 흑자(한화 약 1,050억원)다. 종업원수는 4만3,680명이이며, 내년 3월 집계될 올해 실적은 대규모 리콜 등에 관한 비용으로 250억엔(한화 약 2,350억원) 이상의 적자가 전망된다.

 ▲문제의 핵심은?
 현재 리콜 부위는 자동차 충돌을 감지해 에어백을 팽창시키는 장치, 즉 인플레이터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된다. 에어백이 팽창하는 경우 이상 압력으로 인프레이터를 감싼 금속제 커버가 마치 파편처럼 파열돼 탑승자 경동맥을 끊는 사고 등이 일어난 것. 에어백 문제와 관련한 여러 사항을 문답식으로 묶었다. 

 Q. 무엇이 문제인지 
 A. 타카타가 제조한 에어백 인플레이터가 불량이었다. 때문에 충돌을 감지하고, 에어백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비이상적인 압력으로 가스가 분출, 장치가 파열되고 금속 파편이 날리는 결과를 낳았다. 이 때문에 미국과 말레이시아 등에서 5명이 사망했다. 이는 타카타와 해당 제품을 생산한 자동차 제조사 모두 인정한 결과다

 Q. 왜 결함이 생겼나 
 A. 문제의 장치는 2000년대 초반 미국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된 것으로, 가스 발생제 제조 과정에서 압력 부족, 습기 침범 등이 거론되는 중이다. 또한 타카타가 해외 사업을 펼치면서 공장 품질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Q. 논란이 커진 이유는 
 A. 리콜 규모도 규모지만 타카타가 당초 알려진 리콜 대상 범위를 특정함에 있어 조사가 면밀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 1차 리콜 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추가 리콜이 발생해 대상 차종은 현재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미국 현지에서는 타카타가 문제를 알고도 은폐했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으며, 타카타 측이 2005년부터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이와 관련한 불만과 사후 대책을 타카타 측에 강력하게 제기했다. 

 Q. 본국에서의 상황은
 A. 일본 국토교통성에 의하면 일본 리콜 대상은 2009년 이후 약 254만대로, 이상 파열의 경우 4건이 보고돼 있다. 하지만 사망자나 부상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전세계 1,300만대 리콜
 현재 미국에서 판매된 일본차에만 약 850만대의 리콜 조치가 이뤄졌다. 이 중 혼다는 685만대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대상이 많아지게 된 원인은 혼다가 타카타 에어백을 생산 제품의 50% 이상에 장착하고 있어서다. 실제 혼다는 일본차로는 처음으로 에어백을 탑재한 1987년 이래 타카타 에어백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타카타와 함께 플래그십 레전드를 개발하기도 했다. 또한 현재 타카타 주주기도 하다. 토요타는 89만대에 이른다. 이어 닛산이 66만대를 기록했다. 마쓰다의 경우 6만대, 스바루(후지중공업)는 2만대, 미쓰비시는 1만대에 이른다.

 일부 브랜드는 에어백 리콜 대상에 대한 정확한 집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에서만 1,000만대 이상 리콜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중이다. 

 세계적으로는 현재까지 1,312만대의 리콜이 이뤄졌다. 이 중 한국에서는 BMW코리아가 지난해 9월 540여대를 리콜한 가운데 내년 2월 약 3,800대를 추가할 예정이다. 대상은 1999년 5월부터 2006년 8월까지 생산된 BMW 3시리즈다. 한국토요타 역시 렉서스 SC430 58대를 내년 1월까지 리콜할 방침이며, 혼다코리아는 CR-V 23대를 올해 안으로 리콜할 계획이다. 






 포드코리아는 현재 조사 중이다. 본사 지침이 확정되면 리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의 경우 독일에서 생산된 에어백을 장착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전망은
 첫 문제가 불거졌을 때 타카타는 에어백이 파열하기 쉬운 기후 조건을 가진 플로리다와 하와이 등 고온 다습한 지역에서만 리콜을 한정했다. 그러나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 따르면 대상 지역 외 기후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두 건의 에어백 파열 사고가 보고됐다. 때문에 현재 미 전역 리콜을 명령한 상태다. 타카타는 이 같은 명령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사 내용을 확인하고 싶다"는 입장을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2일(현지시각)까지 리콜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 경우 리콜 1대당 7,000달러의 벌금을 책정할 방침이다. 아직 포드, 크라이슬러, BMW 등에서 리콜 규모를 확정하고 있지 않은 만큼 만약 타카타가 미국 정부의 명령을 어길 경우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물게 될 가능성이 높다.  

 타카타는 내년 1월부터 교환 부품의 생산을 월 30만개에서 45만개로 늘릴 방침이다. 그러나 이미 사망사고가 보고됐고, 리콜 대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부족 현상이 예견되는 중이다. 또한 일본 리콜까지 확대되면 '부품 쟁탈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북미에서는 타카타를 향한 소송전이 준비될 분위기다. 향후 집단소송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올해 초 토요타가 급발진 리콜 문제로 정부에 12억 달러(한화 약 1조3,300억원)를 지불한 바가 있지만 이번 에어백 사건은 배상금 규모가 다를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더욱이 타카타는 지난해 이후 리콜 비용으로만 800억엔(한화 약 7,500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미 리콜 확대 시 추가 비용은 1,000억엔(한화 약 9,400억원)이 될 것이라는 게 일본 증권가의 설명이다.
 
 ▲대규모 리콜 부르는 '부품 공용화', 위축될까
 부품 공용화는 대량 생산에 따른 비용 줄이기 수단으로 자동차 업계의 화두기도 하다. 실제 현재 모든 자동차 회사는 '플랫폼'이라는 공통 뼈대 위에 부품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부품공용화는 대규모 리콜을 불러오기도 했다. 작은 것 하나라도 적용되는 제품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토요타 급발진 사고의 경우 당시 실내 매트 체결 부위가 이탈해 가속 페달을 누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망자 등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지적에 대규모 리콜이 진행됐다. 더군다나 해당 부품은 토요타자동차의 다양한 제품에 사용됐고, 이 때문에 토요타는 천문학적인 리콜 비용과 과징금, 소송비용 등을 물어야만 했다. 또한 미 정부가 개최한 청문회에선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현대기아차 역시 대규모 리콜로 홍역을 치렀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7월 변속기 이상으로 쏘나타 88만대를 미국에서 리콜했고, 이에 앞선 지난해 8월에는 그랜저와 쏘나타, 싼타페 서스펜션 부식문제로 26만대를 리콜했다. 또한 지난해 4월에는 쏘나타 등 현대기아차 13개 차종 190만대가 브레이크 스위치 문제로 리콜됐다. 해당 부품은 국내 리콜도 야기했는데, 쏘나타 등 15개 차종 66만2,000여대가 대상이었다. 

 문제는 부품공용화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이다. 특히 경쟁이 치열해지고,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선 부품공용화에 더욱 매진할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얻는 줄어드는 원가 폭이 결코 적지 않아서다. 생산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비용을 절약하는 것은 제조 산업에 있어 끝나지 않는 과제이기도 하다. 

 한편, 에어백과 같은 안전장치는 세계적으로 제조 가능한 부품 회사가 한정돼 있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굳이 비용 줄이기가 목적이 아니라도 복수의 제품에 공통으로 적용될 수밖에 없는 것. 때문에 한번 문제가 생기면 걷잡을 수 없다. 더욱이 안전과 직결된 것이어서 돌아오는 위험도 부담이 상당하다. 이번 리콜을 계기로 엄격한 품질 관리가 전 세계 자동차 회사에 요구되는 배경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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