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캐딜락의 최고급차 승부수, 통할까?

입력 2014-12-24 09:23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 아우디 A8L. 이른바 최고급 대형 세단 시장을 주름 잡는 프리미엄 럭셔리 세단의 3인방이다. 이외 롤스로이스, 벤틀리, 마세라티, 파나메라 등 성격이 조금씩 다른 럭셔리 차종도 즐비하다. 그러나 전통적인 세단 시장에서 독일 3사의 대표 플래그십의 아성, 그 중에서도 BMW와 벤츠의 벽은 견고하다.

 그런데 과감하게 독일 3사의 플래그십 대형 세단을 정조준한 곳이 있다. 파격 디자인으로 '르네상스'를 일으켰던 캐딜락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고급 브랜드로, 2020년 중반까지 3억원에 육박하는 최고급 대형 세단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현재 판매되는 XTS와 내년에 등장할 CT6보다 크고, 내외장을 고급화 한 별도의 플래그십 차종으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거침없는 행보를 견제하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캐딜락의 이 같은 제품 전략은 BMW 및 벤츠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BMW는 현재 미국 내 최고 25만 달러(한화 2억7,000만원)에 달하는 7시리즈를 판매 중이며, 벤츠는 내년 상반기에 7시리즈와 경쟁할 S600 신형을 미국에 투입한다. 결국 이들 차종에 맞서야 하는 캐딜락으로선 또 하나의 새로운 플래그십이 필요했던 셈이다.

 한 때 캐딜락은 미국 내 영구차로 유명했다. 이른바 VVIP를 위한 고급 세단으로 인식된 탓에 서민들은 죽어야 타볼 수 있어 붙여진 말이다. 이에 따라 젊은 수요층 잡기에 실패한 GM이 제품군 다양화에 나섰고, 2000년대 중반 '예술과 과학(Are & Science)' 디자인 컨셉트로 '캐딜락 르네상스'를 일으켰다. 특히 날카로운 직선이 과감하게 활용된 CTS가 영화 메트릭스에 등장해 상당한 주목을 끌었다. 여기서 고무된 캐딜락은 컴팩트와 SUV 등으로 제품군을 넓혀가며 미국 내 프리미엄 브랜드 자존감을 회복해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25만 달러에 달하는 캐딜락 최고급 플래그십 개발은 독일 프리미엄에 맞서야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캐딜락으로선 7시리즈 및 S600의 확산을 막아내야 미국 내 입지가 넓어지고,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BMW 및 벤츠의 강력한 영역 확장까지 견제하려면 현재보다 훨씬 강력한 브랜드 마케팅 활동이 전제돼야 한다. 가뜩이나 프리미엄 브랜드일수록 제품보다 브랜드 가치에 이끌리는 소비자가 많아지는 마당에 최고급 대형 세단이면 달리 말할 나위도 없다. 조준은 잘해도 맞추는 것은 별개 사안이니 말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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